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소문 고가 붕괴·삼성역 철근 누락, 문제는 ‘감리 독립성 약화’
- 기자명 박관희 기자
- 입력 2026.05.28 16:59
- 댓글 0
잇따른 해체·건설현장 붕괴사고, 건설사업관리 감리제도 다시 도마 위로...
최근 주요 안전사고, 건설사업관리(건설엔지니어링업) 등록업체에서 수행
건설사업관리는 발주청의 대리인, 감리는 잘못된 공사 바로잡는 유일한 ‘브레이크’
정부가 대규모 공사 행정 절차 효율화를 앞세우는 사이, 건설·해체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일어나 국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0일 대규모 공사의 행정 절차 간소화를 골자로 한 ‘건축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공공발주 공사에서 건살사업관리자를 해체공사감리자로 우선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대한건축사협회 등 8개 건축단체는 입법예고된 개정안이 건축물 안전을 해치고, 감리의 독립성과 객관성이 훼손돼 그 피해가 국민에게 전가될 것을 우려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 ‘건설사업관리’와 ‘감리’는
제도 설계부터 목표지향성도 달라
5월 26일에는 서울 서대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고가 구조물이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공사 관계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일 현장에서는 안전점검이 진행 중이었고, 공중비계와 슬라비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안점점검에 나서고 있던 관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
이보다 앞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공사에서는 철근 누락이 발견돼 사회적 공분과 더불어 공사 현장에 대한 안전관리 우려가 확대됐다.
건축업계에서 건설현장 안전관리와 감리의 독립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아울러 법률 체계의 정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행 건설사업관리 체계에서 감리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A 건축사는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사고와 삼성역 현장 역시 건설사업관리 체계 속에서 건설엔지니어링업 등록업체가 수행 주체로 참여한 경우이다”며 “감리 기능이 독립적으로 작동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건설사업관리는 발주청을 대신해, 공기단축·비용 절감 등을 주요 목적으로 사업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에 비해 감리는 공사 현장에서 설계도서·계획대로 시공되는지 확인하고, 품질과 안전, 환경 등을 지도 감독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공이 올바르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문제 발생 시 시정과 재시공을 지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감리자는 발주청의 이해관계와 충돌하더라도 안전과 적법성을 우선해 공공적 기능을 수행한다.
때문에 대한건축사협회 등 8개 단체는 앞서 국토부가 제시한 개정안이 해체공사 감리자의 독립성을 구조적으로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한 것이다. 원가 절감과 공기단축을 목적으로 하는 건설사업관리자가 감리 업무를 겸하게 되면 형식적인 점검에 그쳐 국민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감리 업무가 건설사업관리의 일부?
법률 체계 정비 필요
이번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와 삼성역 철근배근 누락 외에도 지난 광주 대표도서관 붕괴,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말하고 있는 점은 현장의 안전관리와 감리의 실효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에 대해 묻고 있다. 특히 해체공사, 고층 건축물, 공공 기반시설 등과 같은 고위험 공정에서 감리의 독립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2013년 건설기술관리법이 건설기술진흥법으로 개정되며 기존 감리제도가 건설사업관리제도 하에 흡수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는 발주청의 이해관계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감리 수행을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법률 체계적으로 감리업무가 건설사업관리의 일부로 정의되었다고 해서 두 직무가 본질적으로 같을 수 없고, 업무목적과 지위도 다르기 때문이다.
건축사법에 따라 건축물의 감리를 건축사가 하고 있는데, 현행 건설사업관리업 등록체계에는 건축사가 배제돼 역할 충돌도 문제로 거론된다. 이를 근거로 업계에서는 법률 체계를 바로 세우고, 제도의 정합성을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시되고 있다.
대한건축사협회 관계자는 “효율 중심의 관리체계가 견제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존재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감리 제도의 독립성을 확보하면서 직무상 안전 감시망이 무력화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자료실 ■ > 스크랩 - 건축사신문(대한건축사협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REPORT-국토연구원] 노후계획도시정비, ‘도시기능 향상’을 위한 방안은? (0) | 2026.06.04 |
|---|---|
| 【인터뷰】 최수연 건축사 “빛과 그림자로 재해석한 ‘김창열 화가의 집’…화백의 철학·사상, 건축적 시퀀스에 담아” (0) | 2026.05.31 |
| 건설사업관리와 감리 사이의 관계 (1) | 2026.05.24 |
| [수상 그 후] 제29회 광주광역시 건축상 비주거부문 최우수상 ‘양림 돌’(임태형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플랜) (0) | 2026.05.17 |
| [수상 그 후] 2020 부산다운건축상 공공부문 동상 ‘비콘(B-Con)그라운드’ (이숙희 건축사, ㈜리한건축사사무소) (0) | 2026.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