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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가야 포트폴리오 ■/주거시설

< 함안 은하재銀河齋 >공사일기 - 4 ( 은어가 돌아오는 강 )

 

 

 

 

 

 

 

 

 

 

 

 

< 함안 은하재銀河齋 >공사일기 - 4 ( 은어가 돌아오는 강 )

 

 

 

새로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짓듯이

 주택을 신축할 때, ‘집의 이름(당호堂號)’를 짓는 일은

즐거운 일이고 상당히 의미가 있는 행사이자 의식이다.

 

당호는 건축주가 추구하는 높은 이상이나 자신의 철학과 인생관을

한 단어로 압축해서 표현하기도 하고

주변의 자연환경이나 지명 등에서 그 이름을 차용하기도 한다

 

 3년전에 같은 검암리의 중검마을에 설계했던

고등학교 선배 주택의 당호는 '임청당 臨淸堂'이었다

임청당 臨淸堂은 도연명이 지은 귀거래사歸去來辭 중

 < 登東 而舒嘯 臨淸流而賦詩 >에서 따온 말로,

'뒷동산에 올라 휘파람 불고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는 뜻으로

뒷동산은 검암산을, 시냇가는 검암천을 지칭하는

아주 낭만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안동의 고성이씨 종가댁 <임청각臨淸閣>에서 차용하였다

 

 

 

 

 

 

<동산정(東山亭)>과 검암천(은하수)

 

 

 

 

 

 

 

역사 깊은 검암마을의 상검에는

<동산정(東山亭)>이라는 아주 전망 좋은 성산이씨 문중의 정자도 있고

그 아래로 푸른 검암천이 수백년 동안을 흘러왔다

 

신축하는 검암주택의 당호를

설계초기부터 고심하고 있었던 나는

'검암천의 옛이름이 은하수(銀河水)였다!'라는 사실을

가야읍 사료에서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은하수(銀河水)는 검암마을 앞 하천을 일컬어 부르는 이름으로

'옛날 이곳에 은어銀魚가 많이 잡혀서 그 물고기의 이름을 따서 은하수(銀河水)라 했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물이 맑아 은어가 많이 잡힌다"

 

물이 맑고 아름다워 은어銀魚가 노니는 냇가!

계절이 바뀌면 바다로 갔던 새끼 은어들이 다시 고향으로 회귀하는

귀향의 강, 은하수(銀河水)!

 

그래서 <은하재銀河齋>는

이번 검암리에 신축하는 집의 이름이 되었다.

 

 

 

 

 

 

01. 벽체및 천정 거푸집해체공사 (2015.05.28.)

 

 

 

 

 

 

 

 

 

 

 

지난 5월 23일

지붕과 벽체의 콘크리트 타설이라는 큰 고비를 무사히 마치고

내가 마련했던 저녁회식 자리에서의 화제는 단연 지붕 콘크리트의 크랙(금)이었다

 

콘크리트는 양생과정에서 시멘트.모래.물의 화학반응으로 인하여

상당한 열이 발생한다

그래서 콘크리트 타설후 수분공급이 충분치 않으면 지붕에 크랙(금)이 발생하고

일반적으로 실금 정도는 피하기 힘든게 현실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내일 해가 뜨기전 새벽 5시에 현장에 나가서

지붕에 물을 뿌리겠노라!'고 선언을 했다

내일은 현장이 쉬는 날이었고, 술자리에서의 선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음날 새벽 새벽 5시에 지붕에 물을 뿌렸다 한다

그의 정성 덕분이었는지

지붕에는 실금조차도 가지 않았다

 

나는 상상해 보았다

세상이 모두 잠들고 해마저 깨지 않은 여명의 새벽에

아무런 댓가 없이 지붕위에서 물을 뿌리고 있었던

장인으로서의 그의 당당한 모습은

 <은하재銀河齋>의 진정한 영웅이었다고!

 

 

 

 

 

 

 

 

 

 

 

 

 

 

 

 

 

 

 

 

 

 

 

천정 단열재 ( 175 mm 난연성 발포 폴리스틸렌 )

 

 

 

 

 

 

 

 

 

 

 

 

 

 

02. 창틀 및 문틀 설치공사 (2015.06.03.)

 

 

 

 

 

 

 

 

 

 

 

 

 

 

 

 

03. 벽체 단열재 설치공사 (2015.06.08.)

 

 

 

 

 

 

벽체 단열재 ( 110 mm 난연성 발포 폴리스틸렌 )

 

 

 

 

 

 

 

벽돌 자재반입

 

 

 

 

 

 

 

 

04. 화장실및 다용도실 위생배관 설치공사 (2015.06.08.)

 

 

 

 

 

 

 

 

 

 

 

 

 

 

 

 

05. 외장벽돌 공사 -1 (2015.06.10.)

 

 

 

 

 

 

 

 

 

 

 

 

 

 

 

 

 

 

 

 

 

 

 

 

06. 외장벽돌 공사 -2 (2015.06.13.)

 

 

 

 

 

 

 

 

 

 

 

 

 

 

 

 

 

 

07. 외장벽돌 공사 -3 (2015.06.14.)

 

 

 

 

 

 

현장소장님

 

 점심시간 ( 조적공 및 기와공 합계 13 명 )

 

 

 

 

 

 

 

 

 

 

 

 

 

 <은하재銀河齋>의 외벽 마감재는 붉은벽돌이다

붉은벽돌은 설계초기에 건축주가 선택한 외장재로서

오랜동안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가장 친환경적이고 인간적인 소재이다

그 외에도 붉은벽돌은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단점도 있다

 요즘의 대세인 깔끔하고 세련된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부터는 거리가 좀 있고

진부한 느낌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붉은벽돌의 진화와 변신이 필요했다

우선 전면쪽 외벽의 긴 벽면을 분활하여 변화와 리듬감를 살리고

그 분활된 포인트 벽면은 붉은벽돌과의 부조화나 이질감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최대한 비슷한 물성의 재료를 쓴다는 것이 기본 계산이었다

 

시공성과 경제성등 오랜 시간의 장고 끝에

최종적으로 결정된 포인트 벽면의 외장재는 검은 전벽돌이었다

전벽돌과 붉은벽돌과의 조합은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는데

아직까지 정확한 평가는 이르고, 마무리 줄눈넣기 공정에서 약간의 반전도 있겠지만

은하재에서 전벽돌의 선택은 나름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자평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