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화-2026 - 003. 김해건설공고 <와룡매> - 때를 기다린다
올해 새해 초의 날씨는
예년보다 비교적 포근했지만,
1월 하순 대한(大寒) 이후로는 엄동설한의 한파가 몰아쳐서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어 있다
그래서 2026년 1월의 매화 개화의 기상도는
전반적으로 숨죽이고 움츠러들어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강 건너 인근 양산의 통도사 <자장매>는
1월 중순에 이미 꽃망울을 터뜨렸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토요일에 김해건설공고를 찾아 보았는데
추측대로 김해건설공고 교정의 <와룡매>들은
이 마지막 겨울 한파에 채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하고
숨죽이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김해건설공고 교정에는
수령 약 100년 정도의 오래된 고매화(古梅花) 80여 그루가
교문에서부터 본관까지 매화터널을 이루고 있다
이 <와룡매>들은 약 200m 남짓한 '매화로' 양 옆으로 나란히 도열해서
마치 수문장처럼 학교를 지키고 있다
김해건설공고 교정의 이 오래된 매화들은
마치, 용이 푸른 창공으로 승천하는 듯, 혹은 땅으로 기는 듯,
그 줄기가 기묘하게 휘어지고 구부러져서, 마치 용트림하는 모습으로 얽히고 설켜서
마침내 ‘자유속의 질서’를 연상케 하는 고매들의 환상적인
군무(群舞) 축제를 연출한다
그래서 <와룡매 臥龍梅>라고 불린다













1월의 마지막 날, '매화로'에는
아직도 찬바람이 씽싱 불고 있었다
하지만, 기특하게도 몇 그루의 백매들이 이 시린 추위에도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나머지 <와룡매>들도 불씨를 지키며, 호시탐탐
때를 기다리고 있다
80여 그루의 <와룡매> 중에서
백매가 60여 그루, 홍매가 20여 그루 정도인데
대부분이 90년 이상 된 나무들이고
특히 구지호 연못 주변의 10여 그루가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20년생 내외의 어린 후계목들도
함께 자라고 있다
이 김해건설공고의 <와룡매>들은
1927년에 김해농고가 이 자리에서 개교할 때
당시 한 일본인 교사가 원예 실습용으로 매화나무를 심고
학생들과 함께 정성으로 가꾸었다고 한다
그 후, 1945년에 우리나라가 해방이 되자
어쩔 수 없이 일본으로 돌아갔던 그 일본인 교사는
수 년 전에,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이 학교를 다시 찾아왔었는데
아직도 그 <와룡매>들이 잘 보호되고 있음을 보고
보람과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김해농고의 일본인 교사가 심고 가꾸었던 그 <와룡매>는
1978년에 김해농고가 시 외곽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김해건설공고가 들어서면서
그 후로는 김해건설공고에서 <와룡매>들을 관리해오고 있는데
현재 김해시 관리 보호수로도 지정되어 있다
2026년 1월 31일 현재, <와룡매>의 개화상태는
하얀 꽃을 피우는 젊은 매화나무 6그루가 이제 막 개화를 시작했다
다음 주부터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 서서히
꽃불이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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