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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80 안동 묵계서원 홍매 (201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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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묵계서원의 홍매는

나에게 매화의 가치와 매력에 대해서

눈을 뜨게 해 준 인연이 깊은 매화이다

 

2005년 봄에 안동을 갔다가

예정에도 없었던 길안면의 묵계서원을 들렀었다

그날 오후의 묵계서원은

인적마저 끊어져 너무도 조용했었지만

글 읽는 선비들이 사라진

그 텅 빈 공간 속의 침묵과 적막 사이로

간간히 흐르는 묘한 향기가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그 향기가 잊혀지지 않아서 잠을 설치게 만들었었는데

바로 그 주인공이 묵계서원의 홍매였었고

해마다 매화기행을 나서게 된 단초를 제공한

나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매화이다

 

령 100년 내외의

화사했던 홍매는 몇 해 전에 병에 걸려

예전보다 많이 빈약하고 메마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초에 관리인께 전화해서 

홍매의 개화상태를 확인하고 오늘 방문했지만

무정한 홍매는

그새를 못 참고 속절없이 져 버렸고

서원 입구의 어린 백매만이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을 한움큼씩

털어내고 있었다

 

 

 

 

2014.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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