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8. 백양사 <고불매>
장성 백양사로 달려가는 길엔
이미 봄이 한창이었다
찻창 밖 주변 산천은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었고
백양사 입구 아름드리 벚꽃도 이미 만개하였다
그래도 백양사 <고불매>는 아직 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속절없이 꽃이 많이 져 버렸다
아쉽지만 카메라를 꺼내어 꽃보다는
주변 풍경 위주로 촬영을 시작한다
평소에 <고불매>주위에 그 많던 관광객들이 없으니
오히려 편리한 점도 있다고 느끼는 중인데
지나가던 스님 한분이 한마디 하신다
"이미 꽃이 져 버렸는데 사진은 뭐하러 찍누?"
"꽃이 져서 아쉽지만 그래도 좋기만 한데요......"
같이 간 일행의 이미 해탈한 대답이다
일행은 꽃을 보러 간 것이 아니라
해마다 <고불매>를 보러 백양사로 간 것이다
꽃은 져도 <고불매>의 품격과 향기는 애인처럼
항상 가슴 속에 남아 있는 것이리라!
이미 '탐매의 도'를 터득한 것 같은 일행을
나는 놀랍고도 부러운 심정으로
한동안 쳐다 보았다
201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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