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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0-25 산청 남명매.7 (2020.03.14.)

















25. 산천재 <남명매>




 산청 시천면의 산천재(山天齊)

조선 중기의 유학자인 남명 조식 선생의 유적지로서
조정에서 내린 벼슬을 모두 거절하고

산천재에서 학문연구와 후진양성에 평생을 보냈던 곳이다 

산천재가 있는 현 위치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중산과 삼장으로

나누어 흐르다가 덕천에서 만나는 곳으로

 산천재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천왕봉이 가장 아름다우며

물 맑은 덕천강이 산천재 앞으로 흐른다



 조식 선생의 유적은 두 곳으로 나뉘는데

사리(絲里)에는 산천재, 별묘, 신도비, 묘비가 있고,

원리(院里)에는 덕천서원과 세심정이 있다.

산천재는 명종 16년(1561)에 세워졌고

순조 18년(1818)에 고쳐 지었다



 산천재 앞 뜰의 매화나무, <남명매>

 '산청3매'중의 하나로서,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이곳에

선생이 직접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령 450여 년의 역사와 연륜을 헤아리는 고매로

 크게 세 갈래로 갈라진 줄기는 뒤틀리면서 하늘을 향해 뻗어 올랐고

연한 분홍빛이 도는 소담한 반겹꽃을 피운다



「 春山底處無芳草

봄 산 어디엔들 아름다운 꽃 없겠는가

 只愛天王近帝居

내가 여기에 집을 지은 이유는

다만 천왕봉이 하늘에 가까운 걸 사랑해서라네 

 白手歸來何物食

빈손으로 돌아 왔으니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銀河十里喫有餘

은하수 십 리 맑은 물 먹고도 남겠네 」

 

 

   남명 선생이 말년에 산천재에서 쓴 한시이다 

지리산 천왕봉의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려

산천재 앞을 흘러가는 은하수 강의 맑은 물만 마시고

     선비지조를 지키고 살았던 주인은 가고 없지만

그 빈뜰에서 '남명매'는 450년 동안이나

은하수 강을 벗을 삼아 묵묵히 꽃을 피우고 있다


<남명매> '산청3매' 중에서

유일하게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원목이 노쇠하여 4년 전에 대대적인 외과수술을 받았다

 <원정매>와 <정당매>는 원목이 결국 고사했지만

<남명매> 비교적 잘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2020. 0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