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100년의 신화 >
(이하 글 출처 : 홈페이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전시로,
50여개 이상의 소장처에서 모은 이중섭의 유화, 드로잉, 은지화, 엽서, 편지화 등
200여점 전시되고 있다
식민, 해방, 전쟁을 관통하며 정처 없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이중섭의 시대에,
그가 거쳐 갔던 ‘시공간’을 따라 전시가 전개된다.
상대적으로 작품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부산·제주도 피란시기의 작품이
첫 전시실에 전시되며,
전쟁 직후 최고 절정기 작품을 남겼던 통영 시대,
가족을 그리워하며 수많은 편지와 가족그림을 남긴 서울 시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제적 궁핍과 절망 속에서 정신적인 고통에 휩싸였던
대구-왜관-서울(정릉) 시대의 작품들이 순차적으로
4개의 전시장에 전시된다.
이중섭은 서양의 기초 위에 동양의 미학을 실현시킨 화가였다.
정확한 해부학적 이해와 엄밀한 데생 실력을 갈고 닦은 기초 위에
한국 고유의 미의식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서예와 같은 일필휘지의 필력이 유화의 붓자국에 드러나고,
분청사기와 같은 겹쳐진 재료의 은은한 효과가 작품의 표면에 묻어나온다.
순수한 어린이와 같은 장난스러운 ‘해학’이 있는가 하면,
자유롭고 유려한 선조(線彫)의 아름다움에서 일종의 ‘격조’가 풍겨 나온다.
스스로 말했듯이 ‘정직한 화공’, ‘민족의 화가’가 되고자 했던
이중섭의 신념이 작품 곳곳에서 발현되고 있다.
이중섭(1916~56)은
1916년 평안남도 평원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
평양, 정주, 도쿄에서 학업을 쌓았다.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화가 활동을 시작했고, 함경남도 원산으로 돌아온 후 해방을 맞았다.
한국전쟁으로 제주도, 부산 등지에서 피란생활을 했고,
전쟁 직후에는 통영, 서울, 대구 등지를 전전하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56년 4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식민지, 전쟁, 분단 등으로 얼룩진 한국의 근대사를 관통하면서도
이중섭은 끈질기게 ‘예술가’로서의 삶을 고집했다.
일제 강점기에도 민족의 상징인 ‘소’를 서슴없이 그렸고,
한없이 암울한 현실을 자조하는 그림을 남기기도 했다.
가난한 피란시절에도 가족과 행복한 시절을 보내며
순진무구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가하면,
전쟁 후에는 강렬한 의지와 자신감으로 힘찬 황소 작품들을 쏟아내었다.
그는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표현에 충실한 ‘정직한 화공’이 되고자 했고,
한국의 전통미감이 발현된 ‘민족의 화가’가 되기를 소원했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진 후 사기로 인한 빚에 시달렸고,
경제적 생활고 속에서 ‘거식증’을 동반한 정신적 질환으로
불행한 말년을 보내야 했다.
결국 쓸쓸하고 애잔한 작품들을 뒤로 한 채
홀로 세상을 떠났다.
시간의 산책자들
<시간의 산책자들-임응식 정인성>전은
2009년부터 매년 개최해오고 있는 부산작고작가 기획전 시리즈의 하나로
부산의 1세대 사진작가인 임응식과 정인성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전시이다.
일제 강점기, 부산에서 사진을 시작했던 임응식․정인성 두 작가는 마치 복제된 삶처럼
한국 사진문화의 정착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시간의 산책자들-임응식 정인성>전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임응식 작가의 사진예술에 대한 애정을 재확인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던 정인성 작가의 작업을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은 두 작가의 삶과 연계한 작품들의 공간을 거닐며
임응식과 정인성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한국의 1세대 사진가로서, 그리고 각각 서울과 부산의 후배 사진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교육자로서도 공통점이 많은 두 작가의 작품이
같은 장소에서 함께 전시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시간의 산책자들”은
발터 벤야민의 에세이 ‘산책자’에서 개념을 빌려왔다.
