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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소나무 기행

소나무 기행 -60. 거창 동호리 소나무숲 (2023.12.24.)

 

 

 

 

 

 

 

 

 

 

거창 동호리 소나무숲

 

 

동호 숲은 경남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에 위치한 전통 숲이다. 

연안 이씨 집성촌이었던  동호리(東湖里)는 삼한시대부터 옛터라고 하며,

웅양면 남북으로 흐르는 미수천의 동쪽에 자리하였다고 하여 동변리로 칭하였으나

19세기 초, 순조 때 이곳에 살전 진사 이지유의 호를 따

동호리라 부르게 되었다

 

경상남도 서북부 끝에 위치하며

덕유산국립공원, 가야산 국립공원, 지리산 국립공원에 둘러싸여 풍광이 수려하고 

소백산맥의 영향을 받아 전형적인 분지가 발달해 있다

경남의 다른 지역보다 고도가 높은 해발 200m 내륙 산간 분지로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아침, 저녁 높은 일교차와 풍부한 일조량의 기후조건으로

맛과 향이 뛰어난 포도를 특산품으로 하고 있다.

 

1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존상 수상의 숲으로

마을의 재물이 날아가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마을 입구에 소나무를 심기 시작했는데

연안이씨 종중이 자발적으로 복원대상지를 매입해 마을숲을 확대하는 등

숲을 보전하기 위한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마을의 안녕을 비는 마음이 담겨 더욱 아름답고 우거진 숲을

이루게 되었다 한다

 

 

 

 

 

 

 

 

 

 

 

 

 

 

 

 

 

 

 

 

노송(老松)의 위엄(威嚴)에 빠져들다.

 

                                                                 - 김연주

 

 

창애(蒼崖)의 소나무는 무한한 생명력을

묘송(妙松)에서는 가슴저린 삶의 애환을 느낀다.

이들을 만나려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험한 산이나 골자기 능선 낭떠러지를

찾아 나서야 하기에 때로는 위험도 감수해야한다.

반면 마을 주변에 있는 노송(老松)은 관심만 가져주면 언제든 찾아가

노송의 아름다운 기품과 위엄을 느낄 수 있다.

 

중부지방에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새벽,

경남 거창의 동호숲에도 안개가 밀려든다.

안개에 휩싸인 솔숲을 홀로 걸으며 구도를 구상해 나간다.

그렇게 촬영 포인트 몇 개를 결정하고 동이 트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다른 날 다시 찾아오라는 듯 안개는 스믈스믈 빠져 나가더니

이내 사라진다.

 

허탈해하는 기분도 사치일 뿐,

희미한 여명 빛이라도 잡고 싶어 바로 옆에 있는 성대로 달려갔다.

희뿌연 안개 속에 한줄기 여명 빛이 들어오더니 희미하게 사라지고

산중턱에서 안개가 유영한다.

구도를 구상하고 카메라를 설치하면서 셔터 속도를 결정해야만했다.

10, 30, 1분 안개가 내려오기 전에 촬영을 마쳐야 하기에 10초로 결정하고

초점 부라케팅 촬영법을 선택하여 여섯 컷트를 촬영하였다.

 

 

 

 

 

 

 

 

 

 

 

 

 

 

 

 

 

 

 

 

앞산에 걸려 있던 안개가 성대 앞으로 밀려온다.

재빨리 카메라를 옮겨 노송의 자태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일곱 컷트의 파노라마 구도를 잡고 초점에 중점을 두고 촬영에 들어간다.

노송들의 뒷 배경이 안개의 흐름 속에 묻힐 수 있도록 한 스텝 밝게

노출을 조정하였다.

한컷 한컷 촬영하면서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가슴이 두근거린다.

사진하면서 이런 순간이 얼마나 더 주어질지 알 수 없지만

셔터를 누를 때 희열을 느끼고

기대한 결과물이 도출되었을 때 기쁨은 두 배가되고

인화했을 때 벅차오르는 뿌듯 한 감정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한쪽 눈을 감고 뷰파인더를 들여다볼 때

한눈으로는 세상을 보고 다른 눈으로는 자신을 들여다보라!" 하지 않았던가.

천천히 내 마음을 들여다 본다.

 

감사한 마음으로 성대 촬영을 마치고

비좁은 마을 안길을 따라 가조면 동례리 도레솔에 도착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도레솔 전지하는 날이다.

새순이 나와 자리를 잡으려면 한 삼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600살 먹은 소나무가 있는 마리면 대동리로 발길을 옮긴다.

[출처] 노송(老松)의 위엄(威嚴)에 빠져들다.|작성자 김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