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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실 ■/스크랩 - 세계의 건축가

세계의 건축가 -104. 오스왈드 마티아스 웅거스 Oswald Mathias Ungers

1.  건축가 오스왈드 마티아스 웅거스

 

오스왈드 마티아스 웅거스 (Oswald Mathias Ungers, 1926 7 12 - 2007 9 30 )는 독일의 건축가이자 건축 이론가로합리주의 디자인과 입방체 형태의 사용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주목할만한 프로젝트 중에는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및 쾰른의 박물관이 있습니다.

 

약력

 

오스왈드 마티아스 웅거스(Oswald Mathias Ungers) 아이펠(Eifel) 지역의 카이저세쉬(Kaiseresch)에서 태어났다. 1947년부터 1950년까지 카를스루에 대학교에서 에곤 아이어만(Egon Eiermann) 밑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그는 1950 쾰른에서 건축 사무소를 설립하고 1964 베를린, 1974 프랑크푸르트, 1983 카를스루에에 사무소를 열었습니다.

그는 1963년부터 1967년까지 베를린 공과대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1965년부터 1967년까지 건축학부 학장을 역임했다. 1968년 미국으로 건너가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코넬 대학교 건축학과 학과장을 역임했다. 1971 년에 그는 미국 건축가 협회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의 회원이되었습니다그는 또한 하버드 대학교(1973년과 1978)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1974/75)에서 객원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1976년 독일로 돌아와 비엔나 응용예술대학교(1979/80)의 객원교수, 1986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의 정교수가 되었다.

웅거스는 2007930 폐렴으로 사망했다.  그는 Liselotte Gabler [de] (19262010)와 결혼했으며 건축가 Simon Ungers와 두 딸을 두었습니다.

 

그의 작품에 대해

 

Ungers의 건물은 엄격한 기하학적 디자인 그리드가 특징입니다. 그의 건축의 기본 디자인 요소는 사각형 또는 정육면체와 구와 같은 기본 형태이며, Ungers는 그의 디자인에서 다양하고 변형되었습니다. 건축 이론가이자 대학 강사 인 Ungers는 비평가들이 "quadratism"이라고 부르는 것을 개발했으며 그의 추종자들은 "독일 합리주의"라고 불렀습니다. 그렇게함으로써 그는 1820 년에 "모든 건물"에 대한 기하학적 프로토 타입으로 패턴 북을 출판 한 Jean-Nicolas-Louis Durand의 가르침에 의존했습니다.  그의 공식 언어에서 Ungers는 현대의 취향과 무관한 기본 건축 디자인 요소를 명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건축사에서 그의 역사적 역할 모델은 주로 로마-그리스 고대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때때로 형식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메세 (Frankfurt Messe) 부지에 그의 건설과 관련하여 종종 "새로운 명확성"에 대한 이야기가있었습니다. 여느 건축가와 마찬가지로 웅거스는 수십 년 동안 자신이 선택한 형식적 언어에 충실했다. 그는 2 모더니즘의 주요 이론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Ungers의 유명한 학생들로는 Max Dudler, Jo. Franzke [de], Hans Kollhoff, Rem Koolhaas, Christoph Mäckler [de], Jürgen Sawade [de]  Eun Young Yi [de]가 있습니다.

 

건축 연구 아카이브(UAA)

 

Ungers Archive for Architectural Research에는 1950년대에 건축하기 시작한 그의 건축 라이브러리와 건축가의 전체 예술적 유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서관은 건축 책자원근법의 출현 및 추가 개발에 대한 작업색상 이론에 대한 출판물에 중점을 둡니다. 도서관에는 1495  Vitruv De Architectura Libri Decem 초판과 바이마르 1919-1923Staatliche Bauhaus와 같은 희귀 판과 건축가 El Lissitzky Von zwei Quadraten과 같은 러시아 아방가르드 출판물이 있습니다. 그의 재산과 함께 뮌거스도르프의 Belvederestraße 60에 있는 Ungers의 등재 건물의 도서관 큐브에 보관되어 있으며 연구 목적으로 과학 대중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Ungers의 건축 아이콘 컬렉션

 

건축 연구를위한 Ungers Archive의 일부는 디플로마 디자이너이자 건축 모델 빌더 Bernd Grimm이 건축가와 공동으로 만든 역사적인 건축 아이콘의 모델입니다. Ungers의 목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물의 "3차원 컬렉션"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모델은 흰색 설화 석고로 만들어졌으며 나무 하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1993: 파르테논 신전아테네, 기원전 447438, 축척 1:50 모델

