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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5-003. 김해건설공고 <와룡매> - 용트림을 시작하다(2025.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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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3. 김해건설공고 <와룡매臥龍梅> - 용트림을 시작하다

 

 

  올해 새해초의 날씨는

예년보다 온화하고 포근했지만, 1월말의 엄청 길었던 설연휴 이후로는

폭설과 한파로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어 있다

그래서 2025년의 매화 개화의 기상도도

전반적으로 늦어지고 움츠러들어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토요일 오후에 김해박물관에 들렀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바로 근처에 있는 김해건설공고를 들렀다

추측대로 김해건설공고 교정의 <와룡매>들도

이 마지막 겨울 한파에 채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었다

 

   김해건설공고 교정에는

수령 약 100년 정도의 오래된 고매화(古梅花) 80여 그루가

매화터널을 이루고 있다

교문에서부터 본관까지 이어진 약 200m 남짓한  '매화로' 양 옆으로 도열해

수문장처럼 학교를 지키고 있다

 

 그 '매화로'에는 아직도 찬바람이 씽싱 불고 있었다

그래서 가장 안쪽의 내가 좋아하는 <와룡매> 1그루만

슬쩍 살펴보고 돌아나오다가

입구 쪽에서 이 엄동설한에도 꽃망울을 터뜨린 아주 장한 매화나무

3그루를 발견했다

학교 정문에서부터 12번째 나무는 9송이가 피었고

13번째, 14번째 나무는 3송이씩 피었다

 

 세상 모두가 숨을 죽이고 얼어 있을 때,

꽃잎을 열자마자 세찬 비바람과 추위에 얼어서 곧 시들고 말지라도

기필코  꽃을 피워서

마침내 봄을 밝히는 선구자가 매화이다

그래서 나는 이 칼바람 속에서도 이 매화들을 찾아 다닌다

 

 김해건설공고 교정의 이 오래된 매화들은

마치, 용이 땅을 기는 듯, 푸른 창공으로 승천하는 듯,

용트림하는 모습으로 무리를 지어  줄지어 서 있고

그 줄기가 기기묘묘하게 환상적으로 휘어지고 구부러져서

마침내  ‘자유속의 질서’를 연상케 하는 고매들의 군무축제를 연출한다

그래서 <와룡매 臥龍梅>라고 불린다

 

 

 

 

 

 

 

 

 

 

 

    80여 그루의 <와룡매중에서

백매가 60여 그루홍매가 20여 그루 정도인데

대부분이 90년 이상 된 나무들이고

특히 구지호 연못 주변의 10여 그루가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20년생 내외의 어린 후계목들도

함께 자라고 있다

 

     이 김해건설공고의 <와룡매>들은

1927년에 김해농고가 이 자리에서 개교할 때

당시 한 일본인 교사가 원예 실습용으로 매화나무를 심고

학생들과 함께 정성으로 가꾸었다고 한다

 그 후, 1945년 해방된 뒤에 일본으로 돌아갔던 그 교사는

수 년 전에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이 학교를 다시 찾아왔었는데

아직도 그 <와룡매>들이 잘 보호되고 있음을 보고

보람과 감사의 눈물을 지으며 일본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김해농고의 일본인 교사가 심고 가꾸었던 그 <와룡매>

1978년에 김해농고가 시 외곽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김해건설공고가 들어서면서

그 이후부터는 김해건설공고에서 <와룡매>들을 관리해오고 있는데

현재 김해시 관리 보호수로도 지정되어 있다

 

      2025 2 8일 현재, <와룡매>의 개화상태는

하얀 꽃을 피우는 젊은 매화나무 3그루가 이제 개화를 시작했다

다음 주부터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 서서히

축포를 터뜨릴 것으로 보인다

 

 

 

 

 

 

 

 

 

 

 



 

 

< 지난 해 사진 >

 

 활짝 피기 시작하는  와룡매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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