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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실 ■/스크랩 - 세계의 건축가

세계의 건축가 -030. 프란시스 케레 Francis Kéré

 

1. 건축가 디베도 프란시스 케레

 

 
Diébédo Francis Kéré

본명
디베도 프란시스 케레(Diébédo Francis Kéré)
국적
출생
수상

 

1. 개요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건축가. 부르키나파소 독일 이중국적자이다. 자신의 건축에 사회를 참여시키고 해당 지역의 토속적인 자재와 기술을 혁신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

2022년, 아프리카인 최초이자 흑인 최초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는 영예로운 기록을 세웠다.

2. 생애

프란시스 케레는 부르키나파소의 간도 마을[1]의 촌장의 장남 출신으로, 마을에서는 처음으로 학교에 간 인물이었다고 한다. 간도에는 학교가 없었기 때문에 7살 무렵 마을을 떠나서 도시에 있는 삼촌과 함께 생활했다고 한다.

부르키나파소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한 후 목수가 되었고, 카를 소사이어티의 후원을 받아 독일에서 개발 원조 감독관 견습생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견습 과정을 마친 이후, 2004년에 베를린 공과대학교를 졸업하였다.

건축가로서 교육받는 동안, 자신을 지원해 준 가족들과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자 Gando eV[2] 협회를 설립하였다. 이 협회는 케레의 고향 간도 마을에 초등학교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였다.

2004년 졸업 이후 디플로마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간도에 첫 학교를 건설하였고, 자신의 건축 사무소인 케레 건축을 열었다.

3. 대표적인 건축물

  • 간도 초등학교 - 2001년 완공, AKAA상 수상
  • 간도 중학교 - Holcim상 수상
  • 간도 아틀리에
  • 국제 적십자 적신월사 박물관 -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3명의 건축가 중 1명
  • 오페라 빌리지 아프리카
  • 2017 런던 하이드 파크 파빌리온 - 런던 하이드 파크 파빌리온을 설계한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 인물

출처 - 나무위키

 

 

 

 

 

 

 

 

 

2.  2022 프리츠커상 수상자 ‘프란시스 케레’ -  척박한 땅에 지어진 환경친화적 건축물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 사진=프리츠커상 홈페이지, 이하 동일

 

 

2022년 프리츠커 상(pritzke prize) 수상자로 1965년 생의 부르키나파소 출신 건축사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Diébédo Francis Kéré, 57세)가 선정됐다. 아프리카 출신 건축사가 프리츠커상을 받은 것은 1979년 프리츠커상이 제정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상을 제정한 미국 하얏트 재단은 3월 15일 밤(한국시간) 프리츠커상 홈페이지를 통해 프란시스 케레를 2022년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공식 발표했다. 재단은 케레가 자원이 극도로 부족한 환경에서도 환경친화적인 건축물을 만든 공로를 높이 사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케레는 주변 환경·입주민과 하나가 되는 건물을 만들었다"라면서 “그의 건물은 가식이 없으면서도 우아한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아프리카의 나라 부르키나파소는 아프리카에서도 생활수준이 가장 낮은 나라로 꼽힌다. 문맹률이 75%며 아이들의 절반 정도만 학교에 다닌다.
케레가 태어난 간도(Gando) 마을은 사정이 더 심각했다. 수도 와가두구에서 남동쪽으로 200㎞나 떨어진 곳에 있는 간도 마을은 인구는 3,000명 정도로 수도나 전기 시설이 갖춰 있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주민이 진흙 오두막집에서 살고 있다.
케레는 마을 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간도 마을 최초로 학교에 다녔는데, 간도에는 학교가 없어서 일곱 살 때 가족을 떠나 덴코도고(Tenkodogo)에서 학교를 다닌다. 덴코도고의 학교의 사정도 역시 열악해, 시멘트로 지어진 교실 안은 더웠고 통풍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100명 정도가 함께 모여 감당하기 힘든 무더위 속에서 몇 시간씩 수업을 들으면서 케레는 언젠가 학교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한다. 


