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 산청 <남명매>
'산청3매' 중의 하나인
산천재 마당의 매화나무, <남명매南冥梅>는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이곳에
선생이 61세이던 명종 16년(1561)에 산천재를 지으면서
손수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남명매>는 수령 450여 년의 연륜과 역사를 자랑하는 고매로서
크게 세 갈래로 갈라진 중심 줄기는 뒤틀리면서 하늘을 향해 뻗어 올랐고
연한 분홍빛이 도는 소담한 반겹꽃을 피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산청3매' 중에서
<원정매>와 <정당매>는 이미 오래전에 원목이 고사했다
그렇지만 다행히 <남명매>는 그 원목을 소중히 지켜서
450년 동안 숱한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남명매>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원목이 노쇠하여
2016년에 대대적인 외과수술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나무의 외과수술은
부패부제거 살균처리→ 살충처리→ 방부처리→ 방수 처리→
동공 충전→매트 처리→ 인공나무 껍질, 지주목 설치 등의 순서로
치료과정의 작업을 거치게 되는데
보통 노거수나 거목의 외과수술은 동공이 크고
가지나 줄기의 상처에 부패가 심하여
부러지거나 갈라질 위험이 많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쇠조임 와이어작업도 함께 설치하게 된다
복잡한 외과수술을 거친 현재 <남명매>의 몸은 성한 곳이 없지만
비교적 잘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산청3매'중에서 <원정매>와 <정당매>는 원목을 지키지 못했지만
<남명매>는 치료와 보호의 보살핌을 받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 春山底處無芳草
봄 산 어디엔들 아름다운 꽃 없겠는가
只愛天王近帝居
내가 여기에 집을 지은 이유는
다만 천왕봉이 하늘에 가까운 걸 사랑해서 라네
白手歸來何物食
빈손으로 돌아 왔으니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銀河十里喫有餘
은하수 십 리 맑은 물 먹고도 남겠네 」
남명 선생이 말년에 산천재에서 쓴 한시이다
지리산 천왕봉의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려
산천재 앞을 흘러가는 은하수 강의 맑은 물만 마시고
선비의 지조를 지키고 살았다
옛주인 남명 선생은 가고 없지만
그 빈 뜰에서 <남명매> 는 450년 동안이나 은하수 강을 벗 삼아
오늘도 묵묵히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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