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 매화, 시련 속에서도 개혁의 꽃을 피우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저물고 있다.
올 한해 전 세계를 휩쓸었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코로나 19였다.
이 유례가 없는 코로나 팬데믹은
이 시대를 사는 인류가 평생 처음 겪어보는 대재앙으로서,
아직도 그 끝을 예단하기가 어렵고 겨울로 접어들자
그 기세는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생명의 위협과 생활의 불편뿐만 아니라,
사회 및 경제적 어려움을 감내해야 하는 시련의 겨울을 겪고 있다.
하지만, 아랍국가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항상 맑는 날만 계속되면 우리 삶의 터전은 점점 황무지가 되고
마침내 사막으로 변해버리게 된다"라고 하는 심오한 말이 있다.
때론 흐리고 비바람 불고, 마침내 태풍과 해일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그 또한 거스르기 힘든 자연의 섭리로서,
순리에 따라 슬기롭게 대처하면 오히려 우리의 삶을
복되고 풍요롭게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는 가르침일 것이다.
또한, 중국 당나라의 고승 '황벽선사'도
다음과 같은 매화시梅花詩 한 구절을 남겨 시련과 성숙의 삶의 이치를
설파한 적이 있다.
"不是一番寒徹骨 (불시일번한철골)
한 번 매서운 추위가 뼛속을 사무치지 아니하면
爭得梅花撲鼻香 (쟁득매화박비향)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 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
격동의 2020년은 코로나 19 못지않게
우리사회와 삶에도 큰 갈등과 변화가 있었다
정의로운 사회와 올바른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한 개혁의 바람이
사회 곳곳으로 거세게 몰아쳤다
그러나 정의롭지 못했던 구태 권력과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반격은 만만치 않았고
그 와중에 개혁세력이 역습을 당하여 피해를 입기도 했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매화는 온갖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낡은 틀을 깨고나와 새로운 꽃을 피운다
때때로 개혁은 갈등과 고통을 수반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하여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의무이자
새해에도 결코 멈출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고
감히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2020 경자년의 탐매기행은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사태의 여파 때문에
사무치게 절실하지 않으면 여행을 자제하고 삼가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그래서 예년보다 절반에도 못 미치는 답사여행이 되었지만,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매화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너무 느긋해져서 2020년 올해의 ‘탐매기행 정리기’를
연말에야 작성하는 심각한 나태와
게으름을 저지르고 말았다.
지금 문밖은 이미 엄동설한의 한파가 시작되었지만
이 혹한기 시련의 계절에도 꽃을 피우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있을
매화의 숙명을 생각하며 쫒기는 심정으로
2020년 ‘탐매기행 정리기’를 마친다.
2020. 12. 30.
01. 광양 청매실농원 홍매 (분재, 2020.01.19.)
지리산 자락을 수놓으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을 따라서
초봄이면 매화가 지천으로 피는 광양 매화마을의 청매실농원에서
몇 년 전에 분재 매화 2그루를 사 온 적이 있었다.
둘 다 옅은 색의 겹꽃이 피는 홍매로서
이른 봄에 듬성 듬성 분홍색의 꽃을 피운다
재작년에 분갈이를 하다가
거름을 너무 많이 넣었는지
1그루가 작년에는 꽃을 피우지 않았는데
올해는 꽃을 피울 수 있을런지 계속 눈여겨 보고 있다
나머지 1그루는
약 1주일 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더니
이번 주말에 만개하였다
올해 초에는 추위가 실종되어 포근한 날씨 덕분에
예년보다 2~3주 빠른 것 같다
새해 아침부터 부산 유엔공원의 홍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고 인터넷에 올라왔었는데
가보지도 않고 오늘도 집에서
분재만 바라보고 있다......
