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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6-036. 순천 송광사 <송광매> - 오래 바라볼수록 더 깊어지는 풍경 (20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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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2026-035. 순천 송광사 <송광매> (2026.03.21.)

- 오래 바라볼수록 더 깊어지는 풍경

 

 

조계산은 소백산맥 줄기의 끝 부분에 해당하며,

해발 889m의 높지 않은 산이다

산세는 험하지 않으며, 철따라 계절의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솟구친 절벽은 비룡폭포, 감초암폭포와 같은 명산의 경관도 지니고 있다

그 중턱에는 대각국사 의천 이후 16명의 국사를 배출한 송광사와

선·교종의 중심사찰인 선암사가 자리잡고 있다

 

 ​조계산 송광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매우 유서 깊은 절이다

‘송광’이라는 절 이름은 조계산의 옛 이름인 송광산에서 따 왔다고 하는데,

절을 언제 세웠는지 정확한 자료는 없고 신라 말기에

체징이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1842년의 화재와 6·25전쟁 등으로 많은 전각들이 소실되거나 파괴되고

다시 중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현재 한국 선종을 이끄는 중심사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송광사의 천왕문에 들어서서 종고루 밑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정면으로 중심건물인 대웅보전이 보이고

왼편으로 <송광매松廣梅>가 나타난다

지상에서 5줄기로 갈라져서 뻗어 오른 이 나무는

수세가 건장한 들매화 계통의 백매로서 수령은 200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해마다 선암사와 화엄사의 매화는 꼭 찾아가지만

그 중간쯤에 위치한 <송광매>는 일정에 쫒기면 생략하곤 했었는데

그 마지막 방문이 2023년이니, 어느새 3년이나 되었다

 그때, 2023년의 <송광매>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송광매>의 그 풍성하던 가지들이 많이 사라지고 수세 또한 많이 약해져서

화사하게 순백의 꽃을 피우던 그  우아한 자태를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지금, 2026년의 <송광매>는 더 큰 변화가 있었다

그나마 남아있던 가지들마저 거의 사라지고 앙상한 큰 줄기 대여섯 가닥만 남았다

한 무리의 관광객들을 인솔해온 해설사가

"근래에 가지치기를 심하게 해서 수세가 많이 약해졌는데

몇 년 지나면 풍성하게 회복할 겁니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2011년부터 <송광매>를 찾아다녔던 내 생각은 다르다

<송광매>는 수 년간 지속적으로 쇠약해져 왔고 가지와 꽃잎 개체 수도 너무 빈약하여

이제는 보기 애처러울 정도의 몰골이다

평소에 그렇게도 건강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반 고사상태에 이르른 강릉의 <율곡매>를

반드시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정밀 생태조사와 사찰 자체 정기 점검 및 관광객 동선 제한 등의

보호와 대책이 절실한 때라고 본다

 

 

 

 

 

10년 전의 <송광매> 모습 (2016.03.27.)

 

 

 

 

 

 

 

 

 

 

 

 

 

 


순천 송광사의 매화는

<송광매>로 불리는 오래된 백매화로,

조계산 자락의 고즈넉한 사찰 분위기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봄꽃 풍경이다

특히 대웅보전 마당 끝부분, 종고루 옆에 자리하여 사찰의 역사성과

봄의 정취를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송광사의 매화는 단순한 꽃나무가 아니라,

사찰의 오랜 세월과 함께 자라온 상징적 존재로 인식된다

전해지는 소개에 따르면 고려시대에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야생 매화로 알려져 있고,

수령은 약 200년, 높이는 약 8m로 전해진다

<송광매>는 화려하게 군락을 이루는 관광형 꽃보다,

절집의 건축과 마당, 오래된 기와지붕, 목조 건물과 함께 어울릴 때

더 큰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송광사의 매화는 “꽃” 자체보다도

“꽃이 놓인 공간”의 미감을 함께 보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순천의 봄꽃을 이야기할 때 <송광매>는

선암사의 <선암매>, 금둔사의 <납월매>와 함께 흔히 “순천 3매”로 묶여 언급된다

이 표현은 순천이 단순히 매화가 피는 지역이 아니라,

사찰과 산세, 오래된 정원미가 어우러진 매화 문화의 중심지라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송광사는 승보사찰로 널리 알려진 유서 깊은 사찰이라,

매화를 보러 가는 길 자체가 문화유산 답사가 된다

 그래서 <송광매> 감상은 꽃구경이면서 동시에

사찰 답사, 조계산 산자락 풍경 감상, 전통 공간 체험이 결합된 여행이 된다

 

조계산의 깊은 기운과 송광사의 단정한 전각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매화는,

화려함보다 품격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송광사의 봄은 사진 한 장으로 끝나는 풍경이 아니라,

천천히 걷고 오래 바라볼수록 더 깊어지는 풍경이다

 

 

 

 

 

 

 

 

 

 

 

 

 

 

 

 

도성당 돌담길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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