부르키나파소의 간도초등학교 © Erik-Jan Owerkerk

부르키나파소의 간도초등학교 © Erik-Jan Owerkerk

부르키나파소의 학교 LycÇe Schorge © Francis Kéré

부르키나파소의 학교 LycÇe Schorge © Francis Kéré

외과 클리닉·건강센터 © Francis Kéré

 

미국 몬태나주 티펫 라이즈 아트 센터의 쉼터 Xylem © Iwan Baan

미국 몬태나주 티펫 라이즈 아트 센터의 쉼터 Xylem © Iwan Baan

미국 몬태나주 티펫 라이즈 아트 센터의 쉼터 Xylem © Iwan Baan

 

 

10대 후반 독일의 직업학교 유학 기회를 잡은 케레는 낮에는 지붕과 가구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밤에는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주경야독 생활로 20대를 보낸다. 그 노력의 결실로 1995년 베를린 공과대학에 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했다. 본격적인 건축사로서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베를린에서 지내던 시절에도 케레의 마음은 조국 부르키나파소의 간도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케레는 학업 중이던 1998년 재단을 설립해 간도 마을 학교 설립 준비를 시작했으며, 마침내 2001년 그 결실을 맺는다. 

간도 초등학교는 콘크리트가 부족한 현지 상황을 감안해 진흙으로 벽돌을 만들었고, 더운 날씨와 조명 부족이라는 불편한 상황에서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자연광을 극대화하고 환기에 유리한 건물을 디자인했다. 설계도는 모래 위에 그렸으며, 고향마을 주민들이 건축을 도왔다.
2004년 건축학석사 학위를 받고, 베니스 비엔날레 등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뒤에도 고향 아프리카를 위한 건축은 계속됐다. 
부르키나파소를 포함해 베냉과 말리, 토고, 케냐, 우간다 등지에서 제한된 자원을 사용하면서도 서아프리카의 전통미를 살린 학교와 의료기관 등을 지었다.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나무나 벽돌, 진흙 등 소재를 갖고 만든 케레의 작품은 아이들을 위한 학교와 환자를 위한 병원, 성인을 위한 직업훈련원 등 아프리카 지역의 기본 사회 인프라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부르키나파소 국회의사당 조감도 © Kéré Architecture

런던 서펜타인 파빌리온_Sarbalé Ke © Iwan Baan

런던 서펜타인 파빌리온_Sarbalé Ke © Iwan Baan



케레의 작업은 아프리카 국가의 학교 건물 외에도 유럽의 덴마크,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그리고 미국까지 확장됐다. 
케레는 수상 소감을 통해 “나는 유치원에 다니지 못했지만 공동체가 곧 가족인 마을에서 자랐다. 마을 분 모두가 저를 돌봐주었고 마을 전체가 놀이터였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작은 불빛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시던 방을 기억한다”라며 “우리는 서로 가까이 모이고 방 안 목소리는 우리를 감싸며 누구나 느낄 안전한 장소를 만들곤 했다. 이것이 제 첫 번째 건축 감각이다. 지금도 단순미와 확장 가능성을 추구하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가장 적은 재료로 쉽게 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현재 케레가 설계한 부르키나파소 국회의사당(와가두구, 부르키나파소)과 베냉 국회의사당(포르토-노보, 베냉 공화국)이 건축 중이다.

출처 - 월간 건축사지 서정필 기자

 

 

 

 

 

 

3.  아프리카 출신 흑인 건축가 프란시스 케레

리츠커상은 매년 건축 예술을 통해 재능과 비전, 책임의 결합을 보여주어 인류와 건축 환경에 일관적이고 중요한 기여를 한 생존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통합니다.

특정 건축물이 아닌 건축가의 건축세계 전반을 평가하여 수상자를 선정하는데요, 노벨상과 수상자 선정 과정이 비슷할 뿐 아니라 권위에서도 국제적으로 인정받습니다. 하얏트 호텔 창어부인 제이 A. 프리츠커와 신디 프리츠커 부부가 1979년에 제정하였습니다.

 

 

2022 수상자 프란시스 케레

프리츠커상은 매년 40여 개국의 500명 이상이 후보자로 지명되는데, 자격증이 있는 건축가라면 자기 자신을 후보로 추천할 수 있으며, 여기에 전 세계에서 추천받은 건축가와 전년도 후보자를 더해 심사에 돌입합니다. 심사는 교수, 평론가, 건축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수상자를 선정하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10만 달러와 상장, 건축가 루이스 설리반이 디자인한 청동 메달을 수여합니다.

