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6. 문경 화장암 홍매-2
예감대로
보름 만에 화장암을 다시 찾았다
그 사이에 골짜기의 눈은 녹고 매화는 활짝 만개하였다
부처의 지혜와 진리로 장엄한 암자(華藏庵)에
홍매가 피어 복음을 향기로 전한다
고졸한 암자에 잘 어울리는
아주 옅은 분홍빛을 띤 수세가 좋은 홍매는
얼핏보면 한 그루처럼 보이지만
두 그루가 나란히 요사채 앞에 둥지를 틀었다
화장암에서 30년째 홀로 수행중인 불휴당 스님께서
40년 전에 심었다는 홍매는
적적한 암자에 사이 좋은 쌍둥이처럼 정겹다
새소리마저 잦아들고
새로나온 봄볕마저 따사로운 화장암 툇마루에서
잠시 망중한에 빠져본다
담장너머 백목련이 홍매따라 만개하였고
앞산은 진달래로 물들기 시작하였다
하루 종일 암자에 앉아 있어도 좋으련만
오늘은 2019년 올해 탐매기행의 마지막 날이다
2달 동안의 긴 여정의 종점인
백양사 <고불매>를 만나러 가기 위해
홍매를 화장암에 홀로 두고
산을 내려왔다
201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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