1995: 판테온 롬기원전 118128, 축척 1:50 모델

2001 : 프리드리히 2 세의 카스텔 델 몬테 (Castel del Monte), [6] 아풀리아, 1240-1250, 축척 1:70 모델

2002 : 아이작 뉴턴을위한 Kenotaph,  1784, 건축가 : Étienne-Louis Boullée, 1:400 스케일의 모델

2001 : Tiempietto del Bramante,  로마, 1502, 건축가 : Donato Bramante, 축척 1:15 모델

2004 : 테오데릭의 영묘,  라벤나, 서기 520 년경, 축척 1:20 모델

선정된 프로젝트

1958-1959 쾰른 린덴탈의 Haus Ungers

1979-1984 프랑크푸르트 독일 건축 박물관

1980-1983 프랑크푸르트 메세 토르하우스

1981-1984 콘스탄틴플라츠 (Konstantinplatz) in Trier

1983-1991 카를스루에의 바덴 주립 도서관

1986 브레머하펜에 있는 알프레드 베게너 극지 및 해양 연구소의 이전 본관

1993-1996 베를린의 Friedrichstadt-Passagen (Quartier 205 [de])

1994년 워싱턴 D.C.의 독일 대사 관저

1994-1995 Haus ohne Eigenschaften [de] (자질 없는 집쾰른

1995 함부르크 쿤스트할레, Galerie der Gegenwart

19982001 도로텐회페, 베를린

2001 쾰른의 Wallraf-Richartz 박물관

2006 트리어의 로마 목욕탕 유적 입구

제안되었거나 공사 중

2000년에는 베를린의 페르가몬 박물관을 재설계하기 위한 건축 공모전에서 우승했다그의 논란의 여지가 있는 계획은 1930년 이래로 변하지 않은 건물 단지에 큰 변화를 제안합니다. 재건축은 2025년에 종료될 예정입니다

 

갤러리 

함부르크 쿤스트할레, Galerie der Gegenwart

수상

출처 - 오스왈드 마티아스 웅거스(Oswald Mathias Ungers)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2.  O.M.웅거스의 "특징이 없는 집". house without qualities, cologne, germany, O.M.Ungers, 1996

2021. 4. 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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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웅거스의

"특징이 없는 집".

HAUS ohne EIGENSCHAFTEN

(a.k.a. house without qualities)

중앙 아트리움 거실....양쪽의 서가는 최근 리모델링 후의 것으로 보인다.

오늘도 독일 쾰른 근처에 묶으면서 o.m.웅거스 (1926-2007)의 작품을 하나 더 보겠습니다. 쾰른 시내에서 서쪽으로 6km 정도 떨어진 교외 주택가에 지은 웅거스 부부의 단독주택을 보러갑니다. 웅거스의 "사각형주의" quadratism 건축적 철학에 따라, 커리어 후반기인 1995년경 설계를 하여 1996년 준공했습니다. 70세.

HAUS ohne EIGENSCHAFTEN (google map)

HAUS ohne EIGENSCHAFTEN

HAUS ohne EIGENSCHAFTEN

HAUS ohne EIGENSCHAFTEN (google map)

배치도 @HAUS ohne EIGENSCHAFTEN

동과 서쪽 입면은 동일하다.

 

1층 평면 (오른쪽이 북쪽)

평면계획

정방형의 낮은 자연석 기단(18mx18m) 위에 올려놓은 2층의 직육면체 박스이다. 가로세로 17.5m×14m 건물이다. 동측과 서측에 각각 4개의 입구가있고, 남북에 각각2개씩 있다. 총 12개 입구다. 중앙의 아트리움 거실을 중심으로 남과 북쪽에 방들이 하나씩 있다.남쪽방은 주방/식당이다. 오른쪽 북쪽은 패밀리룸 정도로 보인다. "웅거스하우스ll" 에서 처럼 50cm 정사각형 그리드에서 시작했다. 완전 대칭이고 정체되어 있는 공간과 형태이다. 장식은 물론 없고 공간의 위계도 없다. 기하학과 비율, 칫수만이 존재한다. (o.m.웅거스)

순공간

중앙 거실 양 옆에는 1.5m 폭의 길다란 "서비스 공간"이다. 주방과 계단으로 각각 사용됐다. 이 서비스공간은 동과 서쪽에서는 외벽으로 적용했다. 그리고 그 안에 전실과 화장실, 엘리베이터 공간을 집어넣었다. 잉여공간은 수납공간으로 쓰인 것 같다. 주방에서만 제외하고 이 "서비스공간"은 벽체로 둘러쌓여 시각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결국 이 집 안에서는 하얀 벽과 유리만 볼 수있다. 서비스공간은 안보인다. 웅거스가 말하는 장식(또는 부대공간) 이 완전 제거된 "순공간"만이 존재하는 소위 "건축의 추상화"를 시도한 것 같다.(박영우)

"극단적인 평면구성과 디자인 의장요소의 최소화는 웅거스가 엄격한 공간구성의 규칙에 따라 건축의 본질에 대한 연구에 집착하는 것을 보여준다. 장식도 없고 위계도 없고 스타일도 없다." (socks- MYYCp)

no decoration

no hierarchy

no style

1층 평면 (리모델링 후)

혹자는 1.5m 폭의 "서비스공간"을 벽체 wall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벽체가 "ㅍ"의 형태로 평면을 구획하고 있다.