02. 김해 <봉하마을 홍매> (2020. 02. 15.)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고향에 귀향 후
서거하기 전까지 생활했던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의 집'에
아주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고매가 한 그루 있다
3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이 매화는
안방침실 오른쪽 장독대 옆에 자리잡고 있는데
밑둥에서 부터 뻗은 여러 가닥의 가지가 위쪽 보다는 옆으로 펼처져서
전체적으로 밥사발 같은 모양의
소박한 모습을 띠고 있는 토종 와룡매이다
나는 작년에야 처음으로 그 매화나무를 볼 수 있었는데
안내 학예사께 확인해 보니 그때까지 아직
'대통령의 집' 매화나무의 이름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매화 이름으로는
명사의 이름이나 지명을 따면 무난하지만
고인께서 사양하실 것 같아서 접어 두고
고인께서 평생을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쟁하셨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키 위해서 목숨까지 바쳤으니
고인의 정신을 살리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 나는 그 키 낮은 와룡매를
봉하마을 <민주매>라고 부르기로 했었다
작년에 확인한 바로는 <민주매>는
3월 중순 이후에야 만개하는 습성을 가진 백매로
비교적 늦게 개화하는 매화였다
그래서 <민주매>가 피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라는 것이 예상이 되지만
그래도 이번 겨울 날씨가 무척 포근하니
꽃봉오리가 어느 정도 터지지도 않았을까하는 기대감으로
토요일 오후에 '대통령의 집'을 찾았다
그러나 <민주매>의 꽃봉오리는 전혀 열리지 않았다
그래도 하얀 꽃망울이 제법 많이 부풀어 올라
며칠내로 꽃봉오리가 서서히 터지기 시작할 기미가 보인다
그런데 봉하 대통령사저 곳곳에
만개 직전의 홍매들과 한창 개화중인 백매들이 제법 눈에 띤다
20년 내외의 한참 어린 매화 20여 그루이지만
상당히 늦게 꽃을 피우는 <민주매>를 대신하여
봉하마을의 새봄을 씩씩하게 열고 있다
03. 달성 인흥마을 매화 (2020. 02. 23.)
대구 달성군 화원읍 인흥마을은
목화씨를 우리나라에 전한 문익점 선생의 후손들인
남평 문씨 일족이 모여 사는 곳이다
원래 '인흥사'라는 절이 있었던 폐사지에
뒷산을 등지고 마을이 자리를 잡았고
조선 후기의 전통한옥 9채와 문중 정자 2채가
잘 보존되어 있다
약 180년 전 쯤에 마을이 조성된 인흥마을은
우리나라의 자연발생적인 전통마을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마을 배치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처음 이곳에 마을을 조성할 때, 이곳의 대표적인 마을 공공건물인
수백당(수봉정사) 터를 중심축으로 삼아서 가로망을 짜고
그 뒤로 집터와 진입로를 바둑판형으로 질서정연하게 배치한
미리 도시계획이 이루어진 문중 주거단지이다
수백당(수봉정사)은 마을 입구에 있는 정자로서
주로 손님을 접대하고 문중의 모임을 열 때 사용되는 마을의 큰사랑채이고
그 옆으로 근래에 새로 지어진 인수문고는 문중의 서고로서
책 2만여 권을 소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사설 도서관이다
또한 인흥마을은 조선시대에 도시계획이 이루어진 한옥 도시계획마을로도 유명하고
초여름 흙담장에 피어나는 능소화 꽃이 아름다운 곳이다.
마을 안쪽으로 자리잡은 광거당廣居堂은
문중 자제들의 교육과 도서관으로 쓰였던 건물인데
그 입구의 개울쪽 진입로 곁에 홍매 1그루가 있다
지난 해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했는데
비교적 꽃이 일찍 핀다는 정보만 가지고 바람이 거센 날에
처음으로 찾아갔다
수령 60년 정도, 들매화 계열로 보이는
분홍색 겹꽃의 키가 낮은 홍매로서 이미 활짝 만개하였다
마을 입구 전시용 매화밭에서 떨어진 위치와
그 수형으로 미루어 볼 때 매실을 얻기위해
마을 텃밭의 가장자리에 오래 전에 심겨진 듯 하고
안정적인 모습으로 수세가 왕성하다
인흥마을 입구 주차장 앞으로 넓은 목화밭이 있고
인수문고 우측으로 매화원이 조성되어 있다
아직 쌀쌀하고 매서운 바람과 대구를 강타한 코로나19 여파에도
제법 많은 상춘객들이 매화원에 나왔다
매화원에는 약 50그루 정도의 30년 내외의 홍매와 백매가 있고
홍매는 대부분 활짝 피었고
백매는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마을 안쪽의 집집마다 담장 너머로 살짝 고개를 내민
홍매들은 이미 만개하였고
마을 텃밭과 뒷산의 청매와 백매도
꽃불이 번지기 시작하였다
04. 단속사지 <정당매> ( 2020. 03. 01.)
