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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3-018. 화엄사 홍매화(흑매) 만개하다 (2023.03.18.)

 

 

 

 

 

 

 

 

 

 

 

018. 화엄사 홍매화(2023.03.18.)

 

 

조선 숙종 때 화엄사의 장육전이 불탄 자리에

각황전을 다시 짓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계파선사桂波仙師

이 매화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수령 300년이 훨씬 넘은 아주 짙은 선홍색의 홍매화로

장육화丈六花라는 애초의 이름이 있었지만

특유의 아주 짙은 붉은 색이 검은 빛을 띈다하여 일반적으로 화엄사

<흑매黑梅>라고 많이 불린다

 

<흑매>는 화엄사와 지리산을 대표하는 명물이지만

천연기념물 485호로 지정된 아주 귀한 매화가 큰절 위쪽의 암자,

길상암 대나무 숲에도 있다

 

이 천연기념물 <길상암 야매野梅>

산청 단속사지 들판의 <원리 야매>처럼, 자연발생적으로 대나무 숲에서 나고 자라서

작고 하얀 꽃을 피우는 400살이 넘은 야생의 들매화로서

현재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국의 유명한 고매화들의 개화시기는

지난 겨울의 추위와 개화 무렵의 날씨에 따라서 상당한 영향을 받기에

해마다 그 개화시기가 들쑥날쑥하기 마련인데

화엄사 <흑매>는 특별히 기후에 상관없이 항상 3월 하순에 만개하는

규칙적인 개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매화이다

그런데 경험상으로, 3월 하순 주말에는 비가 오는 날이

상당히 많았었다

 

 

지난해 이맘때쯤(2022.03.19.)

새벽부터 봄비가 줄기차게 내렸고 오후 들어서 비는 그쳤지만

화엄사가 있는 지리산 노고단계곡에는 우박이 쏟아지고

산 정상 부근에는 새하얗게 눈이 내렸다

손이 시리고 추워서 버티지 못 하고 서둘러 산을 내려올 수 박에 없었다

화엄사 <흑매>의 개화율은 예년 수준의 50% 정도였었다

 

하지만, 2023318() 현재,

화엄사 <흑매>의 개화율은 벌써 만개 수준이었다

예년보다 만개시점이 일주일 이상 앞당겨졌고 날씨마저 이상하리만치 포근해서

지구온난화의 이상 고온현상이 지리산의 깊은 계곡까지 미치고 있음이다

새벽에는 조금 흐렸었지만 날씨도 점점 맑아져서

화엄사 계곡에 푸른 하늘이 열렸다

 

화엄사에는 10년 쯤 탐매여행을 다녔지만

날씨가 포근하고 새파란 하늘을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지 싶다

그만치 화엄사의 겨울은 깊고 길었었는데, 더 이상 온난화에 버티지 못하고

벌써 봄기온이 계곡에 번졌다

 

봄이 더 빨리 왔으니 편해진 것도 분명히 있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러게 되면 심각한 휴유증이 생기게 마련이다

꽃이 쉽게 피었으니 쉽게 시들고

빚깔이나 향기도 예전만 못 한 것이 당연하다

올해 화엄사 <흑매>가 그랬다

새삼 황벽선사의 매화시가 떠 오른다

 

"不是一番寒徹骨 (불시일번한철골)

爭得梅花撲鼻香 (쟁득매화박비향)

 

한 번 매서운 추위가 뼛속을 사무치지 아니하면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 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

 

 

 

 

 

 

 

 

 

 

 

 

 

 

 

 

 

 

 

 

 

 

 

 

 

 

 

 

 

 

 

 

 

 

 

 

 

 

 

 

 

 

 

 

 

 

 

 

 

 

 

 

 

 

 

 

 

 

 

 

 

 

 

 

 

 

 

 

 

 

 

 

 

 

 

 

 

 

 

 

 

 

 

 

 

 

 

 

 

 

 

 

 

 

 

 

홍매·들매화 향기 지리산 구례 화엄도량 수놓다

- 전문가 및 휴대폰카메라 사진 대회, 청소년 백일장도 함께 열려 -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 지리산 대화엄사(주지 덕문스님)가

제3회 홍매화·들매화 프로사진 및 휴대폰 카메라 사진 콘테스트 개막식을

주말인 18일 개최됐다.

이와 함께 올해로 제1회 대회인 청소년 백일장 행사도

화엄사 내 각황전과 원통전 앞마당에서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제3회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는

부주지 우석스님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삼귀의, 반야심경, 내·외빈 소개,

주지스님 인사말, 사홍서원 순으로 이어졌다.

화엄사 사진 대회에서는 홍매화 풍경을 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카메라를 들고 이 곳을 찾은 사진작가는 물론 일반인과

홍매화 관광객 등 많은 인파로 붐볐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청소년백일장(심사위원장 최한선교수)도

전국에서 200여 명의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해 당일 현장에서 부여된 시제(詩題)를 주제로

홍매화와 화엄사, 그리고 지리산을 알리는 운문 부문의 글을 작성하며

산사에서 유익한 하루를 보냈다.

 

백일장이 진행되는 동안 마련된 ‘홍매화에게 바치는 작은음악회’

(음악감독 김주연, 출연 퓨전음악밴드 '두번째달', 남성소리꾼 오단해)가 경내에서 열려

참석한 대중에 감동의 시간을 제공했다.

 

덕문스님은 개회식 인사말을 통해

"자연은 언제나 소리 없이 찾아와 감동을 준다.

300년 넘게 봄을 알리는 꽃으로 우리 화엄사 도량을 장엄해주고 있는 홍매화에게

올해는 더 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순호 군수도 축사를 통해 "화엄사가 위치한 구례군민이라는 것이

최근처럼 자랑스러웠던 때가 없었던 것 같다.

우리 지역을 세계화하는 일에 화룡점정의 역할을 맡고 있는 화엄사는

바로 저희 집이기도하다"고 축하했다.

 

이번 홍매화 및 들매화 사진 콘테스트 대회는

오는 26일까지 화엄사 홈페이지에 사진을 업로드 해야 접수가 완료된다.

프로사진 및 카메라 사진 수상작과 백일장 수상작 발표는

다음 달 3일 오전 10시 화엄사 홈페이지와 BBS불교방송 뉴스를 통해 발표되고,

시상식은 5월 27일 '부처님 오신 날' 화엄사 각황전에서 열릴 예정이다

[헤럴드경제(구례)=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