입면 (리모델링 후)

완전 대칭이다. 건물이 "정지"되어있다. 정면과 배면의 개념도 없다.

두 단(2)높이의 자연석 기단

건물 종단면도

공간적으로만 보면 내부도 완전 대칭이다. "nothing moves."

아트리움 거실에서 본 외벽...그림들은 추후 부착된 것 같다.

아트리움 거실을 자른 횡단면도 (리모델링 후)...지하실까지도 완전 대칭이다.

건물단면

완전 대칭이다. 지상부는 정방형의 쟁반위에 놓여있다. 완전 정지상태. "건축의 본질을 알고 싶다."

 

조명기구도 면을 이용해 감추었다.

주방...주방기기 등 도 모두 숨어있다.

계단

계단 손잡이...유일한 건축마감이다.

ciao.

ywp041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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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US ohne EIGENSCHAFTEN, cologne, germany, 1995-1996

* architect. o.m. ungers, cologne, germany

o.m. ung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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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socks (MYYCp: main source)

flickr (main source)

pinterest

google

behanc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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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s: This talk has been produced and written by Young Woo Park, aia, ncarb. The most of writing has been based  on the reference materials above, u.n.o. Please email to the writer above (ywpark5293@gmail.com) in case of having questions or disagreements.

*Copy rights reminder:  This talk can not be used or reproduced in other publications on-line or off-line,  entirely or partially,  without a written consent of the writer.

*Photo Credits:  Photos and images are  also from the reference materials above, u.n.o. Please email to the writer in case of having questions or disagreements.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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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photos:

 

 
 
 
 
 
 


3.  O.M.웅거스의 "웅거스 하우스ll". ungers house ll, near cologne, germany, O.M.Ungers, 1988

2021. 4. 17. 19:19

O.M.웅거스의

웅거스 하우스 ll

ungers house ll

ungers house ll @ utscheid, near köln, germany

오늘은 다시 또 O.M.웅거스의 건축을 보러 독일로 갑니다. 웅거스의 사무실이 있는 쾰른에서 남서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진 우트샤이드 utscheid 라는 작은 마을의 녹지지역에 지은 주택입니다. 웅거스하우스 ll 또는 빌라 글라스휘테 villa glashütte 라고 불립니다.

르네상스 후기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빌라 로톤다 rotonda 를 흉내내서, 재해석해서 합리주의적 태도로 지은 "웅거스 식의 빌라 로톤다"입니다.

villa rotonda , vicenza, italy, andrea palladio, ca. 1592

팔라디오의 빌라 로톤다 평면

 

아트리움 중앙계단실 @ 웅거스 하우스 ll

1층 평면

1층

팔라디오의 로톤다처럼 완전 정사각형 (17m×17m) 평면에 네(4)면의 입면이 똑같다. 사방에 3m 폭의 입구가 있다. 중앙 계단실 아트리움은 원 circle 대신에 사각형이다. 지붕은 천창이 있는 모임지붕 대신에 박공지붕으로 방향성을 주었다. (초기 구상에서는 천창이 있는 모임지붕이었다.)

평면에는 표시되지 않았지만 두 개의 대리석 원형기둥이 방문 앞에 박혀있다. 신고전주의 경향의 건축가라고 평가한다. 당시 포스트모던의 열풍 속에서 합리주의자 웅거스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2층 평면

2층

가로세로 17m의 정사각형 평면이다. 정사각형 그리드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모든 공간이 사각형이 되게 계획했다. 일명 "사각형주의" quadratism 이다. 50cm의 정사각형 그리드 위에 계획되었다. 창의 중심에서 중심까지는 거리는 300cm 이다.

 

2층

2층은 설계사무실로 쓰인 것 같다. 중앙의 계단실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아래 큰 방의 아틀리에부터 시계방향으로 오피스. 공동침실. 화장실. 주방. 회의실. 오피스.

단면

단면

복도 난간도 정사각형 모양을 만들었다.