3년만에 다시 찾은
단성면 운리의 옛 단속사 터에는
문화재 사적 발굴 조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천년 전,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돼 조선후기에 폐사된 것으로 알려진
단속사는 승려가 100명이나 있었던 큰 사찰이었는데
지금의 옛 터에는 일부 민가와 보물인 동·서 석탑과
당간 지주만 덩그러니 남아 전해지고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때의 유명한 화공 솔거가 그린
유마거사상(維摩居士象)이 있었던 절이라는 기록도 남아 있고
고려 말에 정당문학 벼슬을 지낸 강회백 선생이
과거에 급제하기 전에 단속사에서 공부할 때 심었다는
매화 <정당매>가 오늘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640년의 역사를 이어왔던
<정당매>가 4년전에 안타깝게도 고사하고 난 이후
산청군청에서 어린 후계목 3그루를 정당매 주위에 심어 놓았는데
그 후계목들이 지금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 후계목들이 성공적으로 자라서
산청3매, <정당매>의 영광을 다시 재현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05. 양산 순매원 (2020.03.06.)
원동 매실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매실이나
홍보 부족으로 그 유명세를 잃어가고 있는 안타까움에
순매원에서는 원동 매실을 알리고자 2004년부터 축제를 기획하여
매년 3월에 개최하기 시작하였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행사가 취소되었다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 지역의 대표적 과실인 매실은
온화한 기후와 충분한 일조량 등 매실 재배에 좋은 지역적 특성 때문에
매실 고유의 효능이 타 지역 매실보다 높아
70여 년 전부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원동 매실은 토종인 소과종으로
3월에 열매를 맺기 시작하여 5월 중순에서 6월까지 수확하게 되며
크기는 2.5㎝에서 3㎝로 양매실에 비해 1.5㎝가량 작다
씨는 딱딱하고, 씹었을 때 신맛과 단맛이 나며
과육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현재 70여 농가가 50여 ㏊에 매화나무를 심어
토종 청매실을 수확하고 있다
(글출처 : 디지털양산문화대전)
06. 통도사 일주문 <수양매> (2020.03.06.)
통도사의 입구 일주문 옆
한송정이라는 식당 앞에 있는 <수양매>이다
수령 약 20년 내외로 보이는 백색의 겹꽃이 피는 어린 매화인데
수양버들같이 가지가 늘어져서 꽃이 달려
<수양매> 혹은 <능수매>로도 불린다
우리나라의 <수양매>를 대표했던
'호남 5매' 중 하나였던 <소록도 수양매>는 애석하지만
2009년에 태풍으로 고사했다
해마다 <자장매>를 보러 다닐 때에는
겨우 꽃망울이 달린 정도의 상태만 본 것이 고작인데
오늘에야 활짝 만개한 모습을 처음으로 본다
대가람의 입구 일주문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절을 하고 있는 형상의 <수양매>는
마음을 내려 놓고 대중을 공경하는
하심(下心)을 수행하는 '구도자의 집'의 문지기로서도
제법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07. 양산 통도사 <오향매>(2020. 03. 06.)
지난 해에 <자장매>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오향매>를 처음 발견했었는데
<자장매>가 질 무렵에야 꽃이 피기 시작하는 개화 시기를 가진
지리산에서 옮겨 심은 300년 이상 된 연륜의 고매이다
<자장매>가 지더라도 <오향매>를 볼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되었는데
올해의 나무 가지치기는 잔인하리만치 가혹했다
마치 손발이 모두 잘린 생명을 다한 고사목을 연상시키고 있는데
그 속에서도 장한 꽃을 피워냈다
하지만 수형이 제대로 잡히고 수세를 회복하려면
아마 족히 수 년이 걸리리라!
