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화-2026-021. 산청 ‘남사5매’ <원정매, 이씨매, 박씨매, 최씨매, 정씨매> (2026.03.13.)
산청의 남사예담촌(남사마을)에는
집집마다 오래 묵은 매화나무 한두 그루씩 없는 집이 없다
그 중에서도 하씨·박씨·이씨·최씨·정씨 등
다섯 문중을 상징하는 매화나무가 있어,
이를 ‘남사5매’ 혹은 ‘오매불망(五梅不忘)’이라 부른다
남사5매는 각 문중의 품성과 선비 정신을 상징하는 상징목으로,
한 번 본 사람은 잊지 못해 다시 찾게 된다는 의미에서
‘오매불망’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남사마을에는 골목을 따라 늘어선 고택 담 안쪽에
매화나무를 비롯해 기품있는 오래된 나무들이 유독 많다.
두 그루 나무가 ×자로 가지를 교차해 자라는
이씨 고가 앞 돌담길 회화나무는 남사마을을 대표하는 명물이고
‘산청3매’로서 우리나라 매화 중에서 최고령을 자랑하는
하씨 고가의 <원정매>를 비롯하여
옅은 분홍빛의 가녀린 몸매를 자랑하는
최씨 고가의 <최씨매>가 있다
사효재에는 기이하게 자라고 있는 500년 된 향나무가 있고
선명당에는 우람한 단풍나무 노거수와
남사마을에서 가장 늦게 꽃을 피우는 <정씨매>가 있다
남사마을 뒤쪽 사수천 건너편에는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때 묵어갔다는 자리에 세운 사당 니사재가 있는데
니사재 마당에는 가지와 가지가 붙은 연리지인 배롱나무와
<박씨매>가 나란히 있다
그리고 마을 중앙주차장 옆에는
근래 들어 전통염색 체험장으로 쓰이고 있는 남호정사 마당에
마을에서 가장 화려한 매화를 피우는 <이씨매>가 있다
1. 하씨 고가 <원정매>
진양 하씨 사직공파 하즙 선생이 심은 수령 680년 이상의 홍매화로
남사마을 및 산청을 대표하고 있다
'산청 3매' 중 하나로 역사적 가치가 높고, 2007년 원목 고사 후
후계목이 매년 꽃을 피우고 있다
[ 참 조 ]
매화-2026-017. 산청 남사마을 <원정매> - 끈질기고 신비로운 '생명의 연속성'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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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호정사 <이씨매>
남사예담촌의 <이씨매>는
이씨 문중의 선비 정신과 기품을 상징하는 백매화로서
남사예담촌의 성주 이씨 문중 서재인 남호정사(南湖精舍) 앞마당,
CAFE '순이진이 갤러리(055-972-5286)' 앞에 서 있다
원래 이씨고택에 있었던 400년 된 고매가 오래 전에 고사하여
지금은 <이씨매>가 이씨 문중을 대표하고 있다
수령은 150년 정도의 키가 늘씬한 백매화로서
나무높이 8m, 수관폭 8m로서 높이 1m 지점에서 두 개의 줄기로 갈라졌는데
“기골이 장대한 장부를 닮았다”고 표현할 만큼, 위풍당당한 수형이 특징이다
남사5매 중 유일한 백매로,
다른 매화 들보다 더욱 담백하고 고아한 흰 꽃을 피워
남사마을을 환하게 밝혀준다
남호정사와 이씨 고가는
1700년대에 조성된 남사마을의 대표 고택으로,
안채·사랑채·익랑채·곳간채가 ㅁ자형을 이루는
남부지방 전통 한옥이다
이곳은 이성계의 사위 경무공 이제의 후손들이 대대로 거주하며
12대에 걸쳐 진사를 배출하고 천석꾼의 반열에 올랐던 사대부 가문으로 알려져,
고가와 <이씨매>가 함께 문중의 위상과
학문적 전통을 드러낸다



















3. 이사재 <박씨매>
남사예담촌의 <박씨매>는
밀양 박씨 문중의 재실인 이사재(尼泗齋)에 서 있는 매화이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나무는 후계목이지만,
그 유래와 상징성 때문에 여전히 남사예담촌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중요한 존재로 기억되고 있다
<박씨매>의 기원에는 충무공 이순신의
백의종군 일화가 깊이 얽혀 있다
전설에 따르면, 임진왜란 당시 패전의 책임을 뒤집어쓰고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이 남사 마을에 들러