2층 아틀리에

project info

(from archeyes.com )

초기 구상 입면 스케치....처음에는 모임지붕으로 했었다. 그리고 중앙에 천창도 있다.

ciao.

ywp0418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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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ers house ll (villa glashütte), utscheid, near cologne, germany, 1986-1988

*architect: o.m. ungers, colonge, germany

o.m. ungers (1926-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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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archeyes.com (main source)

google

wikipedia

ofhouses.com (tumblr)

bbc news (palladian buil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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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talk has been produced and written by Young Woo Park, aia, ncarb. The most of writing has been based  on the reference materials above, u.n.o. Please email to the writer above (ywpark5293@gmail.com) in case of having questions or disagreements.

*Copy rights reminder:  This talk can not be used or reproduced in other publications on-line or off-line,  entirely or partially,  without a written consent of the writer.

*Photo Credits:  Photos and images are  also from the reference materials above, u.n.o. Please email to the writer in case of having questions or disagreements. Thanks.

 
 
 
 
 
 
 
 
 
 
 
 

 

4.  기억의 단편들_ 독일건축박물관

-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여행기.

 
 

 

유럽 여행의 시작.

 

 

“독일? 왜 하필 독일이야?”

 

유럽여행의 첫 스타트를 프랑크프루트 Frankfurt로 한다고 했을 때, 독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절친이 처음 건 낸 말이다. 누군가에는 다소 심심할 수 있는 도시인 프랑크푸르트. 이곳에 가는 목적은 하나. 바로 독일 건축박물관 방문을 위해서다.

 

생각해보면 여행하면서 자아내는 감탄과 선망의 대상은 건축과 관련된 부분들이 많다. 예를 들면 스페인은 건축가 가우디가 그 도시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우디 건축물을 빼놓고 그 도시와 나라를 논할 수 없다. 이탈리아 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은 해 질 녘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자리 잡기 힘들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처럼 건축은 여행의 이유가 되어 주며, 때로는 그 나라의 문화적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다채로운 건축물과 공간을 어린 시절부터 경험하는 환경. 유럽 여행을 하면서 이들의 문화를 향해 뱉어낸 감탄 뒤에는, 늘 부러움이 찾아왔다. 부러움.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바라는 마음이다. 이는 유럽여행 동안 우리가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이며, 우리를 학습시키고 한 뼘 자라게 해 준 감정이자,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궁금했다.

다른 나라는 어떤 식으로 건축의 가치를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감상하는지를.

집을 '집(home)'아닌 '부(富)'의 가치로 배워온 우리에게 '공간'이란 개념이 어떻게 자리하는지 생각해보면, 우리네 현실 속에서 건축을 생각하는 일이 좀 서글픈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따금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작년 초 돈의문 박물관 마을 내 도시건축센터를 개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존재 여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으며 여전히 건축은 일반 시민들에게 다소 어렵고 딱딱한 문화이다.

 

그래서 가보기로 한다. 우리의 발길이 닿는 각 도시들의 건축박물관, 또는 건축과 관련된 어떤 상징적인 곳에.

건축이 어떻게 '문화'로 작동하는지 확인해보고 싶어 졌다.

 

 

 


 

 

 

독일건축박물관 DAM(Deutsches Architekturmuseum)

 

독일건축박물관 DAM(Deutsches Architekturmuseum)은 프랑크푸르트의 박물관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박물관 거리. 말 그대로 다양한 박물관들이 즐비해 있다. 이 중 백색의 건축가라고 불리는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Museum Angewandte Kunst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 건물은 글의 후반부에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독일 건축박물관(이하 DAM) 독일 건축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건축가 중 한 명인 오스왈드 마티아스 웅거스 Oswald Mathias Ungers가 설계한 건물이다. 19세기에 지어진 4층 규모의 빌라를 외벽만 남기고 박물관 성격에 맞게 전면 개조하였다. 그는 기존 건축물이 지니고 있는 장소적 가치를 보존하고자 집속의 집 개념으로 디자인하였다.

추후 2001년, 건축가 잉고 슈리더(Ingo Scharder)가 개보수하게 되었고, 이때 설치된 1층 카페는 방문객들이 외부에 앉아 프랑크푸르트의 스카인 라인을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따스한 햇살이 먼저 반겨주는 곳

 

건축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길가가 한적하다. 마인강 물결 위로 비치는 따스한 햇살, 강가를 따라 이어지는 길과 나무들, 여름의 끝자락에 핀 꽃들, 제각기 향기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매일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서울의 삶에서 느끼지 못했던 여유로움이다. 이 낯선 여유로움이 우리가 독일의 땅을 밟고 있음을 실나게 한다.

 

도착한 시간은 12시. 로비를 둘러본다.