그래도 <오향매> 앞에
이런 아름다운 안내판이 있어서 그나마 위로로 삼는다
"이 오향매는 추운 겨울을 이겨낸 그윽한 매화향이
성불을 향한 수행자의 향기, 즉
① 수행자가 계율(戒律)을 잘 지키는 향기(戒香)
② 수행자가 마음을 쉬게 하는 향기(定香)
③ 수행자의 마음에 걸림이 없는 향기(蕙香:혜향)
④ 마음을 뛰어 넘는 향기(解脫香)
⑤ 수행자의 마음에 나와 남의 구별이 없는 향기(解脫知見) 등
다섯 가지의 향기를 닮았다 하여 오향매라고
주지스님이 지었다
지리산 남녘 깊은 골짜기에서 자생한 이 나무는
수령이 300년 이상된 고매로서 순백색의 꽃을 피워
꽃과 향기를 공양하고 영축총림의 일원으로
도량의 주인이 되었다"
08. 통도사 사명암 매화 (2020. 03.06.)
영축산 통도사 사명암은
서운암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암자로
사명대사가 이곳에 초가를 짓고 수도하면서
통도사의 금강계단을 수호했던 암자라고 한다
사명암의 요사체 담장 곁에
수세가 좋고 단정한 매화나무 1그루 있다
지난 해 여름에 우연히 사명암에 들렀다가
매화나무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올해 통도사 오는 길에 잊지 않고 찾게된 것이다
산내 암자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사명암의 정원에 수령 약 40년 내외의 홑꽃의
백매가 둥지를 틀었다
09. 밀양 <금시매> (2020. 03. 07.)
새벽부터 봄비가 내렸다
비가 오면 사진촬영은 상당히 불편해지지만
빗방울을 머금은 매화의 청초함과
빗 속에서도 봄을 재촉하는 매화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기에
망설이다가 밀양 강변의 금시당으로 향했다
다행히 금시당에 도착할 무렵 봄비는 그쳤고
어느새 <금시매>는 화사하게 만개하여
겨우내 인적이 드물었던
금시당과 벽곡재 뜰을 환하게 밝히고
은은하고 감미로한 매향으로 방문객을 맞아준다
비 때문에 상춘객들의 방문도 뜸하여
오전내내 아주 느긋하게 <금시매>를 완상하다가
<표충사 백매>를 보러 길을 나섰다
10. 밀양 <금시매>-2 (2020. 03. 08.)
어제는 봄비가 내리는 중에도
밀양 강변의 <금시매>를 찾았었는데
맑게 날이 갠 오늘 아침에 다시 금시당을 찾았다
그런데 어제는 비 때문에
상춘객들의 방문이 뜸하였지만
오늘은 방문객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촬영에 애로가 많았다
어쩔 수 없이 일찍 삼각대를 접고
혜산서원의 매화를 보러 다시 길을 나섰다
11. 표충사 매화 (2014. 03. 22.)
밀양 표충사에는
종무소 앞 너른 마당에 삼층석탑과 나란히 자리잡은
수령 150년의 <백매>가 있다
대웅전과 팔상전 앞에도 아직 어리지만
수양매 1그루와 홍매 2그루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대웅전을 지나서 왼편 언덕 위에도
수령 50년 내외의 백매 2그루가 터를 잡고 있다
지난 해 봄, 표충사에서는
<표충사 봄마중 가다 - 봄은 여기 매화가지에
이미 무르익어 있다>는 주제로
'봄의 메신저' 매화를 환영하는 사찰의 축제행사가
처음으로 열렸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모두 취소되어
많은 내방객을 아쉽게 했다
12. 선암사 <무우전매> (2020. 03. 14.)
우리나라 '매화의 보고'인
승주 선암사 경내에는 최소 수령 300년이 넘는
약 40여 그루의 고매들이 전각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선암사를 대표하는 '무우전 돌담길'과
원통전 담장, 응진당 담장. 뒤깐 옆 그리고 대웅전 뒷편과
첨성각 연못 옆에도 고매가 살고 있다
그리고 공양간인 적묵당 담장의 홍매와 백매
요사채인 무량수전 뜰 앞의 홍매
그리고 해천당 담장과 마당에도 잘 늙은
고매들이 살고 있다
무우전無憂殿은 선암사 북쪽으로
대웅전의 북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요사채이다
‘ㄷ’자형으로 전면이 둘러싸여진 무우전의 뒷마당에는
철불이 봉안되어 있는 각황전이 있다
선암사에서 제일 외진 곳에 위치하여 선방으로 적격인데
지금은 선방 겸 요사채로 사용하고 있으며
태고종台古宗 종정의 침실이 있다
그동안 굳게 닫혀 있었던
무우전 지역이 올해부터 처음으로 개방되었다
<무우전매>들의 뒷모습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앵글과 세계가 열린 것이다
전인미답의 신천지에 들어서는 기대와 설레임으로
그 비밀의 정원 구석구석을 렌즈에 담으면서
문득 고마움이 우러나왔다
어려운 시절에 금단의 지역을 일반인에게 개방해준
선암사의 자비와 배려에 감사드린다
13. 선암사 <원통전매> (2020. 03. 14.)
