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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묵계서원의 홍매는
나에게 매화의 가치와 매력에 대해서
눈을 뜨게 해 준 인연이 깊은 매화이다
2005년 봄에 안동을 갔다가
예정에도 없었던 길안면의 묵계서원을 들렀었다
그날 오후의 묵계서원은
인적마저 끊어져 너무도 조용했었지만
글 읽는 선비들이 사라진
그 텅 빈 공간 속의 침묵과 적막 사이로
간간히 흐르는 묘한 향기가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그 향기가 잊혀지지 않아서 잠을 설치게 만들었었는데
바로 그 주인공이 묵계서원의 홍매였었고
해마다 매화기행을 나서게 된 단초를 제공한
나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매화이다
수령 100년 내외의
화사했던 홍매는 몇 해 전에 병에 걸려
예전보다 많이 빈약하고 메마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초에 관리인께 전화해서
홍매의 개화상태를 확인하고 오늘 방문했지만
무정한 홍매는
그새를 못 참고 속절없이 져 버렸고
서원 입구의 어린 백매만이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을 한움큼씩
털어내고 있었다
2014.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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