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도갑사 (靈巖 道岬寺)
도갑사는 월출산에 있는 절로,
신라말에 도선국사가 지었다고 하며 고려 후기에 크게 번성했다고 전한다.
원래 이곳은 문수사라는 절이 있던 터로 도선국사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인데,
도선이 자라 중국을 다녀온 뒤 이 문수사터에 도갑사를 지었다고 한다.
그 뒤, 수미·신미 두 스님이 조선 성종 4년(1473)에 다시 지었고,
한국전쟁 때 대부분의 건물이 불에 타 버린 것을 새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글자료 : 문화재청)
도갑사 - 따듯한 봄날에 느낀 씁쓸함
강산해 - 200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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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 도갑사 부분을 읽으면서 참으로 분위기 있는, 꼭꼭 숨어 있는 남도의 고요한 사찰..이런 이미지로 각인된 그런 사찰이었다. (한 친구는 그 귀절을 읽고 나서 도갑사 하면 웬지 눈물이 날 정도로 사랑하게 되었다라고 말을 하는 것을 들은 기억도 있다. 지금은 멀리 가버린 친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는 워낙 멀리 떨어져 있는 사찰이었기에 그 도갑사를 처음 찾앗던 때는 비교적 최근인 2003년 경이었다. 초파일을 앞두고 초록빛 신록들 위로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그런 날 처음 보았던 도갑사는 과연 '명불허전'이라...은은하고 고풍스럽고, 날씨 탓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분하게 안정되어 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사찰이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주저함이 없이 등을 달았었고.
지난 주말 봄을 보러 달려간 남도 여행 중 다시 찾아가 본 도갑사의 모습은, 그러나, 놀랍고도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왜 내가 좋은 느낌을 받았던 사찰들을 다시 찾아 보면 거의 예외 없이 중창, 증축등의 미명하에 온통 '공사 현장'으로 바뀌어 있는 건지..... 이것도 머피의 법칙일 뿐인가..? 암튼 새로찾은 도갑사는, 대웅전은 나무를 조각하여 만드는 불화를 제작한다고 출입이 금지되어 있고, 부처님상은 비닐 포장 속에 갇혀 있었고, 대웅전 앞마당에는 빤짝빤짝한 새건물을 짓느라고 공사자재를 싣은 트럭이 왔다 갔다하고, 그 옆에는 사찰 풍경에 어울리지 않게 포크레인이 팔을 벌리고 있었고, 여기 저기 어수선하게 파헤쳐져 있는 흙더미 그리고 시멘트로 발라 버린 건물마당등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분노와 함께 한숨이 나왔고 한반도 남쪽 끝 월출산 자락에 '차분하고 고요함의 대표 사찰로 나에게 기억되고 있던 도갑사의 이미지를 완전히 망가뜨려 버렸다. 이 따듯한 봄날에 사랑하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듯한 설레임을 가지고 찾아 간 나에게 오늘의 도갑사는 진한 씁쓸함을 던져 주었다...
새집을 갖고자 하는 욕망은 속인들에 그치지 않고 심산에서 도를 닦는 승려들에게도 마찬가지 인걸까...5,000원의 주차료에 추가로 인당 2,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현대화'되고 있는 사찰 도갑사 경내를 허탈하게 돌아보면서, 정 떨어지게 변심한 애인과의 이별처럼 아마도 다시는 이 사찰을 찾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주차 시간과 관계 없이 주차요금은 무조건 5,000원이라는 것은 너무 심한 거 아닐까? ...... 남도 월출산 자락의 작은 사찰 도갑사 부처님께 예불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최소 7,000원을 내야만 하는 구조라는게 어처구니가 없었고 어느 책에서 읽은 '가장 낮은 곳에 임하는 것이 승려고 성직자고 종교이어야 한다'늘 글이 다시 생각났다......아직도 내가 불심이 모자라 그런 생각을 하는 건가...?)
반갑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섰던 해탈문을 다시 돌아 나오면서, 해탈문 안의 세상이나 해탈문 밖의 세상이나 별반 다른게 없는 듯한 허탈감을 느꼈고 아울러 아쉽고 안타깝고 씁쓸함을 느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흐트려 놓는다.
욕망의 대상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다투는 철학적 견해를 초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도달하여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 말고,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혹은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 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의 다섯 가지 덮개를 벗기고
온갖 번노를 제거하여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안일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용맹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며,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궁벽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에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와 헤맴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타니파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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