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에서 미술관을 만나다
2011.08.06 EBS방송
강원도 산중에 자리 잡은 미술관, 미술관을 둘러싼 자작나무 숲.
이곳은 사진가 원종호 씨가 20년 넘게 가꾸어 온 숲 속 미술관이다.
그는 미술학도였다.
하지만, 군 복무 당시 근처 목장에 반해 학교를 그만두고 목장을 만들었고,
그의 첫 번째 직장은 목장이 됐다.
그 후 사료판매를 하는 상인으로 살아가던 중, 우연한 기회에 백두산에 오른다.
그곳에 있는 자작나무를 보고 매료되어 자작나무 묘목 2천 주를 사다 심기 시작한 것이
오늘의 숲이 됐고, 7년 전 이곳에 전시 갤러리를 지었다.
그는 자작나무에 반해 삶을 자작나무에 바쳤고,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을 찍는
사진가가 되었다.
아내는 평생 숲에만 관심 있는 남편이 여전히 못마땅하지만 얼마 전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미술관 내 카페에서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한다.
어느덧 나이 들어 여기저기 몸이 고장 나 아프기 시작하는 남편의 고집을 이해해주고 싶지만,
여전히 남편은 고집불통이다.
산 중턱 숲 속 갤러리는 이제 조금씩 이 지역을 지나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자신의 숲 속 미술관을 그저 관광지 정도로 생각하는 입장객들이 싫어 입장료를 대폭
올려버린 원종호 씨.
그런데 그러고 나니 오히려 미술관 작품을 더 오래도록 감상하고, 그 여운에 감사의 인사를
하고 가는 고마운 관람객이 늘어났다.
고집스럽게 나무를 가꾸며 자신의 길을 걷는 남자. 이제는 그의 문화공간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늘었고, 산중까지 찾아와 그곳에 작품을 걸고 싶다는 작가들도 생겼다.
숲이 그림이 되고, 그림이 숲이 되는 곳, 이곳을 평생 사랑하는 그의 삶.
세상의 가치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좇아서 삶을 만들어가는 원종호 씨의
인생후반전을 만나다
미술관의 야생화들
( 이하 사진 출처 : 미술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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