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카소와 세 개의 정원 -
경남도립미술관 제4차 전시 「피카소와 세 개의 정원 -거장들의 휴머니즘」은
그림을 아티스트로서의 원초적인 대상인 인간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로 구성하였다.
제1전시실에는 당대미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팝아트를 중심으로 하는
앤디워홀, 나라 요시토모, 장 샤오강 그리고 안토니 곰리 등 대표적인 작가에 의해
표현되고 있는 「팝아트시대의 휴먼」세계를, 그리고 제2 전시실에는
피카소, 마르크 샤갈, 조지 시걸 등 세계 거장들의 판화세계로 보는 「거장들의 휴먼세계」,
제3 전시실에는 피카소의 원작을 중심으로 자코메티, 파블로 가르가요, 장 디뷔페 등
명작들을 넉넉한 공간에서 차분히 감상할 수 있는 「명상속의 휴먼」으로
모두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져있다.
아티스트들의 인간에 대한 표현욕망
미술 작가들은 오랜 시간동안 인간의 얼굴이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해 왔다는 것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상화나 초상조각은 오래전부터 인물을 후세에 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린 그림들이 많다.
그려진 인물과 더불어 표정이나 용모 그리고 주위의 배경이 어떻게 표현되었느냐에 따라
당시의 생활상과 그 인물에 대해 상상할 수 있다. 꼼꼼히 살펴보면 모델이 된 인물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한 작가의 생각과 사상까지도 해석할 수 있는 작품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이번에 전시되는 피카소의 「도라 마르(Dora Maar)의 초상」은
그의 조형적인 생각은 우선 뒤로 하고 표정을 관찰하자면,
화장을 아주 잘한 여자가 미소를 띠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녀의 생기발랄한 표정이 생생하게 반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표현은 「도라 마르(Dora Maar)의 초상」에 한정된 것이 아니며
화가가 인물을 그린다는 것은 그릴 인물을 관찰한다는 즐거움이 있다.
그러나 일상 속에 있는 사람의 표현에서 표정을 읽기 어려운 작품들도 있다.
아주 약한 표정으로 표현된 모델의 작품 속에서 나름대로의 상상을 해보는 것도
그림을 보는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동작이나 감정의 움직임을 전달해주기도 하고,
움직임이나 표현된 그 모습 자체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는데
감상자는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을 표현한 작품은
감상하는 사람의 일상과 관련해 비교하면서 보는 즐거움도 있다.
자기의 생활과도 비교하기도 하고 때로는 바꾸어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은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가족들이 그려진 어떤 작품을 예로 들자면
표정이나 포즈를 통해 아이들의 생각이나 부부관계에 관해 폭넓게 상상할 수 있고,
그리는 작가는 많은 생각과 표현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놀이를 주제로 하는 작품과 움직임에 대해 주목한 작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여름날 여유로운 휴일을 보내는 가족을 그린 그림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독서를 하고 음료를 마시는 등 각자의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 모습일지라도
거기에는 작가의 이상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완성되는 것이 작품이다.
작가의 상상 속의 인간을 표현하는 작품도 있다.
작가가 상상하는 인간 표현은 19세기까지의 기록이나 기념의 의미를 가지는 표현과는 달리,
20세기에 들어서 작가에 따라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고 독특하게 드러나고 있다.
우선 인체의 전체가 아닌 특정 일부분만을 표현한 작품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인간의 표현이라고 해도 인간의 일부분만을 표현한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거기에는 어떤 의미를 생각할 수 있을까?
서양에서 많은 작가들이 표현한 토르소는 손과 발이 없는 몸통만으로
아주 강력한 의미가 함축되어 표현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때로는 인체의 원래 모습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의미가 생성되는 작품들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인체가 주제가 되기보다 리듬이나 색채, 음악적인 요소에 인체를 올려
색채나 형태에 하모니의 감성이 다분히 나타나는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새로운 의미의 작품들이 생성되는 것이다.
색채의 하모니와 리듬감은 그려진 인물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DNA의 수준에서 생각한 것들이나 인체의 형태를 변형한 기법을 이용하면서
인간의 존재를 깊이 있게 다룬 작품들도 볼 수가 있다.
옛이야기를 주제로 상호 관계를 주제로 한 작품들도 있다.
마르크 샤갈의 작품에서는 4세기 크리스트교의 옛날이야기들을 원작을 주제로 한
작품들도 있는가 하면 어린이들에게도 교훈이 되는 권선징악과 같은 이야기들의 작품들도 있다.
