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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6-027. 순천 선암사 ‘무우전 매화길' - 우리나라 토종 매화의 유전자 저장고이자 ‘매화의 보물창고' (20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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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2026-027. 순천 선암사 ‘무우전 매화길’ (2026.03.21.)

- 우리나라 토종 매화의 유전자 저장고이자 ‘매화의 보물창고' 

 

선암사 무우전 매화는

조계산 자락 천년고찰 선암사의 깊은 품속에서

봄을 가장 먼저 열어 보이는 한국 탐매 문화의 정점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전각 사이를 감싸 안은 돌담과 기와지붕,

오래된 소나무와 차나무들 사이에서 붉고도 은은한 꽃을 터뜨리는 이 매화들은,

단순한 관상수라기보다 선암사의 역사와 정서를 고스란히 품은 살아 있는 문화재로서

오랜 세월 수행자와 방문객의 마음의 벗이되어 주었다

 

무우전은 선암사 대웅전 북동쪽,

사찰의 안쪽 깊숙이 자리한 선방과 요사채로 

외부의 소란에서 한 겹 더 물러난 고요와 침묵의 공간이다

이 무우전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돌담 옆으로 약 20여 그루의 고매가 줄지어 서 있는데,

이 구간이 바로 ‘무우전 매화길’ 또는 ‘무우전매’로 불리는 탐매 명소이다

돌담은 비교적 낮고 단정하여 매화의 줄기와 가지가 담 위로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꽃이 피는 시기에는 붉은 꽃과 회색 기와,

노출된 흙담의 색이 겹겹이 어우러져 독특한 색감을 만든다

 

3월 21일(토) 현재 매화 개화율은,

원통전 담장 뒤편의 백매와 어린 매화들은 이미 만개하였지만

'무우전 돌담길 매화' 는 30%

그 외 경내 곳곳의 매화는 20% 미만의 개화율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3월 넷째 주 주말이

선암사 매화 감상의 적기로 보인다

 

 

 

 

 

 

 

 

 

 

 

 

 

 

 

 

 

'무우전 매화길' 은 

길 자체는 폭이 넉넉지 않은 오솔길에 가깝지만,

좌우에서 가지가 맞닿으며 하나의 매화 터널을 이루고 방문객 들을 맞이한다

 어느 이른 봄날 그 매화터널에 들어서면

시린 겨울과 속세에서 벗어나 환상적이고 달콤한 봄을 체험할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이 '무우전 매화길'로서

 무우전 돌담길의 20여 그루의 고매 군락은 우리나라 토종 매화의

정수精髓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사유의 길'이 된다

 

그래서 '무우전 매화길' 은 단순한 ‘꽃구경 거리’가 아니라,

대웅전 마당의 개방감에서 다시 한 번 안쪽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내밀한 정원처럼 느껴진다

수행자에게는 선방을 향해 드나드는 길목의 풍경이자,

방문객에게는 번뇌를 잠시 내려놓고 향기를 깊게 들이마시게 되는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공간이 된다

 

   1,500년이 넘은 완숙한 절집에는

'무우전 매화길' 말고도 경내 곳곳에 많은 고매화들이 살고 있다.

대웅전 뒷 계단에 자리한 수령 450년의 매화와

첨성각 앞의 홍매화는 수령 4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건강한 매실을 생산해 내고 있고,

그 외에도 수령 300년 내외의 매화들이 절 곳곳에 살고 있다

 

 

 

 

 

 

 

 

 

 

 

 

 

 


선암사 경내에는

수령 300~600년으로 추정되는 고매가 곳곳에 분포하며,

이 가운데 원통전 담장 뒤편의 백매와 '무우전 돌담길 매화' 군락이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지정되어 있다

정확한 수령을 입증할 문헌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사찰에는 이 매화들이 천불전 앞 와송과 함께 약 600년 전에 심어졌다는 말이 전해져,

조선 전기 이전부터 사찰의 역사와 함께해 온 나무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무우전 돌담길 20여 그루의 매화 군락은 한두 그루의 노거수가 아닌,

다수의 늙은 나무가 함께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토종 매화의 유전자 저장고이자

‘매화의 보물창고’로 평가된다

 

이러한 고매 군락은 단지 오래된 나무라는 차원을 넘어,

조선시대 이후 누적되어 온 사찰 정원 문화와 전통 조경 기술,

그리고 토종 수목의 적응과 진화 과정을 한 자리에서 보여 주는 자연사적 자료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선암사는 일 년 내내 꽃이 끊이지 않는

‘꽃절’로도 알려져 있으며, 매화뿐 아니라

동백, 철쭉, 산수유, 목련, 영산홍, 벚꽃, 차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조계산 자락의 지형을 따라 배치되어 있다

무량수각 앞 600년 와송, 칠전차밭의 700년 차나무, 지장전 주변의 철쭉 군락 등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사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입체 정원처럼 구성되어 있다

 

이 다층적인 꽃과 나무의 구성 가운데서도 무우전 매화는

‘봄의 개막’을 알리는 서막이자,

사찰 안쪽 깊은 곳으로 이끄는 길목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독보적 역할을 한다

대웅전 뒤쪽의 고매, 첨성각 연못 옆 백매, 공양간과 요사채 주변의 매화들이

시차를 두고 피고 지면서,

선암사 방문객은 경내를 옮겨 다니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표정의 매화를 차례로 만나게 된다

이처럼 선암사 무우전 매화는

단일 나무 혹은 한 장면으로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사찰의 지형과 건축 및 일상 수행과 긴밀히 연결된 ‘살아 있는 풍경’으로서,

봄마다 새로운 이야기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매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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