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9. 순천 선암사 매화 - 무우전 매화 (2024.03.23.)
우리나라 '매화의 보물창고'인 선암사 경내에는
최소 수령 350년이 넘는 약 50여 그루의 고매들이
전각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중에서 원통전 담장 뒤편의 백매화와 무우전 돌담길의 홍매화가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2007년에 지정되었다
특히 무우전 돌담길의 20여 그루의 고매 군락은
우리나라 토종 매화의 정수精髓를 보여준다.
어느 이른 봄날 그 매화터널에 들어서면
시린 겨울과 속세에서 벗어나 환상적이고 달콤한 봄을 체험할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이 '무우전 매화길'이다
2024년 3월 23일 현재,
선암사 경내 매화의 개화상황은
무우전 돌담길의 홍매화와 백매화는 만개 후에 벌써 지기 시작하였고
원통전 담장 옆의 백매는 이미 많이 졌다
그리고 대웅전 뒷 편의 홍매, 그리고 요사채인 무량수전 홍매도
지기 시작하였다
반면, 첨성각 연못 옆의 백매와 공양간인 적묵당 담장의 홍매와 백매,
해천당 담장과 마당의 고매, 그리고 뒤깐 옆과 뒷 편의 매화는
지금이 절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 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다는 선암사는
예로부터 100종이 넘는 꽃나무들이 자생하고 있어서
한국의 정원수들을 총 망라했다는 찬사를 듣는
‘꽃절’로도 유명하다
무량수각 앞의 600살 된 누운 소나무,
지장전 위의 영산홍과 자산홍,
칠전차밭의 700살 넘은 차나무 등이 유명하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단연 백미는 매화나무라고 할 수 있다
천년고찰 선암사에는 그 오랜 시간을 전설처럼 함께 살아 온
매화나무들이 있다
칠전선원과 원통전 사이
그 통로 한가운데 자리 잡은 ‘선암백매仙庵白昧’와
무우전 돌담길 중간쯤의
‘선암홍매仙庵紅昧’는 600살이 넘은 천연기념물로서
선암사의 역사와 그 향기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1,500년이 넘은 완숙한 절집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두 그루 말고도 많은 고매화들이 살고 있다.
대웅전 뒷 계단에 자리한 수령 450년의 매화와
첨성각 앞의 홍매화는 수령 4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건강한 매실을 생산해 내고 있고,
그 외에도 수령 300년 내외의 매화들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그 중에서도 무우전 돌담길의 20여 그루의 고매 군락은
선암사 매화의 진수이자 나라의 보물이다
선암사의 고매화들은
요즘 우리 주위에 흔한 매화마을의 일본산 개량종이 아니라
우리의 토종매화이다.
개량종의 수명이 수십 년인 데 비하여
우리의 토종 매화는 수명이 수백 년에 이르고,
고목의 구부러진 등걸마다 몇 백 년의 세월을 이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매화의 특징은 꽃잎은,
일반 매화에 비해 작고 꽃도 듬성듬성 피지만
그 기품과 향은 감히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다
죽은 듯이 메마른 등걸에서 한 송이 꽃을 피우는 그 고아한 멋과
끝을 알 수 없는 그 깊은 향기는
이 세상 모든 꽃 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벌써 선암사의 봄이 저물기 시작하였다
미처 언제 왔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꽃이 많이 졌다
나는, 해마다 겨울이면 선암사 쪽만 바라보고 살지만,
그 찬란한 매화의 계절은 결코 길지가 않다
보통 1주일에서 길어야 2주일 정도로 아주 짧아서
금새 찰나처럼 지나간다
‘짧은 만남, 긴 아쉬움......’이지만
<선암사 매화>가 있어서 선암사의 겨울은 깊고도 깊고,
그리고 아름답다라고 할 것이다!
칠전선원과 원통전 사이, 통로 한가운데 자리 잡은 ‘선암백매仙庵白昧’는 이미 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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