외관에서 느껴지는 다소 폐쇄적인 느낌은 내부로 들어서며 점점 사라진다. 내부를 감싸는 회랑을 통해 들어오는 빛. 안쪽의 중정을 통해 들어오는 빛. 그렇게 내부에서 밝고 개방적인 공간이 완성된다.

 

 

 

1층에는 책을 판매하는 작은 공간과 카페가 있다. 오렌지 주스와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 맛이 꽤 훌륭하다. 커피맛 때문에 이 공간에 다시 오고 싶어질만큼.

잠시 로비에 앉아 책들을 살펴보았다. 다양한 건축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깔끔한 레이아웃이 눈길을 끈다(직업병 때문 일 것이다..)

 

 

독일에서 만난 뜻밖의 커피맛집. 저 커피 층을 봐주세요!!

 

1층의 전시를 둘러보기로 한다. 당시 1층에서 진행한 전시는 RIDE A BIKE! Reclaim the city. 자전거를 콘셉트로 계획한 다양하고 지속 가능한 건축물, 조경, 도시 계획 프로젝트들을 보여준다. 코펜하겐, 뉴욕, 오슬로 등을 기반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함이 주목적이라고 한다.

 

RIDE A BIKE! Reclaim the city 전시

 

 

창과 중정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타공판을 투과하는데, 간접조명을 주로 사용하는 건축 전시들과는 색다른 느낌이다. 자연의 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전시의 주제와도 잘 맞는다.

 

중정으로 들어오는 빛이 전시 공간을 환하게 만든다. 친환경을 다룬 전시 테마와 어울리는 분위기.

 

 

3층은 상설 전시로, FROM PRIMITIVE HUT TO SKYSCAPER, 원두막에서 현대 고층 건물까지. 독일 건축의 역사뿐만 아니라 원시 주거부터 시대별로 주목할 만한 건축을 담는다.

 

 

 

 

한 층 더 올라가 보자. 4층은 기획 전시공간. 전시명은 The exhibition MÄRKLIN MODERNISM – From Architecture to Assembly Kit and Back Again.

 

 

 

MÄRKLIN은 150년 전에 설립된 철도 모형을 만드는 장난감 회사이다. 회사에서 제작한 모형들을 시대별로 전시해 놓았다. 탐나는 모형들이 한 두 개가 아니다.

 

 

디테일한 연출들

 

 

'집속의 집'은 솔리드 한 매스로 처리되어 내부 중정과는 다른 폐쇄된 형태이다. 중정과 대립되면서 공간의 존재감을 더 뿜어낸다.

 

집속의 집
집속의 집 속 내부 공간

 

 

3층 전시장 안에서 바라보는 프랑크푸르트의 스카이라인. 프레임 속에 독일. 이 또한 하나의 작품이 된다.

 

 

전시를 다 둘러보고 내려왔다. 1층에서 독일 건축박물관 큐레이터인 요크 Yorck와 인사를 나누었다. 잠시 스몰토크를 한다. 건축박물관을 답사하기 위해 왔다는 말에 그는 2016, 2017년에 독일 건축박물관에서 다룬 전시와 행사들을 담은 작품집과 함께 에코백을 건네준다. 멀리서 관심 갖고 찾아와 준 고마움 마음에서 란다. 아니요 제가 더 감사합니다...

 

 

사진에서 매고 있는 에코백은 지금도 애정 하는, 오늘도 매고 온 내 데일리 아이템 중 하나. 여름 내내 들고 다녀 점점 바래져 가고 있어 속상하다.

 

 

 

Museum Angewandte Kunst, Richard Meier

 

미술관  공원. 사람들이 분수대 주위에 모여 발을 담그고 있다. 일상의 여유가 느껴진다.

 

 

 

8월. 아직 푸른 나무들이 울창하다. 이 백색의 건축물과 조화를 이룬다. 흰색의 캔버스에 나무를 그려놓은 듯한 모습이다. 겨울과 가을에는 또 다른 느낌을 주겠지. 

그렇게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다. 건축가가 백색을 쓰는 이유 중 하나.

 

그리드, 사각형의 입면과 평면 그리고 곡선의 조화,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 스타일이 담겨있다.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여행자는 늘 시간에 쫓긴다. 도시 이동을 해야 했기에 시간이 넉넉지 않아 내부를 둘러보지 못했다. 건물만 잠시 눈에 담고 발걸음을 옮긴다.

 

 

 

 

독일 건축박물관 편 못다 한 수다.

 

1. 독일 건축박물관은 물리적인 아카이브의 역할을 수행하는 건물이 따로 존재한다.

2. 중정과 천창에서 떨어지는 햇볕으로 인해 전시장 내부는 생각보다 덥다.

3. 전시장 내부에서 만난 깨알 같은 디테일.

