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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22-024. 화엄사 <홍매화(흑매)> (2022.03.19.)

 

 

 

 

 

 

 

 

 

 

024. 화엄사 <홍매화(흑매)> (2022.03.19.)

 

 

조선 숙종 때 화엄사의 장육전이 불탄 자리에

각황전을 다시 짓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계파선사桂波仙師

이 매화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수령 300년이 훨씬 넘은 아주 짙은 선홍색의 홍매화로

장육화丈六花라는 애초의 이름이 있었지만

특유의 아주 짙은 붉은 색이 검은 빛을 띈다하여 일반적으로 화엄사 

<흑매黑梅>라고 많이 불린다

 

<흑매>는 화엄사와 지리산을 대표하는 명물이지만

천연기념물 485호로 지정된 아주 귀한 매화가 큰절 위쪽의 암자,

길상암 대나무 숲에도 있다

천연기념물 <길상암 야매野梅>

산청 단속사지 들판의 <원리 야매>처럼, 자연발생적으로 대나무 숲에서 나고 자라서

작고 하얀 꽃을 피우는 400살이 넘은 야생의 들매화로서

현재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국의 유명한 고매화들의 개화시기는

지난 겨울의 추위와 개화 무렵의 날씨에 따라서 상당한 영향을 받기에

해마다 그 개화시기가 들쑥날쑥하기 마련인데

화엄사 <흑매>는 기후에 상관없이 항상 3월 하순에 만개하는

규칙적인 개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매화이다

그런데 경험상으로, 3월 하순 주말에는 비가 오는 날이

상당히 많았다

 

오늘도 새벽부터 봄비가 줄기차게 내렸다

오후 들어서 비는 그쳤지만 화엄사가 있는 지리산 계곡에는 우박이 쏟아지고 

산 정상 노고단 부근에는 새하얗게 눈이 내렸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3월 말의 꽃샘 추위와 겨울 못지 않는 시린 칼바람으로 

<흑매> 주변은 큰 혼란에 빠졌다

<흑매> 앞에서 매화 사진 콘테스트 개회식과 음악회를 준비 중이던 화엄사는

부랴부랴 행사 장소를 실내로 옮겼고

항상 붐볐던 탐매객들도 서둘러 매화 앞을 떠났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삼각대를 접고,

<길상암 야매野梅>를 보러가려던 계획마저 취소하고

자동차 속에서 언 손을 녹일 수 밖에 없었다

 

2022년 3월 19일(토) 현재,

 화엄사 <흑매>의 개화율은 50% 수준을 넘어섰고

3월 넷째 주말쯤에는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화엄사를 나오면서 뒤돌아보니,

저멀리 뒷산 노고단이 흰 눈으로 덮혔고

봄을 시샘하는 마지막 비바람에 떨고 있는 화엄사 <흑매>의 

매혹적이면서도 고혹적인 그 선홍색 빛깔이

비안개 속에서 더욱 선명하다

그래서 더 애잔하다

 

 

 

 

 

 

 

 

 

 

 

 

 

 

 

 

지난 해, 불교계는 물론 전국에 홍매화 붐을 일게 한 화엄사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는 코로나19와 경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특별이벤트로 작용했다. 이에 화엄사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매년 홍매화·들매화 사진콘테스트를 연중행사로 정례화 할 것을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밝혔다.

 

화엄의 역사 공간에서 화엄 천년의 공간 향기에 취하다이라는 부제로 여는 2022홍매화·들매화 프로사진 및 휴대폰카메라 사진 콘테스트는 원년의 주제, ‘천년도량 그곳에서 홍매화와 노닐다.’에서 한 발 나아가 내딛은 주제로서 지난해의 첫 경험을 뛰어 넘은 행사로 기획하였다. 하여, 올해는 휴대폰 사진에서 나아가 전문 사진작가 콘테스트로 분야를 넓혀 시행하는 것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2022 홍매화 ·들매화 전문 사진 작가 및 휴대폰 카메라 사진 콘테스트로 분야를 나누게 되는 이번 사진 콘테스트는 촬영기간을 오는 310()에서 27()18일간 촬영하여 접수를 하게 된다. 프로 사진작가들의 경우, DSLR, DSLT 사진을 화엄사 홈페이지에 접수창에 업로드하면 되고, 휴대폰 카메라 사진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화엄사 홈페이지 사진 접수창을 통해 업로드하면 된다.

 

출품은 개인당 1작품이다. 출품된 작품의 소유권은 화엄사와 구례군이 공동으로 가진다. 상을 받은 작품 중 선택된 작품은 화엄사와 구례군 홍보 책자 및 2023년 달력에 게제 될 예정이다

(글출처 : NDK남도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