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6. 산청 남사마을 <원정매> (2022.03.18.)
진양 하씨가 32대째 살아온
남사마을 분양고가의 <원정매>는
원정공 하즙 선생이 직접 심은 수령이 680여년이나 된,
<산청3매>중의 하나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매로서
고택 이름을 따서 <분양매>라고도 불린다
원줄기는 오래전에 동사하였었는데
몇 년 후에 뿌리쪽에서 곁가지 하나가 살아나서
간신히 다시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다행히도 해마다 쑥쑥 자라서 점점 수세가 풍성해지고 있어서
상당히 반갑고 고무적이다
<원정매> 앞에는 원정공이 쓴
영매시(詠梅詩)를 새긴 시비가 서 있다.
「 집 앞에 일찍 심은 한 그루 매화
한겨울 꽃망울 나를 위해 열었네
밝은 창에 글 읽으며 향 피우고 앉았으니
한 점 티끌도 오는 것이 없어라 」
<원정매>는 꽃잎이 여린 분홍색의 겹꽃 홍매화인데
남사마을 주차장 뒤쪽의 최씨고가 안에 있는 <최씨매>와 많이 닮았다
2주 전에도 들렀었는데 그 사이에 만개한 후
이제 시들고 있었다
집 뒤뜰에는 원정공의 손자로 영의정을 지낸 하연 선생이
7세에 심었다는 630여년 된 감나무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로서
아직도 감이 열리고 있다 한다
산청의 남사마을(남사예담촌)에는
집집마다 오래 묵은 매화나무 한두 그루씩
없는 집이 없다
그 중에서도 하씨, 정씨, 최씨, 이씨, 박씨 등
마을의 다섯 문중을 대표하는 다섯 그루의 매화나무
‘오매불망五梅不忘’이 유명했었다
남사마을에는 골목을 따라 늘어선 고택 담 안쪽에
매화나무를 비롯해 기품있는 오래된 나무들이 유독 많다.
두 그루 나무가 ×자로 가지를 교차해 자라는
이씨 고가 앞 돌담길 회화나무는 남사마을을 대표하는 명물이고
‘산청3매’로서 우리나라 매화 중에서 최고령을 자랑하는
하씨 고가의 <원정매>를 비롯하여
옅은 분홍빛의 가녀린 몸매를 자랑하는
최씨 고가의 <최씨매>가 있다
사효재에는 기이하게 자라고 있는 500년 된 향나무가 있고
선명당에는 우람한 단풍나무 노거수와
남사마을에서 가장 늦게 꽃을 피우는 <정씨매>가 있다
남사마을 뒤쪽 사수천 건너편에는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때 묵어갔다는 자리에 세운 사당 니사재가 있는데
니사재 마당에는 가지와 가지가 붙은 연리지인 배롱나무와
<박씨매>가 나란히 있다
그리고 마을 중앙주차장 옆에는
근래 들어 전통염색 체험장으로 쓰이고 있는 남호정사에
마을에서 가장 화려한 매화를 피우는 <이씨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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