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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업관리와 감리 사이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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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건설사업관리와 감리 사이의 관계

  • 기자명 이규황 건축사/변호사·대한건축사협회 법제위원 (서울특별시건축사회) 
  •  입력 2026.05.18 13:11
  •  수정 2026.05.18 14:01
  •  댓글 0
이규황 건축사/ 변호사, 대한건축사협회 법제위원(사진=이규황 건축사)

 

 

건설기술진흥법 제2조(정의)


5. “감리”란 건설공사가 관계 법령이나 기준, 설계도서 또는 그 밖의 관계 서류 등에 따라 적정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거나 시공관리ㆍ품질관리ㆍ안전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하는 건설사업관리 업무를 말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정의)
8. “건설사업관리”란 건설공사에 관한 기획, 타당성 조사, 분석, 설계, 조달, 계약, 시공관리, 감리, 평가 또는 사후관리 등에 관한 관리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언뜻 보면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건설사업관리 안에 감리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고, 건설기술진흥법을 보면 감리는 건설사업관리 업무와 동일한 것처럼 이해하여 순환정의의 오류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 두 법률은 서로 다른 맥락과 목적에서 각 개념을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위 표현을 오류라고 볼 것은 아닙니다.

건설기술진흥법에서의 감리의 정의규정 내용은 감리가 건설사업관리업무 중의 특정 유형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 타당합니다. 감리는 건설사업관리 전체 업무 중에서 시공단계에서 적법하고 적정하게 시공되었는지를 확인하고 기술지도를 하는 특정 업무영역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당연하게도 건설산업기본법의 정의 역시 그와 같이 해석되어야 합니다. 건설사업관리는 기획, 타당성조사, 분석, 설계, 조달, 계약, 시공관리, 감리, 평가, 사후관리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해석된다고 할 것입니다.

건설기술진흥법은 건설사업관리에 포함된, 또는 독립적으로 수행되는 감리업무를 특별히 규율하는 법률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다만 본 협회 및 관련 단체, 나아가 국민 전체와의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2013년 건설기술관리법이 건설기술진흥법으로 전면 개정되면서 기존의 감리제도는 건설사업관리제도 하에 흡수되었고, 이 과정에서 종래의 책임감리는 "감독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로, 시공관리/검측관리는 "시공단계의 건설사업관리"로 변경되었습니다.

감리는 건설사업관리 제도 내에 통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법이나 주택법 등 다른 법률에서 여전히 "감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기술진흥법이 그 개념적 연결고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감리를 건설사업관리의 한 부분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판례 역시 건설사업관리가 건설공사에 관한 기획, 타당성조사, 분석, 설계, 조달, 계약, 시공관리, 감리, 평가 또는 사후관리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하고, 감리란 건설공사가 관계 법령이나 기준, 설계도서 또는 그 밖의 서류 등에 따라 적정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거나 시공관리/품질관리/안전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하는 건설사업관리 업무를 말한다고 명시하여, 감리자가 건설사업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자임을 전제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21.1.28. 선고 2019구합54960판결 참조)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핵심은 각각의 목표지향성이 어디로 향하도록 제도가 설계되어 있는지입니다. 건설사업관리자는 본질적으로 발주자의 대리인이고, 건축주를 대신해 공기를 단축하고 공사비를 절감하며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본질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건설사업관리자는 발주자의 사업성을 위해 장부를 보며 주판알을 튕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감리 업무만 단독으로 수행하는 감리자는 비록 발주자로부터 대가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업무의 목적과 지위는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시공자와 발주자를 견제하여야 하는 독립적인 감시자입니다. 감리자는 언제든 필요한 경우 공사를 멈춰 세우고 잘못된 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브레이크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감리업무가 건설사업관리의 일부로 정의되어 있다는 형식을 근거로 두 직무가 본질적으로 같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법률이 감리를 건설사업관리의 하위 개념으로 둔 취지가 곧 감리자가 가진 ‘공공의 안전을 위한 최후의 감시자’라는 기능을 포기하라는 뜻도 아닙니다.

오히려 헌법재판소는 “감리업무는 본질적으로 건축주의 경제적 이익과 배치될 가능성이 크므로, 건축주에게 감리자 지정권한이 유보된 상황에서 독립적이고 내실 있는 감리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라고 하여, 감리자 지정권한을 건축주로부터 허가권자에게 이전하고 설계와 감리를 분리하는 것이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17.5.25. 선고 2016헌마516결정 재판요지 참조)

이와 같이 건설사업관리와 감리 각각의 주체들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차이 때문에, 기존의 건설사업관리자에게 그 사업의 일부가 되는 해체감리를 우선하여 맡기도록 하는 건축물관리법 개정안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사고 위험이 높고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해체공사의 감독권을 그 사업의 건설사업관리자에게 곧바로 부여하는 것은, 안전 관리라는 공익적 가치를 건축주의 사업성에 종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해체공사처럼 매 순간이 돌발 상황일 현장에서, 발주자의 사업 전체를 관리하는 건설사업관리자가 감시자적 관점에서 안전 확보를 위하여 공사를 멈추는 자기부정적인 결단을 내리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결국 민간이든 공공이든 사업주체의 이익으로 귀결될 ‘대규모 건설사업의 효율화’라는 사익이 공공의 안전이라는 공익을 잡아먹는 순간, 어떤 사업관리제도도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결국 감리 제도의 독립적 근간을 흔들고, 직무상 이해충돌로 인해 안전 감시망이 무력화될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을 야기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개정안이 사업주체에게 제공해 줄 수 있는 경제적 효율과, 이로 인하여 훼손될 공익으로 인하여 우리 사회 전체가 감당하게 될 비용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를 더욱 냉정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이규황 건축사/변호사·대한건축사협회 법제위원 (서울특별시건축사회) law.chitect@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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