2022년에는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라는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건축가가 이 상을 수상하였는데요, 영미권이나 유럽이 아닌 아프리카 출신 수상자의 건축물이 궁금했던지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프란시스 케레

(Francis Kéré)

브루키나파소 출신의 건축가. 이 프란시스 케레는 아프리카 출신이면서도 흑인으로서도 첫 프리츠커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목공으로 독일 유학을 간 도중에 진로를 바꿔서 건축가가 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프란시스 케레의 건축철학은 지역기반, 커뮤니티(공동체), 지속가능성 중심으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그의 작품은 베넹, 부르키나파소, 말리, 토고, 케냐,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학교, 의료시설, 주택, 공공 건물 등을 건설했고,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케레 자신이 태어난 부르키나파소의 간도 마을에 지은 초등학교 건물입니다.

 

 

 

 

 

 

프란시스 케레의 출세작으로 2001년에 지은 이 간도 초등학교는 본인의 고향에 지은 건물로 현지의 재료를 사용하고 지역 주민들을 건축에 참여시켜서 저렴한 인건비로 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혹시 이것은 노동 착취냐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건물을 짓는 법 외에도 건축을 보수하는 방법 등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어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도 이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갖고, 지속 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고 하니 논란은 없을 듯 싶죠?

이 건물로 상을 받고 독일에 본인 건축 사무소를 개장했다고 하니, 케레의 출세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쿠두구 쇼게 중고등학교(2014)

마찬가지로 고향에 지은 학교입니다. 통풍이 잘 되도록 주변의 나무들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복도의 나무 벽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서펜타인 파빌리온(2017)

영국에서 주목받는 건축가들을 모아 공원에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였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초대해서 지은 건물이라고 합니다. 아프리카 건축의 현대석 재해석과 지붕을 통해 물을 가운데로 모음으로써 물부족과 기후변화에 대한 메세지까지 던져졌다고 알려진 건축물입니다.

 

캘리포니아 코첼라 페스티벌 텐트(2019)

아프리카의 바보밥 나무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부르키나파소 외과 진료센터(2014)

 

부르키나파소 라옹고 사회복지센터(2014)

 

케냐 스타트업 라이온 캠퍼스(2011)

경사를 따라 건축했으며 주변 재료를 이용한 건축이 특징으로서 흰개미 군락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미국 몬타나 파빌리온(2019)

 

 

현재 건설중인 배냉 국회의사당 예상도입니다.

전반적으로 최근 프리츠커상 트렌드가, 기존에 당연하게 선진국으로 여겨지던 나라인 미국이나 유럽등의 서양이 아닌 국가에서 나온 참신한 디자이너를 선정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건축물 그 자체가 아닌 주변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건축과 전통 건축양식의 재해석에 가점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많은 건축가들이 해외에 이름을 날리고 있죠.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가 더더욱 전통 건축양식을 재해석한 건축물이 탄생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 이러한 건축가가 등장하고 상으로 평가받을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무 규모가 큰 건물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다보니 현실감이 좀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프란시스 케레와 같은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가가 설계한 단독주택형 감옥(?)에 대해 말씀드리고 포스팅을 마칠까합니다. 보다보니 감옥치고는 너무 예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많은 분들이 선호하는 집의 디자인이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감옥임에도 불구하고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8제곱미터 (약 8.5)평으로 제작된 레드하우스는, 일반적인 감옥과는 달리 일반 가정집 분위기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고 하내요. 렌조 피아노가 이끄는 건축사무소 G124가 로마의 레비비아 교도소의 수감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건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가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도록, 전형적인 집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되어있고 수감자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및 가족 내에서의 역할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감옥을 나왔을 때 사회 복귀 및 적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목표나 건설의도에 대한 것에는 공감하지 않습니다만, 만들어진 집의 규모가 우리나라의 전원주택을 연상케하고 디자인도 너무나 아름다워서 소개시켜드리는 것이니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금까지 프란시스케레의 건축물에 대해 포스팅 드렸습니다. 앞서 말씀드린것처럼 우리나라에도 어서 프리츠커 상 수상자가 등장하기 기원합니다. 또한 본인의 집을 짓고 건축을 희망하시는 분들에게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서구식 건물이 아닌, 자연친화적이며 우리나라의 전통을 재해석한 건축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는게 어떠실지 하는 의견을 조심스레 내어 봅니다.

우리것은 좋은 것이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  프란시스 케레  작품 소개

 
 

프란시스 케레의 생애와 그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알아본 지난 포스팅에 이어, 그의 대표작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Kéré Architecture, Gando Primary School, 2001

 

첫 번째로 소개드릴 작품은, 앞선 포스팅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는 'Gando Primary School'입니다. 어린 시절, 자신이 감내해야 했던 열악한 교육 환경을 잊지 않았던 그는 자신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고향인 Gando 지역에 초등학교를 세우기로 합니다. 이 학교를 설계함에 있어 프란시스 케레는 무엇보다도 실내 환경, 특히 채광과 환기에 집중하였습니다.