선암사 <선암매>는
원통전과 무우전을 따라 운수암으로 오르는 돌담길에
40주 정도가 위치하고 있다
그 중에서 원통전 담장 뒤편의 백매화와
무우전 돌담길의 홍매화가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2007년에 지정되었다
수령 6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원통전매>는
지상 약 50∼80㎝ 높이에서 네 개의 큰 줄기가 갈라지면서
다시 서로 교차하여 얽힌 형태의 웅장한 모습이고
8.2m 높이의 큰 키를 자랑한다
우리나라의 매화나무 중 드물게 키가 큰 나무로서
수세가 양호하고 순백색의 홑꽃을 피운다
하지만 <원통전매>는 600살이 넘는 나이의 고매이다 보니
그동안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 했었는데
올해는 여태껏 10년정도 내가 지켜본 중에서도
가장 화사하고 아름답게 만개 하였다
우리나라 '매화의 보고寶庫' 선암사의
명불허전 <원통전매>의 자존심을 오늘에야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흐뭇한 마음이었다
14. 선암사 <대웅전매> (2020. 03. 14.)
선암사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매화가 대웅전 바로 뒷편
계단 위의 <대웅전매>이다
<대웅전매>의 개화 상태를 보고서 선암사 경내의 나머지
<선암매>들의 개화 상태를 미리 짐작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되는 매화로서
선암사에서 비교적 일찍 꽃을 피운다
수령 450년 내외의
수형이 당당하고 기운이 왕성한 <대웅전매>가
포근하고 화창한 이른 봄 기운에
화사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15. 선암사 <뒤깐매> (2020. 03. 14.)
선암사에서 매화만큼이나 유명해서
민속 문화재로 지정된 해우소 뒤깐이 있다
족히 삼백년은 되었다는 이 명물은
건축 양식이 독특하고 공간의 짜임새가 뛰어날 뿐만아니라
화장실 고유의 기능마저 충실하고 훌륭해서
숱한 시와 문학의 소재로서 다루어지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었던 뒤깐이다
이 뒤깐 주위에
오래 된 매화 대여섯 그루가 심겨져 있다
화장실 환경의 부정적인 인식을 순화시키고
화장실에 앉아서 근심을 털어내고 매화향도 즐길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공간이다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 」
정호승 시인의〈선암사>라는 유명한 시인데
매화 피는 이른 봄에 선암사의 이 뒤깐으로 간다면
아마 그곳에서 살고 싶을지도 모른다
16. 남사마을 <원정매> (2020. 03. 14.)
진양 하씨가 32대째 살아온
남사마을 분양고가의 <원정매>는
원정공 하즙 선생이 직접 심은 수령이 680여년이나 된,
<산청3매>중의 하나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매로서
고택 이름을 따서 <분양매>라고도 불린다
원줄기는 오래전에 동사하였었는데
몇 년 후에 뿌리쪽에서 곁가지 하나가 살아나서
간신히 다시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해마다 점점 수세가 풍성해지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으로 보인다
<원정매> 앞에는 원정공의
영매시(詠梅詩)를 새긴 시비가 서 있다.
「 집 앞에 일찍 심은 한 그루 매화
한겨울 꽃망울 나를 위해 열었네
밝은 창에 글 읽으며 향 피우고 앉았으니
한 점 티끌도 오는 것이 없어라 」
<원정매>는 꽃잎이 여린 분홍색의
겹꽃 홍매화인데 인근의 <최씨매>와 많이 닮았다
2주 전에도 들렀었는데 그 사이에 만개한 후
이제 시들고 있었다
집 뒤뜰에는 원정공의 손자로 영의정을 지낸 하연 선생이
7세에 심었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되었고
아직도 감이 열리는 630여년 된 감나무도 있다
17. 산천재 <남명매> (2020. 03. 14.)