박호원이라는 농노의 집에 유숙했는데,
그때 집 앞에 서 있던 매화나무를 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이 일화를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재실인 이사재에 매화를 심어 가꾸게 되었고,
그 매화를 문중을 상징하는 나무로 삼으면서 <박씨매>라 부르게 되었다
이 이야기 속에서 매화는 추위 속에서도 먼저 피어나는 굳센 기상의 상징으로,
역경 속에서도 나라를 걱정하며 버텨야 했던 장수의 마음과 겹쳐진다
그래서 박씨매는 단순한 고목이 아니라,
난세를 견뎌낸 충정과 절의를 상징하는 기억의 나무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이사재에 서 있는 <박씨매>는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원목이 쇠약해지고 고사 위험이 높아지면서,
접목과 후계목 조성 등을 통해 이어온 나무로 알려져 있다
원목에 비해 수령은 젊지만,
심겨 있는 자리와 문중의 기억과 전설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
상징성은 여전히 계승되고 있다
이처럼 <박씨매>는 한 그루의 나무를 넘어,
조선 후기 재실 공간, 임진왜란의 기억, 유교적 선비정신, 그리고 현대 관광·문화 콘텐츠가
겹겹이 포개진 상징물로 기능하고 있다





















4. 최씨고가 <최씨매>
남사예담촌의 <최씨매>는 전주 최씨 문중의 고택인
최씨고가 입구인, 사랑채 정원에 자리 잡고 있다
원래 400년 된 고매가 고사한 자리에 후계목으로 심어진 나무로,
매화꽃이 필 때쯤 고택의 운치와 향기를 더하는 상징적 존재이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17호로 지정된 최씨고가는
1920년에 지어진 전형적인 남부 한옥으로,
실용적 구조가 돋보이는 고택이다
<최씨매>는 마을 중심 위치 덕에 답사 코스에서
하씨 <원정매(가장 유명)> 다음으로 자주 언급된다
<박씨매>가 이순신 설화로 충의를, <이씨매>가 백매로 지조를 상징한다면,
최씨매는 고택 건축과 생활 지혜를 대변하고 잇다
<최씨매>는 400년 원목의 역사와 후계목의 계승,
고택의 실용 구조가 겹친 상징으로,
마을 산책 시 돌담길 끝 솟을대문 앞에서 그 의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봄철 방문 시 향기와 건축이 어우러진 장면은
남사예담촌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5. 선명당 <정씨매>
남사예담촌의 <정씨매>는 연일 정씨 문중의 선명당(善鳴堂)에
자리 잡은 매화나무이다
남사예담촌에서 가장 늦게 꽃을 피우는 특징으로 유명하며,
수령 약 150년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문중의 선비 기풍을 상징하며,
봄철 마을 산책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이다
선명당은 사양정사의 안채 건물로,
정면 4칸 규모의 전형적인 남부 한옥 양식에 맞배지붕을 이고 있으며,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고택이다
고려 충신 정몽주 후손인 연일 정씨 가문의 종택으로,
조선 시대 학문과 예학을 중시한 명문가의 터전이다
정씨매는 가장 늦은 개화로 '인내의 매화'로 불린다
이는 추위가 길어지는 지리산 기슭에서 끝까지 버티는 꽃의 생명력이
문중의 절조와 맞닿아 있다는 이야기이다
남사예담촌 5매는
하씨 원정매(최고령), 박씨매(충의 설화), 이씨매(백매),
최씨매(고택 입구), 정씨매(늦은 꽃)로 각기 서사를 가진다
정씨매는 시간적 순서상 마지막을 장식해 '불망(不忘)'의 여운을 강조하며,
한 번 본 이들이 마을 전체를 기억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남사예담촌 사양정사 앞 청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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