Kéré Architecture, Gando Primary School, 2001

 

건물의 독특한 인상을 자아내는 커다란 지붕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탄생되었습니다. 부르키나 파소에서는 지붕을 올릴 때 보통 '골강판'이라는 자재가 활용됩니다. 문제는 이 자재가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열에너지를 매우 잘 흡수한다는 데 있었지요. 이렇게 흡수된 열에너지는 천장을 타고 그대로 내부 공간에 전달되어 실내 온도를 상승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었습니다.

골강판

극빈국 건설 현장이 가진 다양한 현실적 문제로 인해 자재 선정의 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프란시스 케레는 간단한 방안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보기로 합니다. 바로 천장과 지붕을 떼어놓는 것이었지요. 이를 통해 지붕에 축적된 열이 실내로 전달되는 것이 차단되었을 뿐 아니라, 지붕과 천장 사이에 바람길이 형성되어 실내외 공기의 순환이 보다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Gando Primary School 의 공기 흐름 개념도

독특한 형상의 지붕은 이후 진행된 Gando Primary School의 별동 신축 프로젝트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등장합니다. 평평했던 천장은 볼트(Vault) 형상으로 둥글어졌고, 공기가 드나들 수 있도록 다수의 개구부가 더해졌습니다. 달구어진 공기는 위로 상승하여 천장의 개구부를 통해 배출되었고, 건물 측면으로는 자연히 신선한 바람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공기의 대류현상을 통해 실내 온도와 공기 질이 쾌적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Kéré Architecture, Gando Primary School Extension, 2008

 

프란시스 케레는 일련의 학교 건립 프로젝트가 단순히 공간만을 제공하는 일회성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도록, 지역주민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외벽과 천장 등의 축조를 위해 현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 '점토'를 활용했으며, 자재의 생산과 시공에 지역 주민이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였죠.


지역사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그의 모습은 이어서 소개해 드릴 작품인 'Startup Lions Campus'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Kéré Architecture, Startup Lions Campus, 2021

 

케냐의 투르카나 현에 자리한 이 건물은 비용과 시공성, 친환경성 등을 고려, 앞선 프로젝트와 같이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석재와 회반죽으로 시공되었습니다. 특히,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거나 다소 어려운 시공법은 되도록 지양하여, 지역 주민이 시공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기술적 역량을 기를 수 있었지요.

Kéré Architecture, Startup Lions Campus, 2021

 

Kéré Architecture, Startup Lions Campus, 2021

 

마치 성당의 첨탑과 같이 우뚝 솟아오른 세 개의 수직 구조물은 Startup Lions Campus 프로젝트의 독특한 인상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흰개미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이 구조물은 조형적 아름다움은 물론, 연돌현상을 통한 자연환기 효과까지 가지고 있지요. 이 자연환기 시스템은 실내의 적정온도 유지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분진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여, 캠퍼스 내 수많은 IT 기기들의 유지관리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연돌현상을 활용한 Startup Lions Campus의 환기 개념도

Startup Lions Campus 프로젝트의 경우 앞서 소개한 학교 프로젝트들에 비해 주변 풍광과의 조화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되었습니다. 건물은 사이트 주변의 평야와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배치되었으며, 붉게 마감된 매스는 마치 아프리카 평야의 암석과 같이 풍경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습니다.

 

Kéré Architecture, Startup Lions Campus, 2021

 

Kéré Architecture, Startup Lions Campus, 2021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작품은, 2017년 설치된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입니다. 2000년 자하 하디드의 작품을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건축가를 초빙하여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여온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현재 건축계의 축제로 자리 잡아 있는 큰 행사입니다.

 

Kéré Architecture, Serpentine Gallery Pavillion, 2017

 

예로부터 커다란 나무는 동서를 막론하고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 되어왔습니다. 프란시스 케레는 이 에서 착안하여 '나무'를 모티브로 한 파빌리온을 디자인했습니다.

Kéré Architecture, Serpentine Gallery Pavillion, 2017

 

이는 서펜타인 파빌리온이 담아야 하는 프로그램 -낮에는 카페를 겸하는 만남의 장, 저녁에는 토론과 강연,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장소-에도 참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지요. 얇은 나무살로 짜여진 파빌리온의 캐노피는 낮 시간 동안 방문객에게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주고, 해가 저문 뒤에는 조명의 빛을 확산시켜 마치 모닥불과 같이 주변을 환히 밝혀줍니다.