산청 시천면의 산천재(山天齊)는
조선 중기의 유학자인 남명 조식 선생의 유적지로서
조정에서 내린 벼슬을 모두 거절하고
산천재에서 학문연구와 후진양성에 평생을 보냈던 곳이다
산천재가 있는 현 위치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중산과 삼장으로
나누어 흐르다가 덕천에서 만나는 곳으로
산천재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천왕봉이 가장 아름다우며
물 맑은 덕천강이 산천재 앞으로 흐른다
조식 선생의 유적은 두 곳으로 나뉘는데
사리(絲里)에는 산천재, 별묘, 신도비, 묘비가 있고,
원리(院里)에는 덕천서원과 세심정이 있다.
산천재는 명종 16년(1561)에 세워졌고
순조 18년(1818)에 고쳐 지었다
산천재 앞 뜰의 매화나무, <남명매>는
'산청3매'중의 하나로서,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이곳에
선생이 직접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령 450여 년의 역사와 연륜을 헤아리는 고매로
크게 세 갈래로 갈라진 줄기는 뒤틀리면서 하늘을 향해 뻗어 올랐고
연한 분홍빛이 도는 소담한 반겹꽃을 피운다
「 春山底處無芳草
봄 산 어디엔들 아름다운 꽃 없겠는가
只愛天王近帝居
내가 여기에 집을 지은 이유는
다만 천왕봉이 하늘에 가까운 걸 사랑해서라네
白手歸來何物食
빈손으로 돌아 왔으니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銀河十里喫有餘
은하수 십 리 맑은 물 먹고도 남겠네 」
남명 선생이 말년에 산천재에서 쓴 한시이다
지리산 천왕봉의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려
산천재 앞을 흘러가는 은하수 강의 맑은 물만 마시고
선비의 지조를 지키고 살았던 주인은 가고 없지만
그 빈뜰에서 '남명매'는 450년 동안이나
은하수 강을 벗을 삼아 묵묵히 꽃을 피우고 있다
<남명매>는 '산청3매' 중에서
유일하게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원목이 노쇠하여 4년 전에 대대적인 외과수술을 받았다
<원정매>와 <정당매>는 원목이 결국 고사했지만
<남명매>는 비교적 잘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18. 화엄사 <흑매黑梅> (2020. 03. 21.)
조선 숙종 때 장육전이 있던 자리에
각황전을 다시 짓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계파선사桂波仙師가
이 매화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수령 300년이 훨씬 넘은 아주 짙은 선홍색의 홍매로
장육화丈六花라는 애초의 이름이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특유의 아주 짙은 붉은 색이 검은 빛을 띈다하여
화엄사 <흑매黑梅>라고 불린다
아침 9시쯤에 화엄사에 도착했는데
각황전 옆의 홍매화(흑매) 앞에 벌써 사람들로 붐비고
포인트가 좋은 뒷산 위에는 자리도 없다
양산 통도사의 <자장매>와 화엄사 <흑매>의 인기가 날로 치솟아
이젠 주말에는 가까이서 촬영하기도 힘들어졌다
갈수록 사람이 많이 몰려 불편도 있지만
<흑매>를 보러 새벽부터 달려온 상춘객들의 열정과 정성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매들의 개화시기는
지난 겨울의 추위 정도에 따라서 상당한 영향을 받아서
해마다 그 개화시기가 들쑥날쑥하기 마련인데
화엄사 <흑매>는 기후에 상관없이 항상 3월 말에 만개하는
규칙적인 개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매화이다
현재 <흑매>는 예년보다 빛깔은 곱지 못 하지만
8~90%의 개화율을 보이고 있고 다음 주중에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19. 화엄사 <불이문 홍매> (2020. 03. 21.)
화엄사 경내 입구인
불이문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바로 만나는 매화이다
원래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고
몇 년 전에 이 곳으로 옮겨 왔다
주변에 사찰기념품을 파는 매점들이 있어서
약간 번잡스러운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수령 약 100년 정도의 겹꽃 홍매로
약간의 춘정을 일으키는 복숭아꽃 빛이 도는
화사한 분홍색의 매화이다
색깔이 매우 짙어 검은 빛이 도는 선홍색의 <흑매>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불이문 홍매>와 각황전 <흑매>의 중간 영역에
자리잡은 <만월당 백매>는 지금 한창
하얀 꽃잎을 펼치고 있다
20. 화엄사 <길상암 야매野梅> (2020. 03. 21.)
