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밀양 <금시매> (2018. 03. 26.)
<금시매>가 만개하였다
대문은 잠겨 있는데 담장 너머로 본 <금시매>는
화사하게 만개하였다
지난 주말에 강릉의 <율곡매>를 보러가느라
금시매를 잠깐 잊고 있었는데
월요일 아침에 갑자기 생각이 났다
평일이지만 더 이상 미루면 늦을 것 같아서
근처의 공사현장에 들렀다가
<금시매>를 찾았다
다행히 외출하셨던 주인어른이 돌아와서
집안으로 들어가서 <금시매>를 혼자서 마음껏 감상하였다
매화 아래에 서니 올해는 유독 짙은 매화향이 흐른다
문득 황벽선사의 매화 시가 생각난다
盡勞逈脫事非常 진로형탈사비상
緊把繩頭做一場 긴파승두주일장
不是一番寒徹骨 불시일번한철골
爭得梅花撲鼻香 쟁득매화박비향
티끌 같은 세상 벗어나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니
화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할 지어다
추위가 한 번 뼈속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
지난 겨울이 유난히 춥더니
올해의 매화향이 한층 강하고 짙어졌음을 실감한다
<금시매> 앞에서 약 30분 정도 머물렀는데
햇살은 따갑고 실바람에 매화가 한잎 두잎 날린다
점점 봄이 깊어 간다
2018. 0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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