 

Kéré Architecture, Serpentine Gallery Pavillion, 2017

 

이러한 '나무' 모티브는 프란시스 케레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종종 등장하곤 합니다. 이는 '공공성'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건축을 탐구하고, 실천하는 케레의 건축관을 드러내는 일종의 상징과도 같은 장치라 생각됩니다.

Kéré Architecture, Xylem, 2019, ⓒ Iwan Baan.

 

Kéré Architecture, Benin National Assembly, 2019~

 

Kéré Architecture, Louisiana Canopy, 2015 ⓒ Erik-Jan Ouwerkerk

 

프란시스 케레가 행한 건축의 목적성은 자신의 '뿌리'에서 기인합니다. 그의 작업은 자신을 낳고 기른 공동체를 위한 작업이며, 그렇기에 한없이 '이타적'인 건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건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단서가 되었습니다. 결코 크다고 볼 수 없는 스케일의 작업이 이렇게나 깊고 큰 울림을 가진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5.  [이재훈의 랜드마크vs랜드마크] 프리츠커상과 아가칸 건축상

입력2023.04.05 
 
 
 
 
 
 
 
2023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 사옥.지난달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의 2023년도 수상자가 발표됐다. 우리나라 용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을 설계한 영국의 데이비드 치퍼필드다. 애플사옥을 설계한 노만 포스터 사무실에서 근무한 그의 경력이 보여주듯, 그의 건축은 과장되지 않고 절제되면서 단아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가 독립한 이후 그의 건축은 지역의 역사나 문화적 특성을 잘 반영하며 시류에 따르지 않는 창의적인 건축물을 만들어내는 건축가로 알려졌다. 그의 절제된 건축언어가 문화적 맥락과 잘 어우러지는 점이 이번 수상의 이유이기도 하다.
프리츠커상은 하이야트 재단에서 1978년 제정한 건축상이다. 1967년 아틀란타에 하얏트 호텔을 지으면서 중앙에 큰 아트리움을 설치하였고, 건축주인 프리츠커씨는 그 내부공간의 아름다움에 감동하였으며, 그는 이와같이 인간에게 큰 감동을 주는 건축을 한 건축가에게 건축상을 주고자 프리츠커상을 만들게 된다(또한 하얏트 호텔은 아트리움을 호텔의 트레이드 마크로 사용한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프랭크 게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설계한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 일본의 안도 다다오 등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공통적으로 사람들에게 공간적으로 형태적으로 감동을 주는 건축물을 설계한 건축가라는 걸 알 수 있다.
 
 
 
아모레 사옥 설계자가 받은 프리츠커
 
프리츠커 상이 2014년에 일본의 시게루반, 2016년에 칠레의 알레한드로 아라베나를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상의 성격이 변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게루반은 재난으로 집을 잃은 사람을 위해, 종이 튜브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임시주거를 디자인했다. 인도주의 입장에서 실험적 건축물의 해결 방안을 찾는 작업을 인정해준 것이다. 아라베나는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를 위해, 건물의 반만 지어주고 나머지 반은 거주자가 살아가면서 쉽게 증축해 쓸 수 있도록 건물의 구조체만 만들어주는 설계를 제안하여 성공한 점을 인정받았다. 건축물이 인간에게 단순한 감동을 부여하는 것에서 벗어나 삶에 보다 깊숙이 관여하는 것에 의미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츠커상 외에 상금이 크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건축상은 많이 있으나 성격이 확연히 다른 건축상으로는 아가칸 상이 있다. 1977년 제정돼 3년마다 주제가 다른 6개의 작품을 선정하여 시상하며, 커뮤니티 개선 및 개발, 역사 보존, 재사용 및 지역 보존 분야 등에서 건축적 우수성을 보여준 작품들에 상을 준다.
아가칸 상은 프리츠커상과 같이 순수한 건축적 성과품인 건축물에 대해 상을 준다기보다는 건축을 통해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며,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 보람을 갖도록 해준 과정에 시상한다. 따라서 준공 때의 일시적인 감동을 중시하기 보다는 일상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살핀다. 그래서 건축가만 수상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주, 시공자, 의사결정자 등이 함께 수상을 하는 점도 다르다.
아가칸 상으로 2022년에 수상한 작품 들 중에서, 인도네시아 바뉴왕이 공항터미널은 언뜻 보기에 지방의 작은 공항터미널 건물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그 공항이 일반적인 건축양식을 따르지 않고, 벽이 없이 지붕만 있는 건물로 디자인하여 토속적인 지역 기후에 잘 어울리도록 설계하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란의 아르고 현대미술관 및 문화센터는 원래 폐허화된 공장이었던 것을 리모델링하여 미술관이며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재생해낸 것을 높이 평가했다. 방글라데시의 어반 리버 스페이스는 자주 범람하는 강과 제방의 생태적 훼손과 환경적 위험을 불식시키기 위해, 현지 재료인 벽돌을 사용하여 지역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벽을 쌓고 바닥을 포장하여 주변환경의 개선을 이루어낸 것이 인정되었다. 하나같이 건축물의 순수한 형태적 우수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그 내면에 숨겨진 프로젝트의 성취과정을 살피는 것을 볼 수 있다.
 
