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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이야기 ■/현대건축 이야기

건축기행-038 신안군 기점·소악도 <12사도 순례길> - 2 ( 2022. 08. )

 

 

 

 

 

 

 

 

 

 

 

 

 

 

 

5번 <필립의 집 (행복의 집)>

 

 

대기점도에서 소기점도로 넘어가는

노두길 초입의 가장 전망 좋은 언덕배기에 자리 잡은 ‘필립의 집’은

 프랑스 남부 툴루즈 지방의 건축양식으로

예배당이 지어졌다

 

프랑스 작가 장 미셀 후비오와 파코의 작품으로

인근 바닷가에서 주워 온 갯돌과 적벽돌로 외벽을 장식하고,

주민이 사용하던 절구통으로 환기창을 설치하는 등 지역의 소재와 정서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섬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둥근 돌절구는 열린 창문이 되었고,

이 창을 통해 맞은 편 벽면에 설치된 짙은 푸른 빛의 유리블록 십자가를

예배당 밖에서도 볼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다

적삼목을 덧댄 곡선의 지붕은 뾰족한 첨탑형으로 하늘을 향해 높이 치솟아 있고,

그 정상에는 작고 소박한 물고기 조각으로 마무리했다

 

실내 구조는 대형 유리 십자가를 제외하면 단순하지만

전통적인 나무배의 형상을 떠올리게 하는 내부 공간과  유려한 천정은

깊은 울림과 느낌이 살아있다

 

‘필립의 집’의 작가 장 미셀은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으면 벽돌 한 장 쌓고 담배 한 대 피우고

또 벽돌 한 장 놓고 동네 한 바퀴 돌고 오곤 하면서

정성껏 ‘필립의 집’을 지었다고 하는데

이 예배당 외에도 6번 ‘바르톨로메오의 집’과 9번 ‘작은 야고보의 집’의

 건축에도 동참했었다

 

 

 

 

 

 

 

 

 

 

 

 

 

 

 

 

 

 

 

 

 

 

 

 

 

 

 

 

 

 

6번 <바르톨로메오의 집 (감사의 집)>

 

 

소기점도의 길가에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보이는 색유리로 된

쉼표 모양의 조형물이 호수 위에 그림처럼 떠 있다

목구조와 통유리를 사용하여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이는 개방형의 예배당이지만

아직 호수 속으로 진입로가 만들어지지 못했다

 

저수지의 물을 사흘 동안 퍼내고 공사기간이 8개월이나 걸려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호수의 물 위에 예쁜 연꽃 한 송이처럼 뜨 있다

프랑스 작가 장 미셀 후비오가 섬에 서식하는 새, 파도, 연꽃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한낮에 태양으로부터 받은 에너지를 머금고 있다가

밤이 되면 내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과 조명을 활용해서

어두운 섬 하늘에 선물 같은 은은한 빛을 발산한다

하지만 여름밤에는 극성스러운 모기때문에 느긋하게 감상하기 어려운

애로점도 있다

 

예배당은 완공됐지만, 아직 다리로 연결되지 않아서

 12사도 예배당 중에서 유일하게 내부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곳이다

현재, 신안군에서는 연결 브릿지를 어떻게 만들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고 한다

 

해법은 아주 간단하다

프랑스의 장 미셀 작가에게 물어보면 된다

 

 

 

 

 

 

 

 

 

 

 

 

 

 

 

 

 

 

 

 

 

 

 

 

 

 

 

 

 

 

 

 

7번 <토마스의 집 (인연의 집)>

 

 

'토마스의 집'은 게스트하우스 뒤편의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 전체가 흰색으로 마감된 순백의 사각형 예배당인데

창문과  파라펫 부분에만 푸른색으로 띠를 돌렸다

 

인적이 드문 들판의  '토마스의 집'은 

평화로운 갯벌과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진한 파란색 문과 창틀에 사용된 바다를 닮은 빛깔의 푸른색 안료는

모로코에서 직접 가져왔다고 한다

 

푸른 들판을 배경으로 단정한 건축물에

좌측 벽에는 오병이어의 조형물이 양각되어 있고

우측 벽에는 다양한 크기의 채광창이 설치되어 있다

바닥에는 별들이 내려와 박힌 듯 유리 구슬이 알알이 박혀있다

 

이 집은 푸른색 정문이 인상적인데

정문의 윗부분에는 반사유리를 사용하여 거울처럼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방문객들이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찍는 포토존으로서 인기가 높다

 

 

 

 

 

 

 

 

 

 

 

 

 

 

 

 

 

 

 

 

 

 

 

 

 

 

 

 

 

 

 

‘작가들의 작업실’

 

작품의 공사기간 동안 작가들이 머물며 사용했던 컨테이너 작업실이다

 

 

 

 

 

 

 

 

 

 

 

 

 

 

 

 

 

소악도 게스트하우스

 

 

소기점도 호수 위에 지어진 ‘바르톨로메오의 집’과 

‘토마스의 집’을 지나면 여유있게 쉬어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만난다

 

마을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는 잠자리와 식당,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숙소는 남녀 각 8명 씩 들어갈 수 있는 도미토리형의 침실이다

숙박비는 1인당 2만원. 사전 예약이 꼭 필요하다

 

2022년에는 온돌형의 침실이 있는 게스트하우스 2동도 오픈하여 

현재 운영하고 있다

 

 

 



 

 

 

 

 

 

 

 

 

 

 

 

 

 

 

 

 

 

 

 

 

 

 

8번 <마태오의 집 (기쁨의 집)>

 

 

소기점도와 소악도 사이 노두길 중간의 갯벌 위에 

‘마태오의 집’이 있다

러시아 정교회 모습을 많이 닮은 집으로

건물바닥을 약간 높게 하여 밀물 때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집이 된다

 

지붕 위에 놓인 금빛의 양파 모양의 돔은

섬의 특산물인 양파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

 1번 ‘베드로의 집’을 디자인한 김윤환 작가의 작품이다

십자형 평면구조를 가진 이 작품은

세 면의 벽에 설치된 대형 창문 너머로

드넓은 갯벌과 바다 풍경을 감상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이곳을 방문할 때는 꼭 물때를 확인해야 하며,

 밀물이 돼 노두길이 바닷물에 잠기면 교회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 되어

한동안 고립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도 가깝고

12개의 예배당 중 최고의 포토존으로 꼽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