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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화-2019-048 화엄사 길상암 야매 (2019.03.23.)














 

048. 화엄사 길상암 야매(野梅)



구례 화엄사는

각황전 옆의 <흑매>가 유명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귀한 매화가 큰절 위쪽의

길상암에 있다


500살이 넘은 천연기념물로

산청 단속사지 들판의 <원리 야매>처럼

산속의 비탈길에 비스듬히 자연발생적으로 성장한

야생의 들매화이다


450여 년 전 부용영관대사가 화엄사 주지로 계실 때

순백의 아름다운 이 들매화에 반해서

 '나와 네가 다르지 않구나!'라고 칭찬한 후 

이 들매화를 <부용매>라고 불렀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길상암 야매> 앞 쪽의 연못 옆에

<길상암 야매>와 수령이 비슷한 고매가 한 그루가 있는데

이 번에 큰 가지 하나가 부러져버렸다

수령이 오래 된 고매들은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가지가 부러지는 큰 피해를 입는다

특히 여름에 태풍이 올라 올 때는

집에 앉아 있어도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하는 것이

선암사와 길상암의 고매들이다


고령의 <길상암 야매>는 만개 후에

꽃이 많이 떨어졌다

항상 <흑매>의 개화시기에 맞추어 방문하다보니

<길상암 야매>의 절정기는 놓치고 마는

아쉬움도 크다


길상암 툇마루에 앉아

아무 생각없이 고매를 보고 있으니

약한 바람에도 하늘하늘 꽃잎이 계속 떨어진다

인적은 없고

가끔 새소리만 졸음에 겨운 이 정적을 깨뜨린다

아마,'홍매화 음악회'로 붐비는 큰절이 속세이고

이곳, 길상암이 절간이지 싶다!



 

 

                                   2016. 0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