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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건축 갤러리 ■/아시아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2) - 2025 경남건축사회 중국 건축답사(소주박물관 -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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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주 (쑤저우 蘇州)

 

쑤저우는 장쑤성(江蘇省) 남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2,5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중국 강남(江南) 문화의 중심지다. 대운하(大運河)와 타이후(太湖)로 대표되는 수향(水鄕) 도시 특성과 정원·비단 산업으로 명성을 얻었다. 춘추전국시대 오(吳)나라 수도로 출발한 이 도시는 당송시대부터 "천당 아래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上有天堂下有蘇杭)"는 격찬을 받아왔다.

 

쑤저우는 동양적 미학과 현대적 기능이 공존하는 모델 도시다. 2,500년 역사의 운하가 첨단 물류망으로 재탄생하고, 명나라 정원이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되는 과정에서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보여준다. 이 도시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관광명소를 넘어 중국 문화 DNA의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점에 있다.

 

쑤저우의 건축물은 남송 시대의 정원 예술에서 21세기 초고층 빌딩까지 동양 미학의 진화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전통 목조 건축의 정교함(줘정원), 근대 서양식 건축의 유입(충왕부), 첨단 도시 개발(SIP) 3층 구조로 공존하며, 이 도시를 중국 건축사의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특히 베이이밍과 왕슈(王澍) 등 세계적 건축가들의 작품은 전통 재료의 현대적 해석을 통해 쑤저우의 건축적 정체성을 확장하고 있다.

 

 

 

 

 

 

 

 

 

 

 

 

 

 

 

소주박물관(苏州博物馆)

 

1. 설립과 역사적 배경

소주박물관(苏州博物馆)은 중국 장쑤성(江蘇省) 소주시(苏州市)에 위치한 대표적인 종합 박물관으로, 1960년에 설립되었다. 초기에는 태평천국의 난을 주도했던 충왕(忠王) 이수성의 고택에 자리잡았으나, 2006년 세계적인 건축가 이오 밍 페이(I. M. Pei, 베이위밍)의 설계로 신관이 완공되며 현대적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이오 밍 페이는 소주 출신으로,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설계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고향에 대한 애정과 동양적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소주박물관 신관에 담았다. 이로써 소주박물관은 지역의 전통과 현대 건축이 융합된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고, 소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2. 건축미와 공간 구성

 

소주박물관의 건축은 소주 전통 원림(園林)과 현대적 디자인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하얀 담장과 검푸른 기와, 기하학적으로 솟은 건물의 귀퉁이, 유리와 콘크리트, 화강암이 어우러진 외관은 전통과 현대의 미학을 동시에 보여준다. 내부는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시품과 정원이 어우러지며, 실내 연못과 실외 정원이 소주의 고전 정원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박물관은 약 2 2천 평방미터의 넓이에 3층 구조로, 30여 개의 전시홀과 다양한 테마 전시실, 미궁처럼 연결된 공간, 그리고 중앙의 연못과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대나무 숲, 연못, 구곡교(九曲橋), 둥근 달문 등은 소주 전통 정원의 정취를 현대적으로 구현한 대표적 요소이다.

 

 

 

 

 

 

 

 

 

 

 

 

3. 소장품과 전시

 

소주박물관은 4만 점이 넘는 유물과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소주와 강남 지역의 역사를 대표하는 다양한 유물이 포함되어 있다. 주요 소장품은 다음과 같다.

 

● 고고학적 유물: 선사시대 도자기, 청동기, 철기 등

● 공예품옥기칠기도자기목각염직품 등

● 예술품고서화산수화서예부채전통 공예품

● 문헌자료: 7만여 권의 고서와 2만여 점의 탁본 등

 

특히 송, , 청대의 회화와 서예, 소주의 전통 공예품 등은 중국 미술사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 전시실에는 선사시대 유물, 1층에는 우탑(Wu Pagoda) 관련 유물, 2층에는 회화와 서예, 공예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4. 전통과 현대의 융합

 

소주박물관의 가장 큰 매력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이다. 박물관의 외관과 내부 공간은 소주 고유의 정원미와 현대적 미감을 동시에 담고 있다. 하얀 벽과 잿빛 화강암, 유리와 철근 구조가 어우러진 건물은 소주의 전통 건축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날아갈 듯한 처마와 기하학적 구조, 담장 너머로 보이는 정원 등이 인상적이다.

 

실내에는 자연광이 쏟아지는 유리천장, 연못과 폭포, 대나무 숲이 어우러져 마치 정원 속을 산책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는 소주가 동방의 베니스’, ‘정원의 도시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5. 소주박물관 서관(西馆)과 확장

 

2021년에는 소주박물관 서관이 하이테크 존 창장로에 새롭게 개관했다. 서관은 약 4 8천 평방미터의 건축 면적과 1 3천 평방미터의 전시 면적을 자랑하며, 일반 역사 전시관, 소작 공예관, 멀티미디어 전시관 등 다양한 전시 구역을 갖추고 있다. 서관은 국제 협력 홀을 통해 세계적인 박물관과의 교류, 다양한 문화의 연결과 통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6. 교육, 체험, 지역사회와의 연계

 

소주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교육, 체험, 연구, 지역사회와의 연계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지역 장인과 예술가의 작품 전시, 학술 세미나, 국제 교류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박물관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사전 예약제를 통해 관람객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전시 해설, 오디오 가이드,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관람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소주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전달하고 있다.

 

 

 

 

 

 

 

 

 

 

7. 주변 명소와 연계 관광

 

소주박물관은 졸정원(拙政园)과 인접해 있어, 두 곳을 함께 방문하면 소주의 전통 정원문화와 예술, 역사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다. 충왕부(忠王府), 시위안사(西园寺) 등도 가까워 소주 올드타운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연계해 둘러볼 수 있다.

