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2-007. 산청 <단속사지 홍매> (2022.03.05.)

 

 

 

 

 

 

 

 

 

007.  산청 <단속사지 홍매> (2022.03.05.)

 

 

산청 단속사지의 2기의 탑 앞쪽에 있는 홍매화로서 

2022년 3월 5일 현재, 벌써 만개한 상태이다

수령 150년 내외로 추정되는 키가 늘씬한 만첩 홍매로서 

4개의 큰 줄기 중에서 하나는 부러져 사라졌고

수세는 산만하게 사방으로 흩어졌어도

주위의 보살핌도 없는 열악한 주변환경 속에서 오늘도 묵묵히 

옅은 분홍색의 꽃을 피우고 있다

 

<단속사지 홍매>가 자리잡은 위치는

2기의 탑 앞으로 난, 마을 진입도로의 반대편 가장자리로서 

지리산둘레길 이정표와 전봇대가 있지만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방치된 구석진 풀숲에 해당하는 곳이다

나는 <정당매>를 보기 위해서 10년이 넘게 단속사지를 방문했었지만

<단속사지 홍매>를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었다

지저분한 주변환경 속에서 항상 만개한 뒤에 지고 있었던

끝물의 <단속사지 홍매>의 모습만 봐 왔던 탓이 컸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단속사지 홍매>의 진면목을 깨닫게 되었다

어린 <정당매>가 겨우 꽃잎 서너장을 피워냈는데 <단속사지 홍매>는

벌써 만개했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봄을 깨운다'는 통도사 <자장매>보다

개화시기가 더 빠르다는 사실이다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설중매雪中梅의 DNA를 타고났음이다

 

그 옛날 선비들이

매화를 존중하고 사랑했던 여러 덕목 중에서도

엄동설한에 꽃을 피워서 희망을 전하고 스러지는 ‘선구자적 역할’을

가장 큰 덕목으로 여겼다

그 ‘선구자적 역할’의 대표적인 매화로는

순천 금둔사의 <납월매>, 거제 구조라의 <춘당매>,

부산 UN기념공원의 <홍매화> 그리고  통도사의 <자장매>등이 있는데

산청의 <단속사지 홍매>도 

한반도에서 일찍 피는 매화로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어도

결코 손색이 없다고 말 할 수 있다

 

현재, 옛 단속사 터에서는

문화재 사적 발굴 조사와 주변환경 정비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단속사지 홍매> 주변도 정비되어서

<정당매>와 더불어 <단속사지 홍매>도 산청을 대표하는 매화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산청 단속사지

 

 

단속사지는 지리산 서쪽자락인

웅석봉 남쪽 골짜기에 위치하고 있다.

사지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탑동마을 일원으로

북쪽의 웅석봉, 서쪽의 마근담봉, 남동쪽의 석대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이며

웅석봉에서 발원하여 남류하는 계곡의 하류에 해당하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자료인 朝鮮寶物古蹟調査資料에는

·서 석탑과 당간지주가 있으며 와편이 산재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후 1977, 2006년에 단속사지에 대한 간략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한편 1999년에는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에 의하여

석탑 북방 100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건물지 등

일부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가 실시되었으며,

2005년에는 정비방안 마련을 위한 기본 조사의 목적으로

인제대학교 가야문화연구원에 의하여 정밀지표조사가 실시되었다.

2011년 자료에는 석탑을 중심으로 한 보고가 이루어졌다.

 

단속사지의 사역은 탑동마을 전체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마을과 경작지가 형성되어 있다.

마을은 동서에 계곡을 끼고 형성된 완만한 경사지에 입지하고 있으며,

지형상 남향이다.

마을 입구의 당간지주를 시작으로 중심에 석탑이 위치하고 있으며,

마을 안에는 정당 강회백이 심었다고 전하는

매화나무와 정당매비각이 있다.

(글출처 :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