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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6-010. 밀양향교 홍매화 - 선비의 뜰에 만개하다 (202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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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2026-010.  밀양향교 홍매화 (2026.02.28.)

- 선비의 뜰에 만개하다 

 

 

밀양향교는

밀성(密城) 손(孫)씨 집성촌인 교동(校洞)마을의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데

오른쪽 관리사 뒷편  대나무 숲 앞에 홍매화 1그루가 홀로 서 있다

하얀색과 비슷한 아주 옅은 분홍색 홑꽃을 피우는

수령 약 100년 내외의 키가 훤칠한 매화이다

 

밀양향교 홍매화는

보통, 3월 초 전후에 개화해 3월 초에서 중순 사이가

가장 보기 좋은 시기를 맞이하는 특성을 가진 매화인데,

올해는 이미 2월 말에

개화율 90% 수준의 만개 직전 상태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2월 마지막 주에서 3월 첫째 주가 홍매화 감상의 최적 시기이고,

3월 둘째 주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

 

밀양향교는 고려 말에서 조선 시기까지

지방의 유학생들 교육과 제례를 맡았던 기관이다

대성전과 명륜당, 동재·서재, 풍화루 등의 전형적인 향교 건축이

층층이 배치되어 있으며,

전학후묘(前學後廟) 구조를 뚜렷이 드러내는 공부와 제향의 공간이다

명륜당은 유생들이 글을 읽고 토론하던 강학 공간이었고,

대성전은 공자와 여러 성현에게 제사를 올리던 가장 엄숙한

제향 공간이었다

이 두 건물이 마주 보는 듯한 자리에 자리 잡고 있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마당과 담장, 돌계단이

‘선비의 뜰’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밀양향교 옆, 관리사 뒤편

대숲과 기와담장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이 홍매화 한 그루는

시각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향교의 풍경을 완성하는 주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동양화 속의 '여백의 미'처럼

 그 안에서 홍매화는 화려한 주인공이 아니라, 배경과 조화를 이루며

말없이 공간을 채우는 존재라고 할 수있다

 

 

 

 

 

 

 

 

 

 

 

 

 

 

 

 

 

 

매화는 우리 전통에서 ‘선비의 꽃’으로 불려 왔다

혹독한 겨울을 끝까지 견디고,

다른 꽃들보다 먼저 피어나는 특성 때문에,

절개·지조·고결함을 상징하는 나무로 오래도록 여겨져 왔다

 

눈발이 채 가시지 않은 마당에 피어나는 매화를 바라보며,

선비는 자신의 삶과 도(道)를 되돌아보았고,

문인들은 시와 그림 속에 자신의 이상을 옮겨 담았다

이처럼 매화는 역경 속에서도 학문과 예를 포기하지 않는

선비의 자세와 상징적으로 결합되어 왔다

 

오는 3월 24일(음력 2월 6일)에는 밀양향교에서

'2026 밀양 향교 춘계석전대제(密陽鄕校 春季釋奠大祭')가 열리는데

고즈넉한 밀양향교에는 옛 성현과 선비들이 돌아오고,

엄숙하고 경건한 제향의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그즈음에 홍매화는 이미 졌겠지만

그 잔향만으로도 향교를 넉넉히 채우기를 바래본다

 

 

 

 

 

 

 

 

 

 

 

 

 

 

 

 

 

 

 

 

 

 

 

 

 

 

 

 

 

 

 



 

 

 

 

 

 

 

매화-200 해군사관학교 홍매화 (2017. 04. 08.)

 

매화-200 해군사관학교 홍매화 (2017. 04.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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