구례 화엄사는
각황전 옆의 <흑매>가 유명하지만
천연기념물 485호로 지정된 귀한 매화가 큰절 위쪽의
길상암에 있다
산청 단속사지 들판의 <원리 야매>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자란 산속의 대나무 숲 비탈길에 비스듬히 선
500살이 넘은 야생의 들매화이다
우리가 심어 가꾸는 매화의 대부분은
보통 접붙임으로 번식을 시키지만, 길상암의 <야매>는
사람이나 동물이 매실을 먹고 버린 씨앗이 싹이 터서 자란
속칭 들매화(野梅)로 알려져 있다
이런 들매화는 꽃잎과 열매가 재배 매화보다는 작지만
꽃향기는 오히려 더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원래 4그루가 있었으나 그 중에서 3그루는 죽고
이제 한 그루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450여 년전 부용 영관대사가
화엄사 주지로 계실 때 순백의 아름다운 이 들매화에 반해서
'나와 네가 다르지 않구나!'라고 감탄한 후
이 들매화를 <부용매>라고 불렀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양지 바른 길상암 툇마루에 앉아
아무 생각없이 봄꽃이 만발한 연못과 들매화를 보고있으면
관광객으로 항상 붐비는 큰절이 속세이고
이곳, 인적 드문 길상암이 절간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21. 담양 <미암매> (2020. 03. 21.)
담양군 대덕면 장산리 미암종가
윗쪽에 있는 수령 300년 정도의 매화이다.
우리나라의 홍매 중 가장 화려한 수세를 자랑한다는
<미암매>가 화사하게 만개하였다
그렇지만 지난 겨울이 워낙 포근하여
올해 매화의 색깔이 별로 곱지 못 하다고
항상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주인 아주머니께서
아쉬워 하며 귀뜸해 주셨다
집 입구와 텃밭에 있는 약 20여 그루의 매화도
한꺼번에 만개하였고
잘 가꾼 수선화도 예쁘게 피었다
22. 담양 하심당 매화 (2020. 03. 21.)
담양군 장평면 장화리 화양마을
홍주 송씨 종택宗宅인 하심당下心堂에는
세 그루의 매화나무가 있다.
집 뒤편의 호젓한 산책길을 따라 올라가면
대나무 숲 너머에 400여 년 된 어미목 하심매下心梅가 있고,
집 마당 양쪽에도 120년 된 두 그루의
하심쌍매下心雙梅가 있다.
뒷산에 있는 고목 하심매下心梅는 오래 전에
고사한 것으로 여기지지만 그래도 몇 송이의 꽃을
오늘도 장하게 피우고 있다
하심당은 150년 된 전통 한옥으로서
일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매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알려져 있는
인정 넘치는 고택이다
3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하심당은
지난 50여 년 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현재의 12대 종손인
송영종씨가 다시 복원한 고택이다
‘하심당下心堂 - 마음을 내려놓는 무심의 마음’
오늘도, 탐매여행에서 인생도 함께 배운다
23. 전남대 용봉매 (대명매大明梅) (2020. 03. 21.)
광주 전남대학교 용봉캠퍼스
대강당 앞에 있는 홍매이다
1621년 월봉 고부천 선생이 사신으로 명나라에 갔을 때
희종황제로부터 홍매를 증정 받아 고향인 담양군에 심어 기르던 것을
그의 11대 손자인 고재천 선생이 전남대학교 농과대학장 재직시,
현재의 자리에 옮겨 심은 것이라 한다
원래 농과대학 구내에 있었는데
1976년에 대강당 앞으로 옮겨졌다 한다
대명매大明梅란 매화나무 품종 중 하나로서
꽃잎이 홑겹이며 붉은빛을 띤 품종을 말하나
전남대학교 매명매는 연분홍빛의 겹꽃을 한 겹홍매이고
강하지 않은 은은한 향기가 매혹적인
호남5매(湖南五梅) 중 하나이다
24. 백양사 <고불매古佛梅> (2020. 03. 28.)
