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명례성지 ‘신석복 기념성당’ 완공
… 순교정신 알알이 새겨
한국천주교 마산교구의 영적 고향이며 신앙의 원천인 명례성지에 있는
순교자 신석복 마르코 생가 터에 그를 기리는 기념성당이 완공됐다.
낮은 언덕에 들어선 아담한 기념성당은 순교자의 ‘소금 정신’을 사회 전체로 확산하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신석복 마르코는 1828년
밀양 명례(현 경남 밀양시 하남읍 명례리 1209번지)에서 태어났다.
소금과 누룩 장사를 하던 그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창원 마포로 장사를 갔다
돌아오던 길에 김해 가산에서 오 야고보 등과 함께 대구 포졸에게 체포됐다.
신앙생활을 한 지 10여 년 되던 해였다.
밀양에 하루 머무는 동안 그는 혹독한 고문을 받고 대구로 끌려 갔다.
신석복의 형제들은 돈으로 포졸을 포섭하려 했지만
신석복은 “한 푼도 포졸에게 주지 말라”고 했다.
대구 감영에서 여러 차례 문초와 형벌을 받아 유혈이 낭자하고 뼈가 부러졌다.
그는 신앙을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놓아준다 하여도 다시 천주교를 봉행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전해진다.
순교자 신석복 마르코 는
1866년 3월 31일(음력 2월 15일) 38세 나이로 교수형에 처해졌다.
아들 신영순 이냐시오가 부친의 시신을 찾아 고향으로 운구해 왔으나
유지들의 반대로 안장할 수 없었다.
낙동강 건너 한림정 뒷산 노루목(현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에 가매장했고,
1975년 김해 진영성당 공원묘지로 이장됐다.
2014년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124위의 한 명으로
마침내 시복(諡福·교황이 신앙이나 순교로 이름 높은 사람을 복자품에 올려
특정 지역의 교회에서 공경하도록 선언함)됐다.
생가 터는 ‘명례성당’(경남 문화재자료 526호) 바로 옆에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졌다. 2006년 김해 진영성당에 부임한 이제민(70) 신부가
축사로 변해버린 순교자의 생가 터를 발견한 뒤 변화가 일어났다.
1928년 세워진 명례성당이 있던 사적지는 순교자 생가 터가 발견되면서 성지로 격상됐다.
이 신부와 신자들은 2008년 명례성지 조성 추진위원회를 만든 뒤
신석복 마르코 기념성당 건립을 추진했다.
5000여 명에 달하는 신자들의 후원으로 2011년 순교자 생가 터를 사들였고,
2017년 3월 4일 기념성당 기공식을 치렀다.
신석복 마르코 기념성당은 손꼽히는 건축가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맡았다.
이 신부는 승효상 건축가에게 몇 가지를 부탁했다.
“신석복 순교자는 소금장수였습니다.
소금은 자신을 녹여 다른 음식이 제맛을 내게 하고 사라지죠.
소금이 되어 순교하신 복자 신석복의 영성과 초기 교회 신자의 삶을 느끼게 하는 성지,
하늘이 보이고 강이 내려다보이고 능선이 살고 주변 환경에 어울리는 성지,
언덕 아래 형성된 마을과 주민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성지,
문화재로 등록된 명례성당을 위축시키지 않고 오히려 돋보이게 하는 성지로
설계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완공된 기념성당은 이 신부와 신자들의 바람처럼 주변에 녹아든다.
기념성당이 자리한 나지막한 언덕 정상은 성당 옥상과 연결돼 능선을 해치지 않는다.
성당 외벽은 흙·나무와 어우러지면서도 튀지 않는 짙은 베이지색이다.
내부 규모도 크지 않다.
신자 180여 명 정도만 미사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이 신부는 “대규모 미사가 열린다면 정원을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기념성당과 함께 신석복 순교자를 알리는 전시관과
카페·식당·성물판매소가 있는 안내센터 ‘라우렌시오 집’도 세워졌다.
그후 성모당과 사제관과 수녀관, 순례자들이 머물 ‘순례자의 집’도
조성되었다.
(글 출처 : 국제신문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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