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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역사민속관 2026 기획특별전 《별의 축제, 성신대제》 - 별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202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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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기획특별전 《별의 축제, 성신대제》

 

1. 바다와 별, 그리고 사람 — 오래된 신앙의 부활

 

경상남도 창원시 창원역사민속관이 2026년 기획특별전으로 마련한 《별의 축제, 성신대제(星神大祭)》는 마산 지역에 깊이 뿌리내린 해양 민속신앙의 정수를 조명하는 전시다. 전시 기간은 2026년 4월 14일부터 7월 12일까지이며, 창원역사민속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통 제의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과 생명력을 지탱해 온 살아 있는 문화임을 이 전시는 정면으로 이야기한다.

전시 제목 '별의 축제'는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다. 성신대제의 '성(星)'은 별을 의미하며, 이는 밤바다를 항해하던 어부와 상인들이 별을 길잡이 삼아 살아남았던 역사적 경험과 맞닿아 있다. 하늘의 별이 바다 위 사람들의 수호신으로 승화된 것이 바로 성신(星神)이다. 그 별신을 향한 간절한 기원이 의례가 되고, 의례가 축제가 되어 수백 년을 흘러온 것이 성신대제의 본질이다.

 

 

 

 

 

 

 

 

 

 

2. 성신대제의 역사적 뿌리 — 마산포와 조창의 기억

 

성신대제는 오늘날의 마산, 즉 창원시 마산합포구 일대에서 발생한 공동체 의례다. 조창을 거점으로 발달된 마을은 개항을 맞아 더욱 번성하게 되어 도시가 급속도로 발달되었고, 도시의 발달과 조창지의 특성은 많은 연예오락을 발달시켰으며, 조운선의 운항과 항해의 안전은 주민의 삶의 조건이 되었으므로 그에 따른 신앙을 발생시켰다. 마산포는 고려 시대 이래 조창(漕倉)이 설치된 물류 요충지였다. 세금으로 걷은 곡물을 수도로 운반하는 조운선이 끊임없이 오가던 이곳에서, 뱃사람들과 상인들은 자연스럽게 바다의 신에게 안전을 빌기 시작했다.

조선 시대에 들어서도 마산포의 역할은 이어졌다. 그러나 역사의 물결은 거칠었다. 조창의 폐지로 인해 전승기반을 상실한 성신대제는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수백 년의 전통이 단절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그런데 자연이 그 불씨를 되살렸다.

 

1904년 마산포에 대폭풍우의 재난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어시장 객주집단이 주체가 된 성신대제가 1905년부터 다시 시장제로 부흥되었다. 이 시기 어시장 신당이 설치되어 별신대세우기라는 민속의례가 행해졌다. 태풍의 공포 앞에서 사람들은 다시 신을 찾았고, 시장을 중심으로 생계를 꾸리던 어시장 상인들과 객주들이 의기투합하여 성신대제를 되살렸다. 이 복원은 단순한 전통 회복이 아니었다. 재난이라는 집단적 트라우마를 공동체가 의례를 통해 치유하고, 다시 삶의 의지를 다지는 과정이었다.

 

 

 

 

 

 

 

 


3. 성신대제의 구조와 의미 — 별신과 대제의 세계

 

성신대제는 이름 그대로 성신(星神), 즉 별의 신을 모시는 큰 제사다. 현재의 성신대제는 수협중매인협회를 중심으로 1905년부터 현재까지 유지된 '성신위' 위패와, 음력 3월 28일의 제의 전통을 근거로 구성된 것이다. 음력 3월 28일이라는 날짜는 임의적인 것이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지역 공동체가 신성하게 여겨온 날로, 이날이 되면 어시장과 항구 일대는 신성한 공간으로 변모한다.

제의의 핵심에는 '별신대세우기'가 있다. 별신대(別神臺)는 신이 강림하는 상징물로, 이것을 세우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웅장한 의례다. 대나무나 긴 장대에 오색 천과 신성한 물건들을 엮어 올린 별신대는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축으로 기능한다. 신이 이 대(臺)를 통해 내려와 사람들의 기도를 들어준다는 믿음이 이 의례의 근간이다.