3. 전시장 한편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출처 - 기억의 단편들_ 독일건축박물관 (brunch.co.kr)

 

 

 

 

 

 

 

 

 

5.  건축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독일건축박물관

피터 슈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독일건축박물관(DAM Deutsches Architektur Museum)의 외형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9세기 빌라와 비슷하다. 반면 내부는 ‘집 속의 집’과 격자를 기본으로 한 담백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일 건축가 O.M. 웅거스Oswald Mathias Ungers가 설계한 이 건물은 1984년 일반에 공개된 이후 건축전문박물관이자 건축 자료 보관소로 역할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건축과 사회의 매개자로 건축 자료 아카이빙, 새로운 건축가 소개, 다양한 분야가 섞이는 만남의 장소meeting place로서 수집과 전시, 출판 활동도 겸한다. 국내에서도 건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고 개발 열풍 이후 새로운 도시와 건축의 생각을 담아낼 건축박물관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건축계 내부에서는 한국 건축의 공동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동시대 건축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전시, 출판, 컨퍼런스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독일건축박물관의 피터 슈말Peter Schmal 관장을 이메일 인터뷰했다.


피터 슈말 바이에른 주의 알트외팅 출신인 피터 슈말은 1992년 건축가로 첫 발을 내딛었으며, 1994년부터는 평론가로서도 활동을 시작했다. 2000 년 DAM에서 큐레이터를 맡았고 2006년부터 현재까지 같은 기관의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2007년 상파울로 국제건축비엔날레에서 독일 커미셔너를 맡기도 했고, 현재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며 꾸준한 전시와 글을 통해 유럽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과 대륙간의 건축 교류에 힘쓰고 있다.

인터뷰 박성태 본지 편집인

번역 박재용, 한성경 


박성태 건축 큐레이터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더불어 개인적으로 어떤 실천을 하셨는지, 미래의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피터 슈말 일반적으로 건축에는 사회적 역할이 존재합니다. 건축 전시 큐레이팅은 이런 일반 원칙을 반영해야 합니다. 독일건축박물관은 전시를 통해 그 역할을 맡아오고 있습니다. 내년 봄을 예정으로 비엔나 건축센터Architecturzentrum Wien의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는 전시 《글로벌하게 생각하고, 사회적으로 건축하라Think Global, Build Social》가 그 예입니다. 본 전시의 큐레이팅은 전前 뉴욕 현대미술관 큐레이터이자 현재 TU 뮌헨 건축 박물관의 새로운 디렉터인 안드레 레픽Andres Lepik이 맡았습니다. 전 세계 20여 개 이상의 지역을 선정해 건축가가 얼마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건축가는 서구의 시민이었지만, 그들의 활동영역은 세계 전역, 특히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또한 “건축적 행위는 사람의 요구와 열망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선언을 근거로 작업하는 가장 열정적인 건축가 그룹을 만날 계획입니다. 이 선언은 안나 헤링거Anna Heringer가 일하고 있는 라우펜의 알파인 빌리지에서 9월 18일 이후에 서적으로 출판할 예정입니다.

전시 《글로벌하게 생각하고, 사회적으로 건축하라 Think Global, Build Social 》 전경. 2013. 6. 8. ~ 9. 1. / © Uwe Dettmar

 

건축박물관 및 건축센터국제연맹(ICAM 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Architecture Museums and Centers)의 일반적 목표와 부합하는 우리의 목표를 독일건축박물관에서 계속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일반 대중과 전문가 모두를 위해 일하면서 중재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연구와 출판, 국제적인 전시, 학술토론회, 컨퍼런스 그리고 대담과 같은 포럼 개최 등이 그런 활동의 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독일건축박물관의 이름으로 2013년 최고 건축도서 20선의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고, 최고의 도서 10권에 ‘2013 DAM 건축도서 어워드’를 수여할 예정입니다. 수상작 중 이탈리아의 건축설계사무소 모토엘라스티코의 『빌린 도시Borrowed City』 공동저자 중에는 한국인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성태 시각예술 분야에서 전시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실행하는 매체 중 하나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이유를 찾자면 비단 전시 공간에 대한 사회적 수요의 확대만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역 공동체와의 관계에서 긴밀함의 정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미래 서울에 지어질 건축박물관이 고려해야 할 첫 번째 대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피터 슈말 일반 대중에게 ‘어떻게 건축박물관에 대한 충분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갖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은 건축박물관이 갖는 질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알기로 서울은 이런 질적 요소의 부족함이 매우 명백하게 드러나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사람들로 하여금 충분한 의지를 유발시킨다면 결과적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건축박물관이나 센터를 건립하는 비용을 조달할 수 있을 겁니다.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서울의 가장 긴급한 문제 중 하나로 보입니다. 그것은 중산층의 많은 꿈과 미래를 위협하고 황폐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건축의 질이 무엇인가, 어떻게 건축으로 하여금 건물로 빽빽하게 둘러싸인 도시의 환경을 유익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은 대단히 중요한 이슈입니다. 건축박물관은 돈과 노력을 들일만 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현존하는 박물관들이 세금으로 지어졌고, 저는 그러한 자금 조달 방식을 지지합니다. 밖으로 나가 정치인에게 한국에 첫 번째 건축박물관을 건립하라고 압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아시아 최초의 건축박물관인 울트라건축박물관Ultra Constructure Museum을 지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직 그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

