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김해 봉하마을 민주매(民主梅)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고향에 귀향 후
서거하기 전까지 생활했던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의 집'에
아주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고매가 한 그루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마침내, "이 집은 내가 살다가
언젠가는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할 집"이라고 했었던
고인의 유지에 따라 노무현재단은 2018년 5월 1일부터
시민들에게 정식 개방하기 시작했고
전문 학예사의 안내에 따라 고인의 추억이 배여 있는
집안 곳곳을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3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매화는
안방침실 오른쪽 장독대 옆에 자리잡고 있다
밑둥에서 부터 뻗은 여러 가닥의 가지가 위쪽 보다는 옆으로 펼처져서
전체적으로 밥사발 같은 소박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띠고 있고
우리 토종의 와룡매로 보인다
꽃이 가장 싱그러운 적당한 시기를 가늠하기 위해서
올해만 해도 세 번(2월 03일, 23일과 3월 3일)의 사전답사를 거쳐서
3월 13일을 D-데이로 결정하였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 방문했다
님이 어느날 갑자기 떠난 텅 빈 마당에
언제나 한결같이 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고매는
5장의 순백색 꽃을 피우는 홑꽃의 백매로서
학예사에 따르면, 2008년에 인근의 농장에서 이 곳으로 옮겨 오게된
아름다운 사연이 있었다
평소에 농촌의 친환경 농법에 관심이 많았던 노 대통령께서
진주의 <문산농장>에 단감나무 견학을 갔다가
참한 매화나무를 발견하고 칭찬을 했더니
농장 주인이 즉석에서 방문기념 선물로 내 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민폐를 우려하여 정중하게 거절하고 돌아 왔는데
다음날 농장 주인이 트럭에 싣고 와서 무작정 내려놓고
가 버렸다는 일화가 있다
그런데, 매화나무에 큰 상처가 있다
생전에 대통령의 사랑을 받았던 매화나무의
밑둥에서 부터 줄기까지 껍질이 아주 흉하게 벗겨진 부분이 있는데
노 대통령께서 서거하셨을 때 그 상처가 생겼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학예사께 물어보니
아직 '대통령의 집' 매화나무의 이름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매화 이름으로는
유명인사의 이름이나 지명을 따면 무난하지만
고인께서 사양하실 것 같아서 접어 두고
고인께서 평생을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쟁하셨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키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바쳤으니
고인의 정신을 살리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봉하마을 <민주매>라고 부르기로 했다
2019. 03. 13.
[ 03월 03일 방문 ]
[ 03월 13일 방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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