 
2022년 아가칸상 수상자의 건축물.
 
아가칸은 주변 환경과 삶 개선 평가
 
그런데 재미있는 사건은 2004년 아가칸 상을 받은 경험이 있는 아프리카 오지 부르키나 파소 출신의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가 2022년 프리츠커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그의 건축은 건물의 단순한 감동을 벗어나 지역민과 함께 그들이 필요로 하는 건축을 만들어 가는데 의미를 뒀다. 나아가 공동체의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관점에서 건물의 재료나 공법, 환경시스템을 선택적으로 적용했다. 건물의 공간이나 형태의 구성적인 모습 속에 사회적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건물설계에 현실적인 요건을 섬세하게 적용하면서도 인간에게 감동을 주며 인간의 삶의 본질적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의 프리츠커상 수상의 이유를, 사회적 의미를 갖는 건축작업이 18년의 기간 동안 정제되어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건축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프리츠커상의 성격이 단순한 건축적 완성도에서 벗어나 아가칸 상이 추구하는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회와의 합치된 가치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프리츠커 상이 추구하는 목표가 건축물이 인류에게, 공동체에게 내면적으로 의미있게 다가가는 건축물을 인정하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변화되고 있다면, 2023년 데이비드 치퍼필드 역시 그의 건축을 단순한 건축적 성과의 우수성으로 보기 보다는, 그의 건축에서 문화적 사회적 함의가 어떻게 건축에 녹아들어 갔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대중들의 응집된 에너지를 건축가가 올바로 해석하여,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건물을 만들어주는 것에 목표를 둔 건축 프로젝트에 시상을 하는 Aga Kahn Award와, 사회가 생활이나 기본질서는 당연히 잘 갖추어져 있다는 가정하에, 건축가의 열정으로 만들어내는, 인류에게 감동을 주는 결과물로서의 건축물에 가치를 두고, 사람들에게 더 나은 기쁨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Pritzker Prize가 그 상의 고유한 성격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느 것이 더 사람을 위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축인지 확정하기는 힘들지만, award와 prize라는 용어로 구별되어 사용되듯이, 두 상에 대한 접근 태도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의 의미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과 능동적으로 쟁취한다는 것의 차이도 보여주는 것 같다.
2017년에 우리나라에서 UIA라는 세계건축대회가 열린 적이 있다. 3년마다 개최되는 건축계의 올림픽인 이 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기존의 건축상과는 달리 인류에게 공헌하는 다른 건축상을 제정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명예건축가회와 DBEW(Design Beyond East West) 재단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여러가지 기술적 난관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결국 어떤 가치를 지닌 작품에 상을 주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가 확정되지 못한 것에 기인하였다고 생각된다.
건축물 또는 건축가가 추구하는 가치는 사람 사는 모습만큼 다양할 수 있다. 오늘날 지구의 기후환경이 변화되고 있고, AI 등 기술 발전이 급박하게 돌아가며, 사람 사는 모습이 급변하는 시대에 기존의 두 건축상이 추구하는 가치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우리는 어느 편에 서 있어야 인류에게 진정 유익한 건축이 될 것인지, 제 3의 가치는 있을 수 없는지, 의문을 품고 먼 발짝에서 다시 한번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두 상의 가치가 차별화된 의미가 있을 때 오히려 건축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우리가 건축을 바라보는 눈을 자유롭게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재훈 단국대 건축학부 교수

출처 - 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