 

8. 문화적 의미와 국제적 위상

 

소주박물관은 소주의 오랜 역사와 예술, 그리고 동서양 건축미의 융합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소주는 실크의 도시, 정원의 도시로서 중국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도시이며, 박물관은 이러한 소주의 정체성과 미학, 예술적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국내외 관람객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소주박물관은 국제 박물관과의 협력, 한중 문화 교류 등 다양한 국제적 활동을 통해 중국 박물관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9. 전통과 현대의 조화

 

쑤저우 박물관의 건축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는 일이었다. 건축가 I.M. Pei는 쑤저우의 깊은 역사와 고전 원림(정원) 양식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박물관의 기능성과 미학을 동시에 구현해야 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역사적 맥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하는 복합적인 과제였다.

 

Pei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혁신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깊은 고민을 했으며, 박물관이 위치한 역사 지구와 주변 고전 정원, 그리고 기존 건축물과의 조화로운 통합이 가장 큰 과제였다. 그는 전통적인 쑤저우 건축 재료와 색상, 공간 구성 원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설계에 반영했고, 이 과정에서 지역 사회와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었다.

 

결국 Pei의 가장 큰 도전은 "과거의 본질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요소를 역사적 맥락에 불어넣는 능력"이었으며, 이를 통해 쑤저우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적 건축물이 될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충왕부(忠王府) 등 역사적 건축물과의 연결, 전통 재료와 현대적 구조의 융합, 자연광과 공간의 활용 등 세부적인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도 많은 고민과 기술적 도전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쑤저우 박물관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상징적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10. 설계자 

 

쑤저우 박물관의 건축 과정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목표로, 건축가 I.M. Pei(이오 밍 페이)가 고향 쑤저우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환경을 깊이 반영하여 진행되었. 박물관은 2006년 완공되었으며, 설계와 시공 전 과정에서 쑤저우 전통 원림(정원) 양식과 지역 건축 특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I.M. Pei는 기존 태평천국 시기 충왕부(忠王府)의 전통 건축을 보존하며, 새로운 건물을 설계했다. 전체 부지의 약 42%를 연못과 정원이 차지하도록 배치하여, 중심 정원과 9개의 작은 정원이 어우러진 구조를 만들었다. 건물은 1~2층의 낮은 높이로 설계되어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했으며, 흰색 벽과 회색 화강암, 기하학적 형태의 외관 등으로 쑤저우 전통 건축의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전시 공간에는 자연광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유리 지붕과 금속, 나무 재질의 차양을 설치해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외 공간이 연못, 다리, 정원, 담장 등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관람객이 마치 전통 원림을 산책하듯 박물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I.M. Pei 8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설계와 시공 현장을 직접 챙겼으며, 쑤저우의 정체성과 자신의 건축 철학을 융합한 마지막 대표작으로 쑤저우 박물관을 완성했다.

 

 

11. 결론

 

소주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소주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핵심 기관이다. 전통과 현대, 자연과 예술, 지역성과 세계성이 어우러진 이곳은 소주를 찾는 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명소이다. 박물관의 아름다운 건축과 풍부한 소장품,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소주의 깊은 역사와 예술적 감성을 오롯이 느끼게 해준다.

 

 

 

 

 

 

 

 

 

 

 

 

 

 

<졸정원(拙政园)>에서 한 수 배우다

 

 

이번 ‘2025 경남건축사회 중국 건축답사’ 코스에 포함되지는 않아서 구경은 못했지만, 소주박물관과 바로 이웃하여 졸정원(拙政园)이라는 원림이 있었다

중국 4대 명원(名園) 중 하나라는데, 아름다운 정원의 이름으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졸정원(拙政园)>이라는 이름이 특이하여 알아보았다

 

"졸정원(拙政园)은 중국 강소성(江蘇省) 소주(蘇州)에 위치한 중국 4대 명원(名園) 중 하나로, “중국 원림의 어머니”라 불릴 만큼 중국 전통 정원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졸정원은 중국 남방 원림의 전형으로, 건축, 조경, 예술, 철학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공간으로 자연과 인간, 예술과 실용, 정적과 동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중국 정원 예술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다.

졸정원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며, “자연 경관을 인간의 이상과 조화시킨 동양 정원 예술의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졸정원은 명나라 시기 관직에서 물러난 왕헌신(王獻臣)이 벼슬길을 떠나 고향 소주에 돌아와 조성한 정원으로, 관직과 세속의 번잡함을 떠나 자연 속에서 소박한 삶을 추구하고자 한 사대부의 이상을 반영한다. ‘졸정원’이라는 이름 자체가 서진(西晉) 학자 반악(潘岳)의 글에서 따온 것으로, 스스로를 낮추고 은둔자의 겸손한 태도를 드러낸다. 이는 “부족한 이가 다스리는 곳”, “어리석은 자가 정치를 한다”는 뜻으로, 여기서 ‘졸(拙)’은 어리석을 졸, 서툴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지 않고 겸손하게 처신하려는 태도를 나타낸다. 

 

왕헌신(王獻臣)은 관직에서 물러나 소박한 삶을 추구하며 이 정원을 조성했고, 권력이나 명예 대신 자연과 평온, 내면의 평화를 중시하는 사대부의 이상을 반영하였다. 따라서 졸정원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정원의 아름다움을 과시하기보다, 자연 속에서 겸손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철학적·정신적 의미를 담고 있다"

 

졸정원은 중국 4대 명원(名園) 중 하나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니 그 아름다움이야 당연하겠지만
그 이름은 더 아름답다

그래서 소주에 다시 와야 할 확실한 이유가 생겼고
내가 언젠가 조그만 정원이라도 만든다면 그 이름은 <졸정원(拙政园)>이라고 짓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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