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양산 통도사 <오향매>
지난 해에 <자장매>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오향매>를 처음 발견했었는데
<자장매>가 질 무렵에야 꽃이 피기 시작하는 개화 시기를 가진
지리산에서 옮겨 심은 300년 이상 된 연륜의 고매이다
<자장매>가 지더라도 <오향매>를 볼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되었는데
올해의 나무 가지치기는 잔인하리만치 가혹했다
마치 손발이 모두 잘린 생명을 다한 고사목을 연상시키고 있는데
그 속에서도 장한 꽃을 피워냈다
하지만 수형이 제대로 잡히고 수세를 회복하려면
아마 족히 수 년이 걸리리라!
그래도 <오향매> 앞에
이런 아름다운 안내판이 있어서 그나마 위로로 삼는다
"이 오향매는 추운 겨울을 이겨낸 그윽한 매화향이
성불을 향한 수행자의 향기, 즉
① 수행자가 계율(戒律)을 잘 지키는 향기(戒香)
② 수행자가 마음을 쉬게 하는 향기(定香)
③ 수행자의 마음에 걸림이 없는 향기(蕙香:혜향)
④ 마음을 뛰어 넘는 향기(解脫香)
⑤ 수행자의 마음에 나와 남의 구별이 없는 향기(解脫知見) 등
다섯 가지의 향기를 닮았다 하여 오향매라고
주지스님이 지었다
지리산 남녘 깊은 골짜기에서 자생한 이 나무는
수령이 300년 이상된 고매로서 순백색의 꽃을 피워
꽃과 향기를 공양하고 영축총림의 일원으로
도량의 주인이 되었다"
2020. 03.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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