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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2-004. 김해공고 <와룡매> (2022.02.19.)

 

 

 

 

 

 

 

 

 

 

 

004.  김해건설공고 <와룡매> (2022.02.19.)

 

 

우리나라의 토종 매화로서

매화의 연륜과 품격을 갖춘 고매화는 현재,  200여 그루 정도가

전국 각지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중에서 약 70%가 전남과 광주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데

특별히 호남지역의 토종 매화 다섯을 엄선하여

호남 5라고 부른다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古佛梅>, <선암사의 선암매仙巖梅>,

담양 지실마을의 <계당매溪堂梅>, 전남대의 <대명매大明梅>,

고흥 소록도의 <수양매垂楊梅>가 여기에 해당된다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매화로는 '산청 3' '안동 2가 유명한데,

남사예담촌의 <원정매元正梅>, 단속사지의 <정당매政堂梅>,

산천재의 <남명매南冥梅> 산청 3'이고

안동 도산서원의 <도산매陶山梅>와 하회마을의 <서애매西厓梅>

'안동 2에 속한다

 

그리고 2007년 문화재청은 오랜 세월 우리 생활·문화와 함께해온

매화 4그루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바 있다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천연기념물 제486)> 강릉 오죽헌의 <율곡매(484)>,

구례 화엄사 <길상전 앞 백매(485)>, 순천 선암사 <선암매(488)>등이

국가문화재로서 나라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 밖에 양산 통도사의 <자장매>, 화엄사의 <흑매>, 전주 경기전의 <녹약매> 등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매의 반열에 올릴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열거한 고매들 중에서

도산서원의 <도산매>와 산청의 <정당매> 그리고 소록도의 <수양매>

애석하게도 근래에 완전히 고사하고 말았다

나머지 고매들도 수령 350살에서 700살까지 워낙 나이가 많은 고목들이라서

항상 동해凍害나 태풍의 위협과 피해 앞에 놓여있고

해마다 힘겹게 꽃을 피우고 있다.

 

경남지역에 '산청 3', 양산 통도사의 <자장매> 외에

아직 연륜은 낮지만 김해건설공고에 <와룡매> 군락지가 있다

대부분의 매화들이 전통 깊은 사찰이나 산 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김해건설공고의 <와룡매>는 김해 구산동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서

접근성이 아주 뛰어난 것이 큰 장점이다

인근에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 국립김해박물관, 구지봉, 대성동고분, 봉황대공원 등

가야의 천년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적이 두루 산재해 있고

부산김해 경전철의 박물관역에서 불과 10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교통뿐만 아니라 가야역사문화의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김해건설공고 교정 내에 <와룡매> 군락지가 있다

경남 유일의 도심 매화 군락지라고 할 수 있다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 교정에는

수령 100년 정도의 오래된 고매(古梅)들이

교문에서부터 본관까지 이어진 약 200m '매화로' 양 옆으로

80여 그루나 도열해 있다.

이 오래된 매화나무들이 줄기가 휘고 구부러져 있어서

마치, 용이 푸른 하늘로 날아가는 듯, 땅을 기어가는 듯한 형상으로

무리를 지어 용트림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서

 <와룡매>라고 불린다

 

80여 그루의 매화나무 중에서

백매가 60여 그루, 홍매가 20여 그루라고 하는데

대부분이 90년 이상 된 나무들이고

특히 구지호 연못 주변의 10여 그루가 가장 오래된 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10년생 내외의 어린 후계목들도

함께 자라고 있다

2022년 2월 19일 현재, <와룡매>의 개화상태는

어린 후계목들은 만개한 상태이지만

90년 이상 된 고목들은 일부만 개화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홍매와 청매는 대부분 꽃망울이 아직 열리지 못하고 있고

백매들만 5% 정도의 개화율을 보이고 있다

 

김해건설공고의 <와룡매>들은 

1927년에 김해농고가 이 자리에서 개교할 때

당시 한 일본인 교사가 실습용으로 매화나무를 심고 가꾸었다고 한다

그 후, 해방 뒤에 일본으로 돌아갔던 그 교사는

몇 년 전에, 이제는 백발이 된 모습으로 학교를 다시 찾아왔었는데

아직도 그 <와룡매>들이 잘 보호되고 있음에

눈물을 지으며  감사해하면서 일본으로 돌아갔다는

사연이 전해진다

 

 

 

 

 

 

 

 

 

 

 

 

 

 

 

 

 

김해농고의 일본인 교사가 심었던 <와룡매>는

40여 년 전쯤인 1978년에 김해농고가 시 외곽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김해건설공고가 들어서면서 그 이후부터는 김해건설공고에서

<와룡매>들을 관리해오고 있는데 현재 김해시 관리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전교생이 800여 명이 넘는 김해건설공고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글로벌 전문 기술인을 육성하는 건설 및 하이텍 특성화 고등학교로서

취업 걱정 없는 명품 학교로 거듭나고 있는 남녀 공학의

김해지역 공립 고등학교이다

 

지금은 코로나 19사태로 인하여

잠시 중단되고 있지만, 김해건설공고에서는 36년 동안

해마다 '매화축전'을 개최해 왔다

김해건설공고의 '매화축전'은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모교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애교심을 키우고, 

교우들과 함께 교정을 거닐며 학년 초의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행사로서

오랜 기간 동안 교직원과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았기에

학교 측에서는 매화 축전의 주요 행사는

학생들이 교정에 핀 다양한 매화를 주제로 사진을 촬영하고

글짓기 활동을 하도록 구성돼 있는데

특성화 고등학교이지만 학생들에게 모교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고,

예술 활동을 통해 심미성을 고양시키는 교육적 효과가 커

매년 즐겁게 참여하고 있는 행사이다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아울러, '매화축전'은 학교 교내축제이지만

행사기간동안 지역사회에 교문을 완전히 개방하여

 주민 참여형 봄맞이 매화축제로 승화시켜 운영을 해오고 있다

그래서 해마다 <와룡매>가 만개하는 2월 말쯤 주말이면

 '매화로' 주위는 매화 반, 사람 반!’이라는 표현이 적절하게

인근 대도시에서 상춘객들이 몰려와서 

이른 봄을 즐기는 명소가 되었다

지역사회에 대한 작은 배려이지만,

이 '매화축전'이 그동안 영남 지역사회의 문화창달과 지역화합에 기여한 바가 

결코 적지 않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