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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이야기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

세계유산-017. 대한민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14) ㅡ 가야고분군 :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증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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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가야고분군

 

Ⅰ. 등재 개관

2023 9 17,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대한민국의 16번째 세계유산이자, 경상남도로서는 해인사 장경판전, 통도사, 남계서원에 이은 네 번째 세계유산이었다. 「가야고분군」은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린 뒤 2021 1월 정식으로 등재 신청서가 유네스코에 제출되었으며, 유네스코의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 ICOMOS)의 현지실사를 거쳐 그해 5 '등재 권고' 의견을 받았다. 잠정목록에 오른 지 꼭 10년 만에 이루어진 결실이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를 결정하면서, 가야고분군이 주변국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를 인정한다고 평가하였다. 이번 등재는 외교부, 문화재청,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이 함께 힘을 모아 이루어 낸 성과로 기록된다.

Ⅱ. 가야, 잊혀진 고대 문명

가야는 기원후 1세기 무렵부터 6세기 중엽까지 한반도 남부, 오늘날의 경상남북도와 전라북도 동부 일대에 존재했던 고대 정치체들의 연맹이었다. 고구려·백제·신라와 함께 한반도 고대사의 한 축을 이루었음에도, 가야는 하나의 중앙집권 국가로 통합되지 못한 채 여러 정치체가 자율성을 유지하며 느슨하게 연대한 독특한 체제를 오랫동안 지속하였다. 이 때문에 '가야'라는 이름은 특정한 한 나라가 아니라, 금관가야·아라가야·대가야·소가야·비화가야 등 여러 소국을 아우르는 총칭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수평적 연맹체제는 중앙집권화를 이룬 주변국들과 뚜렷이 대비되는 독자적인 정치 모델로서, 동아시아 고대 문명이 단일한 경로로만 발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었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오랫동안 삼국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가야사가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다시금 학술적·대중적 관심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이번 등재의 의미는 작지 않다.

Ⅲ. 일곱 고분군이 말하는 가야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은 단일 유적이 아니라, 한반도 남부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일곱 개 고분군을 하나로 묶은 연속유산(serial property)이다.

 

경남 김해의 대성동 고분군은 금관가야 지배층의 무덤으로, 중국제 청동거울과 북방에서 유입된 청동솥 등이 함께 출토되어 이 지역이 중국·가야·왜를 잇는 국제 교역의 거점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경남 함안의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왕묘역으로, 79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고분 유적이다. 간소한 널무덤에서부터 거대한 봉분을 갖춘 돌덧널무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묘제가 함께 남아 있어, 가야 전기부터 후기에 이르는 무덤 양식의 변천 과정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고분군으로 꼽힌다.

 

경남 창녕의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은 비화가야 최고 지배층의 묘역으로, 100기가 넘는 무덤이 확인되었으며 5~6세기가 중심 연대로 파악된다. 특히 도굴 피해를 입지 않은 채 온전히 남아 있던 63호분은 당시의 축조 방식과 부장 양상을 그대로 전해 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경북 고령의 지산동 고분군은 후기 가야연맹을 주도했던 대가야 왕들의 무덤으로, 가야 고분군 가운데서도 규모와 위계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합천의 옥전 고분군, 경남 고성의 송학동 고분군, 전북 남원의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이 나머지 세 축을 이룬다. 이 가운데 고성 송학동 고분군은 5세기 이후 해상 세력으로 성장한 소가야 지배층의 무덤으로, 흙을 쌓아 구릉처럼 만든 뒤 그 안에 돌방을 짜 넣는 가야 고유의 독특한 축조 기법을 잘 보여준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가야연맹 가운데 가장 서북쪽 내륙에 자리하여, 백제와 접경하면서도 독자적으로 교섭했던 가야 정치체의 존재를 증언한다.

Ⅳ. 가야 문화의 물질적 증언: 철과 토기, 그리고 순장

가야를 대표하는 물질문화로는 무엇보다 철이 꼽힌다. 낙동강 하류와 남해안 일대는 질 좋은 철광석 산지를 배후에 두고 있었고, 가야 제국(諸國)은 이를 바탕으로 정련 기술을 발전시켜 갑옷과 무기, 농기구를 생산하는 한편 덩이쇠(철정)를 화폐처럼 유통시키며 낙랑·왜와의 교역에서 우위를 점하였다. 대성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중국제 청동거울과 북방 계통 청동솥은 이러한 대외 교역망이 중국 대륙에서부터 일본 열도에 이르기까지 넓게 뻗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물증이다.