한편으로는 원작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려진 것과 그 관계로부터 이야기를
상상해 읽어나가는 즐거움이 있는 작품들도 있다.
작가와 모델의 관계 이외에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보고 ‘보인다’는 관점으로
다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모델뿐만 아니라 작품에는 등장하지 않는
작가와 감상자를 더한 제3자의 관계라고 하면 다양하고 재미있는 상상들이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남자와 여자라는 양성의 관계를 상상하게 하는 작품들을 볼 수 있고,
심지어는 한 몸뚱이에서 남녀가 공존하는 형태의 작품으로도 등장한다.
시대적인 배경이나 감상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시대에 대한 이미지를 기본으로 하여
그림을 마주할 때도 있다. 격변하는 사회현상, 의식의 변화 등은 작품의 좋은 소재가 된다.
특히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은 역사적인 변혁 속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작가와 감상자는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이라 할지라도 전사한 병사나
그 죽음을 슬퍼하는 가족의 모습들은 전쟁에서의 생생한 기억처럼 담고
그 그림을 통해 전후세대가 전쟁과 마주하는 계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또 시대의 변화에 따라 대량소비사회의 화려함을 표현하는 작품이나,
유명 정치인과 작가 본인의 얼굴을 비유하는 작품 또는 정치적 모순을 비하하는
표현들도 등장한다.
경남 100경 100작
자연이 만들어 낸 풍경에 예술가의 남다른 시선이 더해졌다.
그 곳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계절과 시간을 찾아내기 위해 발품을 팔았던 시간들과
화폭 위를 스쳤던 수천 번의 터치들이 만들어 낸 한 폭의 예술,
신종식작가의 맑고 따뜻한 감성으로 해석된 경남의 아름다운 경관을
수채화로 만난다.
새의 시선으로 풍경을 보다.
예로부터 인간은 하늘을 나는 꿈을 꿔 왔다.
그것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자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래서 많은 예술작품에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 또는 날개가 등장하곤 한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새가 되지는 못했지만 새의 시선을 가질 수 있게 됐고,
날개는 없지만 카메라에 날개를 달 수 있게 됐다.
드론을 이용해 카메라를 높이 띄워 평면의 시선이 아닌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풍경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경남도립미술관과 경남메세나협회가 주관하고 경상남도가 후원하는
<아름다운 경남 100경 100작>展은 경남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관점에서 맑고 투명한 느낌의 수채화로 표현한 신종식작가의 회화를 선보인다.
그는 직접 드론을 제작,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각 명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수채화로 그려냈다.
가장 아름다운 찰나를 따뜻하게 그려내다.
경남의 아름다운 장소를 탐사하면서 직접 드론을 제작해 하늘로 띄우는 것부터
촬영한 영상을 수채화로 옮기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 풍경은 가득했지만 ‘그 곳’이 가장 아름답게 표현될 계절과 시간을
찾는 것이 정말 중요했다.
하동의 벚꽃길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했고,
지리산 천왕봉의 새해 첫 해가 떠오르는 그 날, 그 시간을 정확히 담아내야 했다.
“천왕봉의 새해 첫 날 일출을 설경과 함께 담고 싶어서 12월 마지막 날에 산에 올랐어요.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새해 첫 일출을 다행히 카메라에 잘 담을 수 있었어요.
그 땐 정말 뿌듯했죠.”
하지만 자연이란 것이 상황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어서 같은 장소에서
몇 번이나 촬영을 반복해야 했던 경우도 많았다고.
하지만 여러 시도 끝에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담아내고,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그림으로 그려내기 가장 적합한 한 컷을 선택하면
그제 서야 비로소 수채화 한 폭을 그려내기 위한 준비가 끝난다.
이 후 스케치를 하고 채색을 하는 시간은 오롯이 ‘수채화가’라는 본업으로 돌아가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물감에 적당히 물을 섞고, 빛의 방향을 잘 파악해 풍경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도록
색채를 더한다.
“자연을 단순히 똑같이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물의 번짐과 붓 터치를 이용해 나름대로 해석을 더합니다.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따뜻한 색감을 추가하고,
조금 더 다채로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사진에 없는 색을 추가하기도 하면서
자연을 조절하는 거죠.”
이번 전시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제작한 100점의 작품을
QR코드 인식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작품의 실제배경, 제작과정과 해설까지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신종식의 바람대로 수채화로 그려진 경남 18개 시군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가고 싶다’고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자료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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