1863년 경 백양사가
큰 홍수를 만나 대웅전 등 주요 건물들이 피해를 입자
절을 현재의 자리로 옮겨 짓기로 결정하고
스님들은 아껴오던 매화나무 들 중 모양새가 좋은
홍매와 백매 각 한 그루씩을 옮겨 심었으나 백매는 오래지 않아 죽고
홍매만 살아남아 지금까지 전해 온다
1947년 부처님의 원래의 가르침을 기리자는 뜻으로
백양사 고불총림을 결성하면서
고불매古佛梅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고
역사성과 학술적인 가치가 커서 천연기념물 제 486호로
근래에 지정되었다
대웅전 앞에 있는 '우화루雨花樓’ 옆에서
홀로 고고하게 버티고 있는 홍매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수령이 3백60년, 높이 5.3m, 뿌리목 줄기둘레가 1.5m 정도이고,
땅위 70cm쯤에서 줄기가 셋으로 갈라져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단정하게 가지가 뻗고 모양도 깔끔하여
고목의 기품이 한층 돋보인다
백양사에서는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고불매앞에 상을 차리고 독송을 해 오고 있다 한다
백양사 고불매古佛梅는
담홍색 꽃이 피는 매화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자태와
기품을 지녔고, 선암사의 선암 백매와 홍매, 전남대의 대명매,
담양 지곡리의 계당매溪堂梅, 소록도의 수양매垂楊梅와
더불어 호남5매湖南五梅 가운데 하나로 불린다
토요일 이른 아침
3시간을 달려서 장성 백양사에 도착했는데
고불매가 모두 져 버렸다
며칠전에 만개했다는 정보를 분명히 확인하고 왔는데
이틀동안 내린 비 때문에 꽃잎이 모두 떨어져버린 것이다
작년에도 좀 늦게 와서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작년 탐매기의 일부이다
「...... 꽃이 많이 져서 아쉽지만
꽃보다는 주변 풍경 위주로 촬영을 시작한다
평소에 <고불매>주위에 그 많던 관광객들이 없으니
오히려 편리한 점도 있다고 느끼는 중인데
지나가던 스님 한분이 한마디 하신다
"이미 꽃이 져 버렸는데 사진은 뭐하러 찍누?"
"꽃이 져서 아쉽지만 그래도 좋기만 한데요......"
같이 간 일행의 이미 해탈한 대답이다
일행은 꽃을 보러 간 것이 아니라
해마다 <고불매>를 보러 백양사로 간 것이다
꽃은 져도 <고불매>의 품격과 향기는 친구처럼 애인처럼
항상 가슴 속에 남아 있는 것이리라!
이미 '탐매의 도'를 터득한 것 같은 일행을
나는 놀랍고도 부러운 심정으로
한동안 일행을 쳐다 보았다
(2019.04.06.)"」
1년 사이에 주변에 적지 않은 변화도 있었다
고불매 담장너머에 있었던 우물과 보호각이 철거 되었고
화단도 정비 되어 어린 수양매 대여섯 그루가
새로 자라고 있었다
오늘이 2020년 경자년의
탐매여행의 마지막 날인데 고불매가 모두 져 버려서
실망과 아쉬움이 상당히 컸다
날씨마저 추워서 서둘러 절간을 빠져나오는데
비록 꽃은 졌지만, 고불매 그 특유의 매력적이고 강한 향기가
절간 밖, 쌍계루까지 나를 따라 나왔다
25. 담양 지실마을 <계당매溪堂梅> (2020. 03. 28.)
담양군 남면 지곡리
담양 가사문학관 뒤 지실마을이라 부르는 계곡 안쪽에
송강 정철 선생의 네째 아들 정홍명 선생이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서, 지실마을 만수동에 터를 구입하고
자신의 거처로 삼은 집이 곧 계당溪堂이다
<계당매>라는 이름은
송강 선생의 아들이 살던 집을 개천 위에 지은 집이란 의미로
‘계당’이라고 부른데서 유래되었고
이 계당 앞에는 수령 300년이 넘은 홍매와 백매가
각각 한그루씩 있다
그렇지만, 백매가 홍매보다 항상 일주일 이상 일찍 꽃을 피워
같이 만개한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지실마을 <계당매溪堂梅>는
집을 지으면서 같이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현재는 사람이 살지 않아 관리도 부실하고
수세도 많이 빈약하다.
그렇지만 고매로서의 품위와 역사가 있는 나무이고
특히 ‘호남 5매’의 하나로 불리는
담양을 대표하는 매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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