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내린천 3둔마을과 살둔산장
지난 주말(6월 1일),
양평의 독락당에서 마당의 무성한 풀을 뽑고 있다가
문득 군초 카페에서 보았던 '홍천 삼둔마을과 살둔산장'이 생각났다
그래서 목장갑만 벗어 던지고 일하던 그 차림으로
'홍천 내린천'을 향해 핸들을 잡았다
'홍천 내린천'이 시작되는 미산계곡까지는
양평에서 약 1시간 30분,
서울에서는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산도 물도 아름다워 미산계곡으로 불리는
내린천의 초입이다.
‘내린천’이란 이름의 어원은
‘하늘이 내린 계곡’정도 되겠지 추측하며 조사해 보니
'내린천은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서
앞 뒤 한 글자씩을 따서 내린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맑은 물가에 텐트 치고 낚시하는 사람들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목가적인 송계마을의 펜션들이다
미산1리 농촌관광체험마을이다
산림문화 휴양관과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지만
아직은 여름휴가 시즌이 아니라 썰렁하다
홍천군 내면의 살둔마을을 가려면
홍천을 지나 인제군을 경유하여 다시 홍천으로 들어가야 한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이 조용한 미산계곡까지
어김없이 폭주족들이 출몰하여
굉음을 내며 사라진다
펜션 담장에 핀 노란 '겹황매화'
모양이 매화를 닮았다고 하여
'황매화'로 불리는 장미과의 낙엽관목이다
짝퉁매화이지만
옛친구의 친구를 만난양 반갑다
고즈녁한 계곡을 흐르는 물은 더 없이 맑고 청아하다.
리버버깅은 2007년 인제군의 내린천 상류지역인 미산계곡에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수상레포츠이다
리버버깅을 래프팅과 비교하면,
개인적으로 급류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카약과 비교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단 시간내에 손쉽게 학습하여, 익숙하게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실제로 리버버깅은 2~3일의 강습만으로도 3~4급수 급류를 즐기는데 큰 무리가 없다.
리버버깅은 원래 폭이 넓은 강의 지형보다는
폭이 좁고 큰 바위지형으로 이루어진 계곡에 적합하게 개발되었기 때문에,
50Cm의 수심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의 강이 강의 폭이 넓고 급류가 형성되지 않는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과,
국내 지형상 강 보다는 계곡이 잘 발달되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리버버깅은 가장 한국적 급류에
적합한 형태의 급류스포츠라고 평가 받고 있다.
관심있는 동문님은
이번 여름에 한번 도전해 보십시요
양평에 베이스캠프는 제공하겠습니다
드디어 ‘살둔계곡’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강원도 홍천의 끝자락,
내면 율전 2리에 자리한 ‘살둔계곡’은
내린천 상류와 계방천 하류가 만나는 곳이다.
‘살둔계곡’은 개인산(1천341m)과 문암산(1천146m) 사이를
20㎞에 걸쳐 흐른다.
원시림에 둘러싸여 오지의 비경을 간직한
살둔계곡의 물은
천연기념물 어름치와 열목어가 서식하는 1급수를 자랑한다.
조선시대 예언서 정감록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난리를 피해 숨을 만한 곳으로 3둔과 4가리를 꼽았다.
3둔은 홍천군 내면 살둔·월둔·달둔이고,
4가리는 인제군 아침가리·적가리·연가리·명지가리를 말한다.
'둔'은 산기슭의 평평한 땅을,
'가리'는 계곡가의 사람이 살만한 곳을 일컫는데
일곱 군데의 피난처 3둔4가리 가운데
오늘은 3둔을 찾아가고 있다.
강원도 홍천 심심산골에 자리한 살둔마을은
임진왜란과 6·25한국전쟁 때도 난리를 겪지 않을 만큼
깊은‘오지마을’이다.
한자로 생둔(生屯)이라고 하며
삶둔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살둔마을은 조선시대 사육신 사건과 관련하여
단종 복위를 꾀하던 추종자들이 숨어들면서
마을이 최초로 형성되었다고 전한다.
그저 평범한 산골의 살둔마을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2층 건물의 살둔산장이다
살둔산장은 어느 출판사가 선정한
‘한국의 살고 싶은 집, 100선'에 뽑힐만큼
그 자연 풍광과 입지조건이 뛰어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살둔산장은 통나무를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엮어 올리는
강원도 전통의 2층 귀틀집으로
1985년 산악인 윤두선씨가 오대산의 월정사 복원작업에 참여했던
도목수에게 특별히 부탁해 지었다 한다.
원래는 산꾼들의 쉼터로 쓰이다
몇년 전 주인이 바뀌면서
여행객들이 묵을 수 있는 펜션으로 바뀌었다.
계곡 야영장
산장 바로 앞 살둔계곡 내린천
2층으로 된 목조건물인 살둔산장은처음 준공되었을 때
아직 못다지은 집이라 해서 '미진각(未盡閣)'이라고도 불렸고
산이 반, 물이 반이라는 뜻의 '산반수반정(山半水半亭)'으로도 불린다.
또 2층의 작은 마루는 바람을 베고 눕는다 하여
'침풍루(寢風樓)'라고 한다.
살둔산장은 천혜의 비경속에 자리를 잡았지만
자연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본풍의 건물 외관과
외부의 함석지붕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산장 입구의 생둔분교는 1948년 개교한 이래
학생들의 지속적인 감소에 따라 1993년 3월 폐교됐다.
하지만 현재는 오토캠핑족들에게
전국 최고의 장소로 불릴 만큼 특별한 곳이 되었다.
산중턱의 도로에서 본 살둔마을 풍경
월둔마을의 입구
특별한 구경거리가 없다는 사전 정보에 따라
지나쳐 통과한다
샘골휴게소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산채 정식 - 주인도 친절하고 음식도 정갈하고 깔끔했다
샘골휴게소 옆의 야영장
1박2일에도 나온 적이 있다고 한다
달둔마을의 초입으로
펜션들이 도로변으로 즐비하게 나타난다
달둔계곡과 달둔산장 입구의 이정표
'땡큐베리팜'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블루베리 체험농장과 펜션 건물으로
단순하고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과 컬러가
돋보이는 펜션이다
달둔산장
달둔산장 바로 옆의 은행나무 숲
25년생 정도의 은행나무 1000 그루가
가을에는 장관을 이룬다고 하는데
실제로 와서 보니
아직 '풋것'들이다
철문은 굳게 잠겨있고 연락처마저 없다
더이상 나아갈 수 없어
오늘의 '홍천 삼둔' 여행은 여기서 종료할 수 밖에 없다
미산계곡 길가에서 만났던 야생화들
군초 카페지기 성 선배님의 소개로 알게된
강원도의 숨은 비경, '홍천 3둔마을과 살둔산장'을
예비조사를 겸해서 다녀왔습니다
홍천과 인제군을 관통하여 흐르는 내린천이 시작되는 곳,
해발 1000m 이상의 고봉들이 즐비하여
새들도 쉬어서 넘어야 하는 고원 속에 숨겨진 마지막 안식처,
살둔·월둔·달둔마을 그리고 살둔산장!!
월둔과 달둔마을은 예전에는 화전민들이 살았던 곳이나
오래전에 주민들이 철수하여 마을도 사라지고
접근마져 어려워서 실망도 컸지만
첩첩산중 속의 아늑한 삶의 터전, 살둔마을은
산과 계곡과 물이 빚어낸 자연의 선물이었습니다!
어느 눈이 많이 내린 겨울날
인적도 끊긴 살둔산장의
얼어붙은 내린천에서
잠시 세상 일을 잊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2013. 06.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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