 

원래는 5년마다 중재(中祭), 10년마다 대제(大祭)를 주기적으로 시행했다. 대제가 열리는 해는 마을 전체가 들썩였다. 며칠에 걸쳐 굿판이 벌어지고, 제물이 마련되며, 무당과 마을 지도자들이 함께 의례를 주관했다. 이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은 공동 노동과 공동 비용 부담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재확인했다. 축제이자 신앙이고, 사회적 결속의 장이었던 것이다.

 

 

 

 

 

 

 

 

 

4. 쇠락과 보존 — 근현대의 도전

산업화의 물결은 성신대제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산업 사회로 접어들면서 성신대제는 지역축제로서의 위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수협중매인협회를 중심으로 기제만 유지되었다. 대규모 공동체 의례로서의 면모는 사라지고, 소수의 관계자들이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어업 방식의 변화, 도시 개발로 인한 마을 공동체의 해체, 전통 신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 전통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2006년 마산문화원에서 지역문화 발굴사업의 일환으로 마산성신대제 계승과 보존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으며, 현재는 성신대제 보존회를 결성하여 계승하고 있다. 문화원의 발굴 사업과 지역 유지들의 노력이 결합하여 성신대제는 다시 지역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2016년 5월 4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경상남도 무형문화재로 재지정되었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지정은 성신대제가 단순한 지역 행사가 아니라 보호해야 할 살아 있는 문화유산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현재는 어시장축제와 시민을 위한 공연으로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5. 창원역사민속관과 이번 전시의 의미

창원역사민속관은 통합 창원시의 역사와 민속을 체계적으로 발굴·보존·전시하는 기관으로, 창원문화재단이 운영한다. 이 관이 2026년 연간 기획특별전의 주제로 성신대제를 택한 것은 여러 층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성신대제는 마산 지역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의례다. 2010년 창원·마산·진해의 통합 이후 마산의 독자적 역사와 문화가 상대적으로 희미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이번 전시는 마산이 품어온 독특한 해양 문화를 창원시 전체의 문화 자산으로 재조명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둘째, 무형문화유산의 가시화라는 과제가 있다. 성신대제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만, 시민 대다수에게는 여전히 낯선 이름이다. 박물관 전시라는 형식을 빌려 문헌 자료, 의례 도구 실물, 사진·영상 기록, 복원 모형 등을 통해 이 의례를 입체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시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 목표다.

셋째, '별의 축제'라는 부제가 시사하듯, 이 전시는 단순한 학술적 소개를 넘어 성신대제를 축제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담고 있다. 밤하늘의 별처럼 아득하게 느껴지는 전통을 현대 시민의 삶과 연결하려는 노력이다.

 

 

 

 

 

 

 

 

 

 

 

 

6. 전시 구성 — 신앙에서 축제로, 과거에서 현재로

 

이번 전시는 성신대제의 역사적 배경과 의례 구조를 단계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산포 조창을 중심으로 한 해양 물류 역사와 그 속에서 싹튼 성신 신앙의 기원, 별신대세우기를 비롯한 구체적인 의례 절차와 의미, 근현대를 거치며 쇠락과 복원을 반복한 성신대제의 굴곡진 역사, 그리고 오늘날 어시장축제와 시민 문화 공연의 형태로 이어지는 현재의 모습까지가 전시의 주요 내용을 이룬다. 의례 도구와 관련 유물, 제의 과정을 기록한 영상 자료, 별신대를 재현한 조형물 등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성인부터 어린이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며, 전시 기간 중 성신대제 관련 특별 강연과 연계 행사도 마련될 예정이다.

 

7. 관람 안내

 

창원역사민속관은 창원시 의창구 중앙대로 181(용호동)에 위치하며, 대중교통과 승용차 모두 접근이 편리하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단체 관람이나 교육 프로그램 참가를 원하는 경우 창원문화재단 창원역사민속관(☎ 055-719-7800)에 사전 문의하면 된다.

 

 

 

 

 

 

8. 마치며 — 별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성신대제는 과거의 어부들이 별빛에 기댔듯이, 오늘의 우리에게도 묻는다. 우리는 무엇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가. 공동체는 위기 앞에서 어떻게 서로를 지탱하는가. 이번 기획특별전 《별의 축제, 성신대제》는 단순한 유물 전시가 아니라, 그 질문에 대한 창원 사람들의 오래된 답을 들여다보는 자리다.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온 별신의 이야기는 박물관 전시실 안에서 다시 살아 숨 쉬며, 오늘의 관람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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