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구치고 굽이치는 기세가 용을 닮다
- 학동 용송(龍松) -
거제 학동 몽돌해변 남쪽 끝자락 갯바위를 ‘용바위’라 부른다.
학동 주민에게 물어보니 바다로 툭 튀어나온 모습이 용 대가리 같다고 해서
부르게 됐단다.
이 바위 뒤로는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가 검푸른 바다를 굽어보고 있다.
이 절경을 더 아찔하게 하는 것이 벼랑 끝 거송(巨松)이다.
평편한 지면을 놔두고 하필 벼랑 모서리에 뿌리를 내려 바다로 줄기를 늘어뜨린
이 소나무는 ‘용송’ 또는 ‘용솔’이라 불린다.
힘차게 굽이치는 이 나무는 말 그대로 용과 닮았다.
벼랑 끝에서 바다 쪽으로 뻗은 몸통은 중력에 이끌려 아래로 흐르는 듯 하다가
용이 솟구치듯 하늘로 다시 뻗는다.
그것도 대가리가 여럿 달린 용이다.
몸통만큼이나 굵은 가지들이 비슷한 형태로 부채처럼 퍼져서다.
대세를 따르지 않고 몸통에서 갈라지자마자 위로 자란 가지들도 있다.
정확히 ‘ㄴ’ 형태이다.
저 나름대로 벼랑을 붙들기 위한 균형 잡기인지,
아니면 땅에서 하늘로 자라는 식물의 본성인지 모를 일이다.
삐죽삐죽한 솔잎과 잔가지는 마치 지느러미나 손톱을 닮았다.
용송의 화룡점정은 피부다.
검붉은 수피(樹皮)에 새겨진 무늬는 악어, 혹은 거북이의 등껍질과 흡사하다.
뱀의 몸통을 가졌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
용이 실존한다면 이런 피부를 갖지 않았을까.
이 나무는 절벽에 자리하고 있기에 가까이서 감상하기 힘들다.
나무 아래를 보려면 6~7m 높이의 갯바위를 넘어야 하는데,
그 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 검푸른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빨려들 듯 아찔하다.
이 방법은 상당히 위험하므로 근처에 있는 그물개 오솔길을 이용해야 한다.
덱(deck)으로 조성한 이 길을 따라 숲속을 걷다가
첫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빠지면 좁은 평지가 나온다.
용송의 뿌리가 단단히 움켜쥐고 있는 벼랑의 지면이다.
안전을 위해 가장자리에 울타리가 쳐져 있다.
크고 작은 소나무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어 용송의 전체 수관(樹冠)은 볼 순 없지만,
용의 등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둥치는 어느 정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글 출처 : 새거제신문, 조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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