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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2-012. 순천 선암사 매화 (2022.03.12.)

 

 

 

 

 

 

 

 

 

 

 

012. 순천 선암사 매화 (2022.03.12.)

 

 

우리나라 '매화의 성지' 선암사 경내에는

수령 350~650년에 이르는 오래된 매화나무 50여 그루가

천년 세월의 이끼가 내려앉은 절집 곳곳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

 

선암사를 대표하는 '무우전 돌담길'

원통전 담장, 응진당 담장. 뒤깐 옆 그리고 대웅전 뒷편과

첨성각 연못 옆에도 고매가 살고 있다

그리고 공양간인 적묵당 담장의 홍매와 백매, 요사채인 무량수전 뜰 앞의 홍매

그리고 해천당 담장과 마당에도 잘 늙은 고매들이 살고 있다

그 중에서 원통전 담장 뒤편의 백매화와

무우전 돌담길의 홍매화가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2007년에 지정되었다

 

'눈물이 나도록 아름다운 풍경'으로 불리는

'무우전 돌담길'에는

350년이 넘는 매화나무 20여 그루가

담장을 따라 도열하고 섰고

수령 550년의 천연기념물 <선암홍매>

큰 줄기 3개중에 2개가 어느 여름 태풍에 부러져서 완전히 사라졌지만

지금또 꿋꿋하게 분홍빛 꽃을 피운다

 

원통전 앞의 <선암백매>는 약 600년 전에

천불전 앞의 와송과 함께 심어졌다고 전해지는데,

아직도 늠름한 기품과 수세를 자랑하고, 지금도 왕성하게 꽃을 피우는

선암사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해마다 이른 봄에 치러지는 2달 정도의 탐매여행에서

우리나라 '매화의 성지' 선암사 방문은

탐매여행의 핵심이자, 가장 중요한 일정으로 여기고 준비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의 기상이변,  그리고 오묘한 자연의 조화 등,  수 많은 변수 때문에

탐매 시기를 잘 맞추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해(2021년)에도 탐매시기를 놓쳐서 

이미 지고 있는 매화를 봄비 속에서 멍한히 바라 본 아픔이 있었다

그래서 선암사 입구 식당에서 눈물 젖은 산채비빔밥을 씹으며

'내년에는 꼭 미리 사전답사를 오리라!'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었다

 

지난 해의 다짐을 잊지 않고 올해는 미리 사전답사를 왔다

예상했었지만, 선암사 매화들은 대부분 꽃망울을 아직 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청매화는 만개 직전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선암사의 청매화는 백매화, 홍매화보다 항상 일찍 피고, 일찍 기 때문에

청매화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에야  한창 무렵의 청매화와 대면하는 기회를 얻었다

 원래, 청매화와 백매화 그리고 홍매화의 개화시기는

지역과 위치에 따라서 1~2주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매화의 나이에 따라서도 1~2주 정도 개화시기의 차이를 보인다

선암사의 수령 350~650년의 오래된 매화나무는 백매화와 홍매화가 대부분이고

청매화들은 수령 100년 안쪽의 '젊은 피'에 속한다 

따라서 청매화들이 항상 1~2주 정도 일찍 피고,

고매들이 피기 시작하면 벌써 진다 

 

오늘, 사전답사를 통한 판단 결과,

선암사 매화(고매)의 만개 시기는 앞으로 10일 후쯤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22년 올해의 선암사 탐매여행의  적당한 시기는,

조금 부족하지만, 만개 전의 싱그러운 매화를 선호하면 3월 3째 주말, 

이미 지기 시작했지만, 만개 후의 화사한 매화를 선호하면 

3월 4째 주말이  좋을 것 같다

나는 바로 다음 주, 3월 3째 주말에 다시 가기로 했다!

 

 

 

 

 

 

<무우전 매화>

 

 

 

 

 

 

 

 

 

 

 

 

 

 

 

 

 

<대웅전 매화>

 

 

 

 

 

 

<무우전 돌담길 청매화>

 

 

 

 

 

 

 

 

 

 

 

 

 

 

원통전 앞의 <선암백매>

 

 

 

 

<첨성각 매화>

 

 

 

 

 

 

 

호남의 명산 조계산 동쪽에 자리 잡은 선암사는

우리나라 태고종의 총본산이다.

그러나 서쪽의 승보사찰 송광사와 구례의 화엄사의 명성에 가려서

잘 알려지지 못했고,

더러는 동백과 상사화로 유명한 전북 고창의 선운사와 혼동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선암사는, 유홍준 전문화재청장의 표현처럼

'미술사적으로 뛰어난 유적도 없고 경관이 빼어난 것도 아니지만 가고 싶은 절,

가면 마음이 마냥 편해지는 사찰'로서

신도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사랑을 받고 있는

남도의 천년고찰이다.

 

유홍준 교수가 자기 마음속 최고의 문화유산으로

한글과 청자와 산사(山寺)를 꼽았고,

우리나라 산사의 대표적인 절로는 선암사를 뽑았다.

그리고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김봉렬 교수도

선암사를 건축적인 면에서 최후의 최고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전남 순천에 위치한 선암사는

백제성왕 5년에 아도화상이 현재의 비로암자에 처음 세웠고,

도선국사가 현재의 선암사 자리에 절을 중창하고 1철불 2보탑 3부도를 세웠다.

그 후, 의천대각국사에 이르러 대중창이 이루어지고 천태종을 널리 전파하여

호남의 중심사찰이 되었다

 

정유재란 때 전소되다시피한 선암사를

1660년 경준, 경잠, 문정 세 스님이 대웅전을 세우는 등

8년에 걸쳐 중수를 하였고

호암 스님에 와서 원통전, 불조선, 승선교 등을 지으며

중창 불사가 마무리되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