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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3-008. 통도사 홍매화<자장매-3> 만개하다 - 상처뿐인 영광 (2023.02.22.)

 

 

 

 

 

 

 

 

 

 

2023년 <자장매>의 개화상황은

이번 주말쯤에, 바야흐로 만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자장매> 본연의 청초함이나  화사함을 찾아보기가 힘들고

생기를 많이 잃은 모습이다

 

1월 초, 이상 고온현상으로 반짝 따뜻했을 때

용감하게 꽃망울을 터뜨렸던 꽃잎들은

그 뒤에 밀어닥친 강력한 한파에 동해를 입고 장렬히 산화하였고

시들고 누렇게 퇴색된 꽃받침으로 매달려 있다

 

그리고 유독 심했던 올해의 봄가뭄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홍매화의 표준 색깔이라는 그 부드럽고 고운 분홍빛은

생기를 찾지 못하고 있고,

근래에 핀 꽃잎도 동해를 입어서 상처 투성이로 성한 곳이 드물다

꽃으로서의 화사함이나 우아한 자태는 찾아보기 힘들고,

치열했던 전투의 상흔들만 훈장처럼 달고 있다

 

 ‘한반도의 봄’을 열기 위해서

세상 모두가 숨죽인 엄동설한에 눈 속에서 홀로 피어나지만

이내 얼어붙어 시들어 버리고, 또 다시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그 불굴의 의지는 이른바 상처뿐인 영광’이다

하지만, 그것은 쉬운 길보다는 '선구자의 길'을 택한

<자장매>의 타고난 운명이다

 

고운 꽃이기 보다는

오직 이 혹한에 꽃을 피워냈다는 그 강인한 정신과 맑은 기품으로

오래토록 우리 곁에 향기로 남아 있을 뿐이다!

 

 

 

 

 

 

 

 

 

 

 

 

 

 

 

 

 

 

 

 

 

 

 

 

 

 

 

 

 

 

 

 

 

 

 

 

 

 

 

 

 

 

통도사의 <홍매 삼총사>

 

 

통도사에는 영각 앞의 <자장매> 외에도

절 입구 옛날 종무소 앞에 홍매화가 2그루 더 있다

그래서 <세가지 색의 분홍> 매화를

서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탐매의 장소가

통도사이기도 하다

 

천왕문을 들어서서 바로 우측으로 꺽으면

종무소 앞에 홍매화 2그루가 나란히 서 있는데

먼저 보이는 짙은 분홍색의 우측 매화가 <영취매>이고,

옅은 분홍색의 좌측이 <통도매>이다

 

올해 <자장매>를 따라서 일찍 피었던 <영취매>는 동해를 좀 입었고

<통도매>는 비교적 피해가 없어 보인다

 

수령 70년 정도 된 <통도매>

일명 '자장분홍색매'로 불리는데 들매화계의 홑꽃으로

꽃잎이 다소 크고 오목하며 꽃받침은 적자색이다

꽃은 아주 연한 분홍색을 띄고 있어서

담백하고 단아한 느낌을 준다

 

<통도매> 우측의 <영취매>

수령 150년 정도 되었고 겹꽃의 짙은 분홍색 꽃을 피운다

다소 화려한 분홍빛으로

무채색의 절집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 넣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도매> 

 

 

 

 

 

 

 

 

 

 

 

 

 

 

 

 

<영취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