박성태 주로 소장품 전시보다 기획 전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독일건축박물관은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 수행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피터 슈말 1년에 12~15차례 전시를 개최합니다. 총 1,500m²의 전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데, 그 중 300m²는 ‘주거 역사’에 관한 상설전시 공간입니다. 올해의 가장 큰 전시는 현재 열리고 있는 《간섭Interference》 전입니다.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오간 건축적, 계획적 간섭의 200년 역사를 주제로 한 이 전시는, 프랑스 협력 미술관인 스트라스부르크 근현대미술관과 손잡고 여는 공동 전시입니다. 430개라는 많은 전시가 박물관 컬렉션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내년에 열릴,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에서는 오직 컬렉션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박성태 독일건축박물관은 프랑크푸르트의 시립박물관입니다. 또한 국내외 다른 건축박물관이나 단체들과 협업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게 왕성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피터 슈말 1984년 시에서 박물관을 설립하면서 지은 이름, 독일건축박물관이라는 이름을 고심 끝에 채택하면서 우리는 거창한 타이틀에 담긴 기대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해왔습니다. 또 우리는 국가가 운영하는 수많은 국립 건축박물관의 협력자로서 전 세계에 걸쳐 그 역할과 위상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박성태 건축박물관이 실천해야 하는 역할 중 하나는 건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 대중과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독일의 일반 대중은 건축에 대해 현재 무엇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들과 무엇을 공유하길 원하는지 듣고 싶습니다.

피터 슈말 독일건축박물관이 선보이는 지방 거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은 이 질문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령 프랑크푸르트 모더니즘의 역사처럼 (에른스트 메이Ernst May, 마틴 엘세서Martin Elsaesser, 페르디난트 크레이머Ferdinand Kramer – 이들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방을 주제로 한 전시들을 선보일 뿐 아니라, 지방 대중의 관심을 파악하기 위한 전시 기획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 가장 중요한 대규모의 유럽 중앙은행 혹은 프랑크프루트 공항 제3터미널 설계 공모전이 독일건축박물관에서 펼쳐질 예정입니다. 전시 외에도 워크숍을 통해 학교나 유치원 교육과 협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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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건축박물관 파사드 © Uwe Dettmar
  • 3층의 <집 속의 집 Haus im Haus> © Norbert Miguletz
  • 1층 전경 © Tomas Riehle
  • 오디토리움 © Norbert Miguletz
  • 전시«PAUL BONATZ 1877–1956 » 전경 © Uwe Dettmar

박성태 독일건축박물관은 유럽에 아시아를 소개하는 전시를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는 다른 문화와 역사를 지니며, 둘 사이에는 각자가 상대를 통해 배우고자 하는 특징과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축적 관점에서 어떤 특징이 각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로서 이야기될 수 있을까요?

피터 슈말 아시아는 이미 유럽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유럽은 현대 아시아의 대도시를 이제 막 주목하기 시작했지만, 브루노 타우트Bruno Taut 혹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일본에서 영향 받은 바와 같이, 전통적인 아시아 건축은 서구 모더니스트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시아의 혼성적인 성격과 고밀도가 부각시킨 도시 생활의 새로운 측면들은 면밀히 연구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실천의 일환으로 ‘국제 고층건물상International Highrise Award’을 제정하여 1년에 두 번 수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건축가 그룹 WOHA의 2009년작 <The Met>(방콕)과 독일의 잉겐호펜Ingenhoven과 지역 건축가들의 합작인 지속가능한 빌딩인 <1 Bligh Office Tower> (시드니)는 가장 최근의 수상작입니다.

