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산천재 <남명매>
산청 시천면의 산천재(山天齊)는
조선 중기의 유학자인 남명 조식 선생의 유적지로서
조정에서 내린 벼슬을 모두 거절하고
산천재에서 학문연구와 후진양성에 평생을 보냈던 곳이다
산천재가 있는 현 위치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중산과 삼장으로
나누어 흐르다가 덕천에서 만나는 곳으로
산천재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천왕봉이 가장 아름다우며
물 맑은 덕천강이 산천재 앞으로 흐른다
조식 선생의 유적은 두 곳으로 나뉘는데
사리(絲里)에는 산천재, 별묘, 신도비, 묘비가 있고,
원리(院里)에는 덕천서원과 세심정이 있다.
산천재는 명종 16년(1561)에 세워졌고
순조 18년(1818)에 고쳐 지었다
산천재 앞 뜰의 매화나무, <남명매>는
'산청3매'중의 하나로서,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이곳에
선생이 직접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령 450여 년의 역사와 연륜을 헤아리는 고매로
크게 세 갈래로 갈라진 줄기는 뒤틀리면서 하늘을 향해 뻗어 올랐고
연한 분홍빛이 도는 소담한 반겹꽃을 피운다
「 春山底處無芳草
봄 산 어디엔들 아름다운 꽃 없겠는가
只愛天王近帝居
내가 여기에 집을 지은 이유는
다만 천왕봉이 하늘에 가까운 걸 사랑해서라네
白手歸來何物食
빈손으로 돌아 왔으니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銀河十里喫有餘
은하수 십 리 맑은 물 먹고도 남겠네 」
남명 선생이 말년에 산천재에서 쓴 한시이다
지리산 천왕봉의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려
산천재 앞을 흘러가는 은하수 강의 맑은 물만 마시고
선비의 지조를 지키고 살았던 주인은 가고 없지만
그 빈뜰에서 '남명매'는 450년 동안이나
은하수 강을 벗을 삼아 묵묵히 꽃을 피우고 있다
<남명매>는 '산청3매' 중에서
유일하게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원목이 노쇠하여 4년 전에 대대적인 외과수술을 받았다
<원정매>와 <정당매>는 원목이 결국 고사했지만
<남명매>는 비교적 잘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2020. 0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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