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산사는
그 위치와 건물구조에 따라 대략 네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는 강진 무위사처럼 소박한 절집이다.
둘째는 부안 내소사처럼 규모를 갖춘 화려한 절이다.
셋째는 구례 화엄사처럼 궁궐 같은 장엄한 절이다.
넷째는 영주 부석사처럼 장대한 파노라마의 전망을 가진 절이다.
그러나, 선암사는 이도저도 아니고
크고 작은 당우들이 길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어 마치 묵은 동네 같은 절이다.
그래서 선암사는 어느 절보다 친숙한 느낌, 편안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실제로 선암사는 어느 한 시점의 마스터플랜에 의해 지은 절이 아니다.
선암사가 우리를 더욱 매료시키는 것은
지금 이루 다 말하지 못하는 저 다양한 꽃나무 덕인데,
이들 나무도 일정한 질서를 갖는 정원 개념으로 심은 것이 아니라
그때마다 빈칸을 메우듯 심어 지금처럼 어우러진 것이다.
혹자는 이것을 선암사 정원의 부족함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것을 뛰어난 점으로 본다.
서양 정원이나 일본,중국 정원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그럴지 모른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조성한 정원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긴장시키지만,
선암사의 정원에는 그런 경직됨이 없다.
선암사 진입로가 디자인한 태를 보이지 않으면서
사실은 더 디자인적인 배려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글출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 유홍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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