그리고 건축에서의 콘셉트는 중요한 특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유명 건축가들 또한 고유한 콘셉트를 창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건축은 결국 주거공간을 창조하는 작업이고, 건축가는 일상의 삶을 공유하는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근사하고 정확한 콘셉트가 없다면 좋은 건축물은 물론 좋은 주택조차 만들 수 없을 겁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축가는 중국 항저우 출신의 건축가 왕슈Wang Shu와 그의 아내 류 웨뉴Lu Wenyu입니다. 그들은 건축이 감각적이고 개념적이며, 공간적으로 대담하고 물질적으로 전통적일 수 있는 도시 예술임을 보여줍니다. 중국의 거대한 건축 공장들을 제압한 ‘느린 건축’이라는 점에서 이들 부부가 프리츠커상을 받았을 때 매우 기뻤습니다.

박성태 정림건축문화재단과 《건축신문》은 현재 북한 도시와 건축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접근이 제약되는 조건들은 연구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통일 준비와 관련해 동독과 서독 양측의 건축 분야에서 만들어진 어떤 종류의 노력이 있었는지 조금이라도 소개해줄 만한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피터 슈말 동·서독의 통일은 준비랄 것도 없이 갑자기 일어난 일입니다. 마치 완전한 기습인 냥 러시아는 제국이 붕괴했고, 동독에는 빅브라더가 사라졌습니다. 시민들의 거대한 저항 끝에 국경을 개방했습니다. 잇따른 돌진과 뒤이은 체제 붕괴에 모두가 놀랐습니다. 서독이 기본적인 통일 원칙을 떠맡아 지휘했고, 새로운 제도와 모든 사회기반시설 등 동유럽 전역의 모든 것이 서방의 체제로 갑작스럽게 개조되었습니다. 10%의 특별조세extra tax가 이때 도입되었고, 지금도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수백만 개의 물건이 매해 소비되고, 기술 면에서 “새로운 국가”는 “오래된 국가”를 앞질렀습니다. 다수의 동독인이 일자리를 찾아 서독으로 이주했습니다. 이제는 수천 명의 서독 학생들이 새로운 대학을 찾아 동독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재통일된 베를린은 독일의 새로운 수도이며, 세계적으로 창조적인 도시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수없이 많은 젊은이들이 단순한 방문을 위해 머무르고 있습니다.

통일 이후 똑같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런 모든 일련의 일들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저는 단지 한국인에게도 행운이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마도 통일은 통제 불가능한 거대한 격변이 될 것이기에 그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만 한국이 갖는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중국과의 관계가 아닐까 합니다. 중국이 국가 전역을 변형시킨 방식과도 같이, 북한을 변형시키는 데 중국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이것은 한국 그리고 한국 건축계가 가져야 할 큰 물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태 한국에서 젊은 건축가들은 진보 속에 의미 있는 결과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직면할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과 부정적 시각이 있습니다. 독일의 젊은 건축가들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독일건축박물관은 독일의 젊은 건축가를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미래에 현장의 중심에 설 젊은 건축가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십시오.

피터 슈말 1990년 통일 이후, 이전의 동독 재건과 관련해서 엄청난 기회들이 생겨났습니다. 모든 건축 종사자들이 직업을 가지게 되었고, 이런 분위기는 2000년까지 지속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너무 많은 건축가로 인해 상황이 더 험난해졌습니다. 실제로 8천만 인구가 사는 나라에 등록된 건축가만 12만 명이 넘습니다. 한국의 건축가 수와 비교하면 아마 깜짝 놀랄 수치일 거라 생각합니다. 독일 경제가 위기 신호 없이 아주 순항하고 있지만, 젊은 건축가들은 독립적으로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에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독일 건축가들이 아시아 그리고 특히 중동에 진출하는 경향이 눈에 띄게 늘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와 같이 재정 위기에 처한 남유럽의 건축가 나라의 수천 명이 독일로 이주하는 현실입니다. 이런 현상과 비교해 추측하건대, 현재의 상황을 그리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빌린도시: 공공장소의 사유화 담디출판사, 2013 

 

독일건축박물관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주관하는 국제 행사 ‘2013 DAM 건축도서 어워드DAM Architectural Book Award 2013’에서 한국의 『빌린도시Borrowed City』가 올해의 세계 건축 책 10권 중 한 권으로 선정됐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이탈리아 건축가 마르코 브르노와 시모네 카레나, 그리고 김민지가 쓴 이 책은 4년간 서울의 공공공간을 관찰하고 기록한 책이다. 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도시를 빌린’ 다양한 사례에서 저자들은 노점상이 거리를 점거하는 모습이나 공원에서 바둑을 두거나 광장, 강, 바다 등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 모든 활동이 우리가 잠시 도시를 빌려 쓰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한다. 공장이나 공사장 등 위험 지역을 표시할 때 사용하는 검은색과 노란색의 사선으로 디자인한 표지는 주제의 혁신성을 담아내는 동시에 유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처 - http://architecture-newspaper.com/vol08-chpt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