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도암서원은
멀리 중국에까지 효자로 알려졌던 선비
영모당 김질 선생을 모신 곳으로
경사진 언덕에 공간이 아주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고
후손들에 의하여 아주 깨끗하게 잘 관리가 되고 있는 서원이다
정문 좌측의 화단에 자리잡은 도암매는
옅은 분홍색 겹꽃으로 수령은 300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윗부분 줄기가 태풍에 모두 부러지고 밑 둥치만 남아 있지만
아주 왕성하고 화사하게 꽃봉우리들을 피우고 있다
개화하기 직전의
아주 귀엽고 앙증맞게 벙글어진 모습에서
들려오는 매화의 재잘거림과 아우성이
적막한 서원을 모처럼 온기와 생기로 가득 채워준다
한가지 '옥의 티'가 있다면
근처에 있는 천리향 한그루가 가벼운 향기를 흘려서
그윽하고 은은한 매향의 음미를 방훼하고 있기에
천리향은 옮기는 조치가 필요할 듯 싶다
모처럼 정갈하고도 고요한 서원 툇마루에서 넋 놓고 앉아
아련한 도암매만 바라보고 한나절쯤은 보내고 싶었지만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었다
2016. 0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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