발터 벤야민에게 있어서 산책자는 주변의 경관을 단순히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는 관찰하고 머리로는 사고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진정한 예술가는 산책자처럼 아름다운 풍경의 찰나를 단순히 스캔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의 역사적 맥락과 상황을 포착해 자신만의 언어로 해석하는 사람이다.
이 전시의 관람객들은 시대의 한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했던
두 작가의 사진들로 구성된 거리를 거닐면서 일상의 기록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만나게 것이다.
부산 사진의 초창기, 작가이자 교육자로서 사진문화의 보급과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헌신했던 두 작가의 존재를 확인하고
한국 사진사에서 부산 지역 사진 활동의 가치와 의미를 정당하게 평가받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욕망의 메트로폴리스
기술과 자본의 총체라 할 현대도시는 인류의 주요한 삶의 공간이 되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복잡한 삶의 관계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의 도시공간에서 ‘욕망’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는 이유는
도시가 ‘자본주의에 의한 공간 지배’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시는 자본과 지배 영역을 선점하려는 다양한 이해집단의 치열한 경쟁이 난무하는 ‘욕망의 장’으로 볼 수 있다.
도시의 발달은 편리함과 풍요로운 삶을 선사했으나,
이면에서는 이로 인한 도시문제 역시 다양하게 생성되고 있다.
라캉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삶을 이끄는 근원은 ‘욕망’으로,
인간행위의 산물인 도시의 변화를 이끄는 것 역시 다름 아닌 욕망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욕망은 본질적으로 ‘타자의 욕망’이며 결코 충족될 수 없는 대상이다.
절대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끊임없는 결핍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거대도시는 자본의 욕망에 포획되어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환상을 만들어낸다.
화려하게 치장된 도시의 장소와 이미지는 보여주기 위한 대상으로 존재한다.
결국 도시를 삶의 공간으로 여겨왔던 도시민은 도시의 환영 속에서
소외와 결핍을 경험하게 된다.
도시민들은 도시의 주체이지만 그 존재감을 드러낼 수조차 없으며
나아가 진정한 삶의 공간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정체성 상실의 문제는 인간의 삶의 방식과 인식의 변화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도시의 수많은 문제적 현상으로 표출된다.
이러한 거대도시(메트로폴리스)의 양태에 주목한 이유는 바로
사유와 반성의 맥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관객에게 동시대 도시가 잉태하고 있는 문제점을 ‘예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확인하고
질문을 던지도록 하고자 함이다.
<욕망의 메트로폴리스>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졌다.
첫 번째로는 스펙터클한 이미지로 개발되는 도시경관을 말하는 ‘환영의 도시’,
두 번째로는 욕망의 환영을 담은 도시의 이면에 은폐되어 존재하는
도시문제 드러내는 ‘도시의 이면들’,
마지막으로 예술가의 도시민으로써의 고민과 지역민과의 예술적 소통을 추구하는
‘아래로부터의 사람들’이다.
특히 현 도시가 가지는 여러 모습을 입체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지금. 여기’ 현시대 도시 중 ‘부산 도시’에 대해 더 깊이 관찰하는 작품들을
위주로 선보인다.
이제 우리는 화려한 도시의 환영을 즐기기를 잠시 멈추고,
도시 욕망의 구조와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고
더불어 도시의 주체성 회복에 대한 성찰을 해야 한다.
도시를 새롭게 인식하는 인간 주체가 도시공간의 주체이자
욕망의 주인이 될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시가 되고자 한다.
활짝 열린 방
<활짝 열린 방>은 단순히 묘사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촉각과 청각을 동원하여
작품을 감상함으로써
다중감각적 경험을 일으키도록 만들어진 공간을 지칭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록의 단순한 시각적 체험이 아닌
다중적 감각으로의 ‘작품 보기’를 실천하고자 한다.
보이는 사람에게는 시각 뿐 아니라 다른 감각을 동원한 공감각적 감상으로
지각의 확장을,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렵게 느껴졌던 ‘작품 보기’에 ‘다가 서기’를 도울 것이다.
전시에는 부산시립미술관의 소장품 중
미술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회화 작품에서부터
복합장르의 사운드·미디어 작품까지
총 17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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