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5. 문경 윤필암 매화 (2022.04.09.)
문경의 소백산이 서남쪽으로 뻗어내려
문경새재로 가는 길목에 사불산이 있고 그 서쪽으로 운달산이 이어져 있다
사불산의 지금 이름은 공덕산으로서 대승사를 비롯하여
윤필암과 묘적사 등의 산내 암자가 있고
운달산 기슭에는 김용사를 비롯하여 화장암과 금선대, 대성암등의
산내 암자들이 있다
운달산의 화장암 아래 김용사에서 사불산 윤필암으로 가는 길은
한나절에 함께 둘러 볼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로,
자동차로 20분 정도 걸린다
비구니 참선도량으로 알려진 윤필암潤筆庵은
대승사의 부속암자로서 사찰 음식과 다도茶道로도 이름이 높다
지난 해 연말에 TV에서 윤필암의 스님과 사찰 음식에 대한 소개가 있었는데
사찰 곳곳에 매화나무들도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는, 탐매여행 마지막 날에, 운달산 <화장암 매화>를 보러 갔다가
인근의 윤필암에도 들리게 되었다
사불산 윤필암은 고려 후기에,
승려 각관과 찬성 김득배의 부인 김씨가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는데,
인근의 묘적사에서 출가하였던 나옹화상 대선사가 돌아가시자
그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서 묘적사 인근에 윤필암을 신축했다고 한다
그 후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쳐, 1885년에 고종임금의 명으로 다시 중건하였으나
1980년대에 모든 전각을 새로 지어 20여명의 여승들이 수도하고 있는
비구니 참선도량이다
윤필암 경내에는 사시사철 온갖 야생화로 잘 꾸며진
소박하고 아름다운 정원이 곳곳에 숨어있어서, 작은 '야생화 식물원'으로도
전국에 이름이 높은데, 매화나무도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있다
관음전 석축 앞의 별목련과 함께 있는 백매,
관음전 입구의 백송과 함께 있는 수양 청매, 사불전 입구의 수양 백매 2그루,
다도산방 가는 길의 홍매 2그루, 그리고, 산신각 아래 백매 1그루 등이 있고
절을 감싸 안고 있는 야산에도 몇 그루의 매화나무가 보인다
아마, 1980년대에 윤필암을 신축할 때 함께 심은 것으로 추측되는
아직, 20~30년생 정도의 어린 매화들이 대부분이지만
윤필암 '야생화 식물원'에 고졸하고 청아한 향기를 더 하고 있다
[ 관음전 석축 앞의 별목련과 함께 있는 백매 ]
[ 사불전 입구의 수양 백매 2그루 ]
문경 사불산四佛山에 대승사大乘寺가 있으며
부속 암자로 윤필암潤筆庵과 묘적암妙寂庵이 있다
사불산의 유래와 대승사의 창건설화로 삼국유사에 의하면
“붉은 천에 싸인 바위덩어리가 하늘에서 떨어졌고
그 4면에 불상(四佛)이 새겨져 있었다
이에, 신라 진평왕이 몸소 찾아와 예를 올리고 대승사를 창건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대승사가 많은 대덕 고승들이 거쳐 간 천년 고찰로도 유명하지만
윤필암과 묘적암은 기도 수행처의 명당 자리로 이름이 높다
윤필암은 비구니선원이 있는 기도도량으로서
관음전과 사불전, 산신각, 선원이 갖추어진 비교적 규모가 큰 암자이다
주불전인 사불전四佛殿은 적멸보궁처럼 불상을 모시지 않고 있는데,
정면의 유리창을 통해 사불산 자락에 있는 사면석불을 불상으로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의 수려한 풍광과 비구니 사찰 특유의 정갈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이 윤필암은
우리나라 3대 비구니 선원 중의 하나이자, 가장 아름다운 암자로 꼽히기도 한다
윤필암에서 고즈녘하고 운치 있는 산길로 이어지는 묘적암은
신라 말기에 창건된 암자로서 나옹선사가 출가하여 수행한 사찰로 유명한데
성철스님, 서암스님 등 현대의 고승들도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도했던 암자이다
묘적암 뒤로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맞은편으로 사불산 정상의 사불암四佛巖을 볼 수 있다
나옹선사는 고려 말 최고의 선승으로 공민왕 왕사를 지냈으며
침체된 고려말 불교를 쇄신하고 선불교의 선풍을 고양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인
위대한 고승으로 평가 받고 있는 분이다
나옹선사가 묘적암에서 남긴 선시가 오늘까지 전해져온다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다도산방 가는 길의 홍매 ]
[ 산신각 아래 백매 ]
[ 다도산방 가는 길의 홍매 ]
[ 관음전 입구의 백송과 함께 있는 수양 청매 ]
사불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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