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운문사를 다녀오는 길에
<표충사 백매>를 보기 위해 밀양으로 방향을 잡았다
표충사의 매화를 찾아 가는 길은 이번이 세번째인데
처음에는 너무 늦게 갔었고 두번째는 너무 일찍 방문하여
한번도 제대로 개화한 모습을 보질 못했었다
아마 이번에도 너무 늦게 와서
꽃이 모두 졌으리라고 판단이 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수령 150년 내외의 <표충사 백매>는 이미 모두 졌다
꽃이 모두 진 핼쓱한 모습으로 삼층석탑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대웅전마당의 입구를 지키고 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꽃잎 한장도
내가 떠나면 곧 떨어질 것이다
해마다
매화가 모두 지고
매화의 계절이 끝이 나고 나면 항상 서운한 마음에
한동안 매사에 의욕을 잃지만
매화가 져야만 다른 봄꽃들이 필 수 있음이
또한 자연의 섭리임을 받아 들여야만 한다
이로써 2달 동안의
행복했던 매화여행이 모두 끝을 내린다
1월 하순, 부산 <UN공원 홍매>로부터 시작된 여정이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매>를 돌아
밀양 <표충사 백매>에서 끝을 맺는다
꿈길 같았던
2달 동안의 추억만으로
내년에 다시, 겨울을 뚫고 무소의 뿔처럼 달려올
매화를 기다리련다!
2016. 04.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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