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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6-001. 통도사 홍매화 - 한반도의 봄, <자장매(慈藏梅)> 피다 (202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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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양산 통도사 홍매화

- 한반도의 봄, <자장매(慈藏梅)> 피다 (2026.01.24.)

 

 

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지만

2026년, 통도사 <자장매>의 첫 개화소식은

1월 17일에 있었다

지난 해보다 보름 정도 빨랐다

 

2023년의 경우에는

'지구온난화'의 심각한 휴유증으로 인해서

예년보다도 한 달 이상이나 빨리 1월 8일쯤에

자장매가 꽃망울을 터뜨리는 기상이변도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통도사 <자장매>의 개화시기는 2월 중순 무렵이었다

 

소한, 대한을 거친 뒤에, 입춘을 전후하여

그 해의 추위와 기온에 따라서 2~3주 내외의 시간 차이를 보이면서

꽃망울이 터지는 경향을 보여 왔다

 

그런데 올해 <자장매>는

1월 셋째 주의 며칠간 잠시 따스했던 햇살과 온기로

그만 꽃망울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지만, 1월 20일 대한(大寒이후로 전국에 몰아친 극강 한파 때문에

영축산의 절집은 다시 겨울왕국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026년 1월 24일 현재,

통도사 홍매화 <자장매>의 개화 상황은

꽃잎이 30장 정도 피었다

그러나 용감하게 꽃망울을 터뜨렸던 꽃잎 들 중에서

일부는 이미 시들고 있다

누구보다도 먼저 세상에 희망과 봄소식을 전한 <자장매>의 여린 꽃잎들이

뒤이어 닥친 강추위에 그만 꽁꽁 얼어버리고,

만개하기도 전에 시들고 있었다

바야흐로 선구자 <자장매>의 '상처뿐인 영광'이다



 

 

 

 

 

 



 

 

영남알프스의 한 축인

영축산 아래에 자리 잡은 불보사찰 통도사에

수령 370년이 넘는 홍매화가 1그루 있다

 

스님들의 영정을 보관하는 영각 앞에 자리 잡은 이 홍매화는

‘우리나라 홍매의 표준’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고운 색과 자태가 빼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일찍 피는 매화로도 이름이 높다

 

해마다 2월이면

아이돌 못지 않은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 홍매화는

신라 때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이름을 따서 <자장매慈臧梅>라고 불리는데

매화나무 아래에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있었다

 

“임진왜란 후 통도사 중창을 발원한 우운대사는

먼저 대웅전과 금강계단을 축조하고 인조23년(1643년) 이후

참회하는 마음으로 역대 조사의 진영을 모실 영각(影閣)을 건립했다.

 

상량보를 올리고 낙성을 마치니 홀연히 매화 싹이 자라나서

해마다 섣달 납월에 연분홍 꽃이 피어 사람들은 이를

자장스님의 이심전심이라 믿었다

 

매화는 매서운 추위가

뼛속까지 사무칠 때 향이 더욱 짙어진다.

그 특성이 수행자의 구도행과 닮았고, 자장스님의 지계 정신을 표현한다 해서

이를 자장매화(慈藏梅花)라 하였다”

 

 

 

 

 

 

 

 



 

 

 

 

 

통도사 <자장매>는

부산 UN기념공원의 홍매화와 함께 한반도에서 개화시기가 가장 빠른

대표적인 매화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UN기념공원의 홍매화가 피고나면

1~2주 후에는 <자장매>도 뒤따라 피어서

'한반도의 공식적인 봄'을 알린다

 

그런데 올해는

<자장매>가  UN기념공원의 홍매화보다 먼저 피는

이변을 최초로 일으켰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것이 자연의 철칙이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켜볼 일이다

 

매화는 다른 꽃나무에 비해 개화시기가 상당히 빠르다

그래서 매화를 ‘꽃의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화괴花魁’라고도 부르고

엄동설한 속의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동매冬梅 · 설중매雪中梅 · 납월매臘月梅 등으로도 구분된다

 

매화가 북풍의 칼바람 속에서도

고드름처럼 얼어붙은 가지목을 지키며

불빛 하나 없는 눈 덮인 산과 들에서 온기 없는 별빛을 받으며

인고의 시간을 버텨내는 것은

꽁꽁 언 대지를 녹이고 혹독한 추위를 걷어내고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세상을 열어야 하는 '선구자적 역할' 때문이다

그런 뒤에 초연히 시든 꽃잎을 떨구어야

비로소 봄이 시작된다

 

그 옛날 선비들이

매화를 존중하고 사랑했던 가장 큰 이유는

매화의 여러 덕목 중에서도 이 ‘선구자적 역할’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선구자적 역할’의 대표적인 매화로는

광양의 <소학정매>, 순천 금둔사의 <납월매>, 거제 구조라의 <춘당매>,

부산 UN기념공원의 <홍매화> 등이 있다

 

‘통도사의 <자장매>가 꽃을 피워야

한반도에 봄이 온 것을 공식적으로 인증한다!’는 말이 있듯이

'한반도의 봄 전령사'로서의 <자장매>의 개화는 의미가 특히 소중하고 각별하여

그 역할을 가리켜서 어느 시인은

‘대자연이 쓰는 시詩의 첫 문장’이라고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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