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5월 2일 일요일 새벽 5시 황매산!
황매산 정상주차장에 새벽부터 이슬비가 뿌리고 있다
서서히 날씨는 밝아오기 시작하지만
하늘에는 시꺼먼 먹구름이 잔뜩 낀채 도무지 걷힐 줄을 모른다
해가 없으니 일출 사진촬영은 벌써 물 건너갔고
한겨울을 방불케 하는 매섭고 시린 강풍마저 윙윙거리며 세차게 불어서
차 밖으로 나오지도 못 하고 하늘만 원망하고 있었다
5월을 시작하는 첫 주에
전국적으로 비가 오거나, 강원도에서는 대설주의보가 내리고
설악산 대청봉에는 눈이 22cm나 쌓였단다
내가 2014년부터 매년 황매산 일출과 철쭉을 보러왔는데
오늘 같은 악천후를 만난 경우는 처음이다
갑작스런 기상이변이라기보다는
몇 십 년 만에 가끔 한 번씩 찾아오는 이 또한 자연의 섭리라고 한다
결국 일출은 포기하고
설친 잠이나 청하며 비몽사몽 뒤척이고 있는데
갑자기 동쪽 하늘에 시커먼 구름이 쩍 갈라지더니
마치 천지가 개벽하듯이 한줄기 금빛 햇살이 찬란하게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다
일순간 날씨가 역전되는 변하무쌍한 하늘의 조화가
꼭 요즘의 여론과 민심처럼 변덕이 죽 끓듯 하여 영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비 갠 뒤의 청초하고 싱그러운 공기와 바람,
그리고 부드럽고 눈부신 햇살 속으로
서둘러 카메라를 챙겨들고 철쭉동산으로 오른다
해가 벌써 중천에 뜬 아침 7시 무렵 이었다
꽃은 추워도 시들고 바람이 강해도 시들기 마련인데
다행히 철쭉이 냉해는 입지 않은 것 같다
철쭉제1군락지 부근은 거의 만개 수준이고
철쭉제2군락지 부근은 며칠후 5월 5일 어린이날쯤이,
그리고 정상 부근은 이번 주말쯤이 감상의 적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황매산 철쭉축제'는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었지만
새벽부터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황매산을 찾았고
한 무리의 부지런한 산행객들은 꽃동산을 뒤로하고
다시 정상을 향해서 신발 끈을 조여매고
철쭉터널 속으로 총총히 사라진다
문득 그들의 빨간 산악회 깃발을 따라서
정상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일었다
매년 철쭉과 억새를 보러 황매산에 자주 왔지만
게을러고 체력의 한계 때문에 정상까지 오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꽃놀이 모드'에서 '산행 모드'로 급변경하여
이름모를 산악회를 따라 나섰다
마침내 푸른 하늘이 열리는 황매봉 정상을 향해
쏟아지는 아침 햇살속으로 나선다!
2021. 05. 02.
황매산(黃梅山)은 1113m의 산으로
산청 차황면과 합천 가회면 사이에 위치해 산청과 합천의
경계를 나누고 있다.
소백산과 바래봉과 함께 철쭉 3대 명산으로,
만물의 형태를 갖춘 모산재의 기암괴석과 북서쪽 능선의 정상을 휘돌아
산 아래 황매평전 목장지대로 이어진
전국 최대 규모의 철쭉군락지로 유명하다
황매산은 고려시대 호국선사 무학대사가
수도를 행한 장소로서 차황면 법평리 산 1의 황매봉을 비롯해
동남쪽으로는 기암절벽으로 형성돼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다.
또 영화 ‘단적비연수’, 드라마 ‘주몽’, ‘바람의나라’ 등을
촬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산 정상에 서면 지리산 천왕봉과
잔잔한 합천호와 이웃 악견, 금성, 허굴 3산 등
산청과 합천의 산과 들이 한눈에 보이며
정상 바로 아래는 과거 목장을 조성했던 평원으로
구릉진 초원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며
황량한 겨울을 이겨낸 초목과 붉은 꽃의 조화가 끝없이 펼쳐진
산상화원의 모습이야말로 황매산
철쭉 산행의 백미다
매년 5월이면 수십만 평의 고원에
선홍빛의 철쭉이 군락을 이루며
하늘과 맞닿을 듯 드넓은 진분홍빛
산상화원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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