 

토기 문화 또한 가야의 정체성을 뚜렷이 드러낸다. 말이산 고분군에서는 집··신발·동물 등을 형상화한 상형토기가 다수 확인되었는데, 이 가운데 함안 말이산 45호분에서 출토된 상형 도기 일괄은 그 예술성과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아울러 말이산 13호분에서는 무덤 내부 벽면에 붉은 안료를 칠한 주칠(朱漆)의 흔적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수혈식 석곽묘에서는 극히 드문 사례로, 영산강 유역의 전방후원형 석실분이나 신라의 적석분에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 가야 지역에서도 독자적으로 구현되었음을 보여준다.

 

가야 고분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순장(殉葬) 풍습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배층의 무덤에는 그 측근이었던 인물들이 함께 묻혔는데, 적게는 한 명에서 많게는 예닐곱 명에 이르기까지 규모가 다양하였다. 말이산 25호분에서는 순장자의 배치 방향이 시대에 따라 직교 배치에서 평행 배치로 바뀌어 가는 변화 양상까지 확인되어, 가야 사회의 매장 의례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차 정교하게 체계화되어 갔음을 짐작하게 한다.

Ⅴ.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등재의 의의

일곱 고분군은 지리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매장 유형과 부장품의 성격에서 뚜렷한 공통성을 공유한다. 이는 가야 제국(諸國)이 정치적으로는 자율성을 지키면서도 문화적으로는 하나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물증이다.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러한 특징에 주목하여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한 것은, 가야가 단순히 삼국시대의 주변부가 아니라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입증하는 독자적인 역사적 실체였음을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아울러 가야고분군의 등재로 대한민국은 문화유산 14, 자연유산 2건을 합쳐 총 16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경주·부여·익산·공주·고령 등 '고도 보존에 관한 특별법'이 지정한 5대 고도가 모두 세계유산을 보유한 도시가 되는 뜻깊은 결과로도 이어졌다.

Ⅵ. 보존의 과제와 맺음말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를 결정하면서 몇 가지 과제도 함께 권고하였다. 일곱 개 구성요소 내에 남아 있는 민간 소유 부지를 확보하여 유산의 보호 범위를 안정적으로 확립할 것, 유산과 완충구역에 미치는 영향특히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로가 끼치는 영향을 완화할 것, 그리고 일곱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홍보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공동체의 참여를 확대할 것 등이 그것이다.

 

이는 가야고분군이 등재로 완결되는 유산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리와 지역사회의 협력 속에서 그 가치를 지켜 나가야 할 살아 있는 유산임을 일깨워 준다. 오랫동안 삼국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가야가 이제 세계유산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조명받게 된 것은, 한반도 고대사의 다양성을 되짚어 보게 하는 계기이자 경남 지역이 품고 있는 문화유산의 깊이를 새삼 확인하게 하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 김해의 대성동 고분군 ]

 

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 (2025.02.08.)

 

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 (2025.02.08.)

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  김해시는 2001년부터 가야문화 환경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대성동고분군을 정비하고 2003년 8월 대성동고분박물관을 개관하였다. 이웃한 국립김해박물관이 가야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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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의 말이산 고분군 ]

 

 

 

 

 

 

 

 

[ 창녕의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

 

 

 

 

 

 

 

 

 

 

[ 고령의 지산동 고분군 ]

 

전통건축-10365. 세계유산 고령 지산동 고군분 (2025.12.06.)

 

전통건축-10365. 세계유산 고령 지산동 고군분 (2025.12.06.)

고령 지산동 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경상북도 고령군 대가야읍 지산리 산8에 위치한 대가야의 대표 고분군으로,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가야고분군)으로 등재된 사적 제79호 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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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의 옥전 고분군] 

 

 

 

 

 

 

 

 

 

[ 경남 고성의 송학동 고분군 ]

 

 

 

 

 

 

[ 전북 남원의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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