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9. 산청 단속사지 <정당매> (2022.03.18.)
산청군 단성면 운리의 옛 단속사 터에는
현재 문화재 사적 발굴 조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천 년 전,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어 조선후기에 폐사된 것으로 알려진
단속사는 승려가 100명이나 있었던 큰 사찰이었는데
지금의 옛 터에는 일부 민가가 들어서 있고 마을 앞으로 보물인 동·서 석탑과
당간 지주만 덩그러니 남아 전해지고 있다
‘속세를 떠난 절’이라는 단속사斷俗寺는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짚신이 다 해질 만큼 규모가 컸다는
통일신라시대 사찰이었는데
삼국사기에는 신라 때의 유명한 화공 솔거가 그린 유마거사상維摩居士象이
있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그후, 단속사는 정유재란 때 불타 없어졌지만
조선 초 대사헌까지 지낸 강회백 선생이 과거에 급제하기 전에
단속사에서 공부할 때 직접 심었다는 매화 <정당매>가
오늘까지 전해지고 있다
훗날 그가 종 2품인 ‘정당문학’이란 직위의 벼슬에 오르자
사람들은 이 매화에게 <정당매>’란 이름을 붙여주었고, 두 기의 비석과
매화각이란 누각까지 세워주었다
‘산청3매’의 하나로 꼽히는 <정당매>는
단속사는 아주 오래전에 사라졌어도 한 쌍의 동·서 삼층석탑과 함께
600년 이상 절을 지키고 있다
<정당매>는 높이 8m에 둘레가 1.5m로
뿌리에서 4본의 지간이 생겨 위로 혹은 옆으로 뻗어 있으며
꽃의 색깔은 백색이며 홑꽃이다.
‘산청3매’ 중 유일하게 1982년에 경상남도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정당매>는 640여 년 전에 강희백 선생이
단속사 절에 매화를 처음 심은 뒤, 100년쯤 지난 후에 고사해 버리자
후손들이 다시 후계목을 키워내어 부활시켰다 한다
이후, 숱한 선비와 인물들의 사연과 사랑 속에서
540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정당매>는
2014년에 우리들의 무관심 속에서 다시 고사하고 말았다
지난 2014년 새해에
TV뉴스에서 <정당매>의 고사 소식을 처음 접하고
결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랬지만
끝내 그 해 봄부터 꽃을 다시 피우지 않았다
2010년에 처음 내가 단속사 옛터에서 <정당매>를 대면했을 때도
오래 전에 원줄기는 고사하였고
뿌리 곁의 곁가지 하나만 겨우 꽃을 피우고 있었지만
그렇게 빨리 고사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가던
'친구와 연인같은 그리움!'의 대상이었는데
600년의 유구한 역사와 인연이 한낱 봄밤의 꿈처럼 스러졌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 사람이나 나무나 자연의 섭리를 피해 갈 수는 없지만
‘준비 없는 이별’은 언제나 아쉽고 허망한 법이다
640년의 역사를 이어왔던 <정당매>가
2014년에 안타깝게도 고사하고 난 이후 산청군청에서
어린 후계목 3그루를 육성하여 정당매 주위에 심어 놓았는데
지금 그 후계목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 후계목들이 성공적으로 자라서
영남을 대표하는 산청3매, <정당매>의 영광을 계속
이어 주기를 응원해 본다
산청 단속사지는 지리산 서쪽자락인
웅석봉 남쪽 골짜기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절터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탑동마을 일원으로
북쪽의 웅석봉, 서쪽의 마근담봉, 남동쪽의 석대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이며
웅석봉에서 발원하여 남류하는 계곡의 하류에 해당하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자료인 『朝鮮寶物古蹟調査資料』에는
동·서 석탑과 당간지주가 있으며 와편이 산재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후 1977년, 2006년에 단속사지에 대한 간략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한편 1999년에는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에 의하여
탑 북방 100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건물지 등
일부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가 실시되었으며
2005년에는 정비방안 마련을 위한 기본 조사의 목적으로
인제대학교 가야문화연구원에 의하여 정밀지표조사가 실시되었다
2011년 자료에는 석탑을 중심으로 한 보고가 이루어졌다
단속사지의 사역은 탑동마을 전체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마을과 경작지가 형성되어 있다
마을은 동서에 계곡을 끼고 형성된 완만한 경사지에 입지하고 있으며
지형상 남향이다.
마을 입구의 당간지주를 시작으로 중심에 석탑이 위치하고 있으며
마을 안에는 정당 강회백이 심었다고 전하는
매화나무와 정당매 비각이 있다.
(글출처 : 문화재청)
<단속사지 홍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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