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안 은하재銀河齋 >공사일기 - 8
- 은하재의 꿈1-
5월초부터 숨가쁘게 2달 동안 달려온
은하재 집짓기 공사는 이제 마무리를 위해서 마지막 힘을 쏟고 있다
겨울이 채 끝나기도 전인 지난 2월말에
이곳 검암리에서 현장을 처음 대면했던 것이
벌써 5개월 전 일이었다
처음 대지를 봤을 때의 느낌은 비교적 잘 생겼다는 인상을 받았었지만
북측의 대나무숲은 이미 잘려나갔고, 지적도를 놓고 검토해보니
남향쪽으로 부지가 다소 협소한 근본적 문제점이 있었다
은하재의 대지면적은 약 180평으로 비교적 적지 않은 넓이이지만
남향쪽 길이가 짧고 동향쪽으로 상당히 긴 축을 가진
장방형으로 상당히 불리한 형태를 가졌다
남향쪽의 대지폭이 협소하다보니 주택의 전면 남향배치가 어려웠고
그래서 은하재의 기본배치는 흔하지 않은
‘ㄱ'자형의 평면구조를 선택하게 되었다.
따라서 남향의 날개채에 거실과 안방을 앉히고
동향의 날개채에 작은방(사랑방)을 배치하고
양날개채의 접점에 현관을 두어서
건축주 내외의 주거동선과 방문객의 외래동선을
현관에서부터 확실하게 분리하여
주거생활의 프라이버시 확보와 동선의 경제성과 효율화를
추구하였다
현관 주출입구
현관 내부
거실 전실
거 실
설계 초기에
은하재의 양날개채가 서로 만나는 중간 부분에는
주방과 식당을 배치하여 주거생활과 공용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기울였는데
주방의 위치선정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랐다
대지폭이 여유가 있었으면
주방을 당연히 거실 옆으로 나란하게 놓았겠지만
폭이 좁으니 주방이 건물 뒤쪽으로 가는 것도 검토가 필요했었다
그런데 안주인이 후자를 강력히 원했기 때문에 결론은 쉽게 내려졌다
하지만 주방이 거실 뒤쪽으로 자리잡아 거실과 일직선으로 놓이면
몇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우선 사랑방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지고 동선 또한 겹치는 부분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 보다도 더 큰 문제는
주방이 거실과 뒷마당 사이에 끼어드니 앞마당과 뒷마당 사이에 단절이 발생하고
거실도 뒷마당(뒤뜰)쪽으로의 조망과 통풍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는 것 이었다
그래서 나는 주방에 비교적 큰 전망용창을 설계하였다
거실에 가만히 앉아서도 주방창 너머로
뒤뜰에서 철철이 피고지는 꽃과 나무를 바라보며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섭리를 느낄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이 되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 작은 바램은
주변의 훈수와 싱크업자의 무사안일한 자세로 수포로 돌아가고
나중에 주방의 전망창은 싱크상부장으로 막히고
거실은 완전히 고립되고 말았다
한순간의 방심이 또 후회를 남기게 되었다!
건축주는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변덕스러운 갑'이 될 수 있음을 잠깐 잊은
나의 불찰이었다!
주 방
공사 초기의 주방모습
주방창 너머로 옥수수가 익어 가는 모습이 보인다
지금은 싱크상부장으로 뒷뜰이 막혀버렸다
다 락
다용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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