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사는 이야기 ■/책 이야기-2 (사마천의 사기)

사마천의 『사기』 - 092. 한흥이래장상명신연표(漢興以來將相名臣年表) ㅡ 한나라 역대 장군과 승상, 등 명신들의 재임 연대를 표로 정리

728x90
반응형
SMALL

 

 

 

 

 

 

 

 

『사기』「표」제10편 — 한흥이래장상명신연표(漢興以來將相名臣年表)

 

『사기』 「표」 10편의 마지막을 이루는 이 편은 한나라 건국 이후 역대 장군과 승상, 어사대부 등 최고위 관직을 지낸 명신들의 재임 연대를 표로 정리한 연표다.

앞선 아홉 편이 모두 제후나 봉후, 즉 작위를 받은 이들의 흥망을 다루었던 것과 달리, 이 편은 작위가 아니라 관직, 그중에서도 승상·태위·어사대부라는 조정의 최고 관직을 역임한 인물들의 재임과 이임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성격을 달리한다.

 

1. 서문이 없는 이례적인 편

『사기』의 「표」는 대개 첫머리에 '태사공왈'로 시작하는 사마천의 서문이 붙어 그 편을 짓게 된 취지와 역사관을 밝히고 있으나, 유독 이 마지막 편에는 그러한 서문이 남아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표 안에는 글자의 순서가 뒤바뀌어 거꾸로 기록된 대목이 다수 발견되어, 예로부터 이 편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청대의 고증학자 양옥승을 비롯한 후대 학자들은 대체로 한 무제 이전까지의 기록은 사마천이 직접 쓴 것이나, 그 이후 부분은 후한 시대의 저소손 등이 실전된 자료를 수집해 보충하거나 아예 새롭게 써넣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한흥이래장상명신연표」는 『사기』 130편 가운데 사마천의 원저와 후대의 가필이 가장 뚜렷하게 뒤섞여 있는 부분으로 꼽히며, 원래 사마천이 작성했던 목록과 오늘날 전하는 목록 사이의 차이가 가장 큰 편으로도 알려져 있다.

2. 표에 담긴 관직 교체의 기록

본문의 표는 고조 원년부터 시작해 매해 승상·태위·어사대부의 자리에 누가 임명되고 누가 물러났는지를 간결하게 나열한다. 소하와 조참, 왕릉과 진평, 주발 등 개국공신들이 차례로 승상의 자리를 이어받는 초기의 흐름에서부터, 문제와 경제를 거쳐 무제 시대에 이르기까지 관직의 교체가 이어지는 과정이 시간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특히 무제 시대에는 공손홍처럼 유학자 출신으로 승상에 오른 인물이나, 급박한 정치적 부침 속에서 짧은 기간에 여러 명이 잇달아 파면되고 임명되는 사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이는 이 시기 황제권이 강화되면서 최고위 관직의 교체가 그만큼 잦아졌음을 시사한다.

3. 사회사적 기록으로서의 가치

이 편은 단순히 관직자 명단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의 관제와 정치 운영 방식, 승상·태위·어사대부라는 이른바 '삼공(三公)' 체제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회사적 기록의 성격을 지닌다. 이는 후대 정사에서 관직 제도를 별도로 정리한 '지(志)'류 기록의 초기 형태에 해당한다고 평가받는다.

 

비록 서문이 사라지고 본문의 손실과 가필이 뒤섞여 있어 사료로서의 순수성에는 논란이 있으나, 한나라 초기부터 무제 시대에 이르기까지 최고 권력 기구의 인적 교체를 연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4.「표」 10편을 마무리하며

「한흥이래장상명신연표」를 끝으로 『사기』의 「표」 10편은 삼대세표에서 시작해 봉건 제후와 공신, 관직자에 이르기까지, 왕조와 인물의 흥망을 시간의 축 위에 압축적으로 펼쳐 보이는 대장정을 마친다.

 

「본기」와 「세가」·「열전」이 개별 인물과 사건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면, 「표」는 그 모든 서사를 시간이라는 하나의 좌표 위에 겹쳐 놓음으로써, 독자가 흩어진 사건들 사이의 관계와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해주는 사마천 특유의 역사 서술 방식을 완성하고 있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